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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오빠는 '마이너스 손', 백화점 동생은 '미다스 손'

조회수 2020. 9. 21.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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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마이너스의 손' 동생은 '미다스의 손' 엇갈린 신세계 남매경영
삐에로쑈핑·쇼앤텔 신사업 철수
정용진의 이마트 신규 사업마다 고배
신세계 백화점 연 매출 6조 시대 개막
손 대는 사업마다 승승장구하는 정유경

‘신세계 그룹 남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의 최근 경영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가 투톱인 구조다.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을 10.33%, 여동생인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백화점 지분을 10.34% 가지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편의점과 복합 쇼핑몰 사업을 맡고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백화점을 중심으로 면세점과 뷰티·패션, 호텔 사업을 맡았다. 

출처: 조선DB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왼쪽 사진)과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오른쪽 사진)

대외 활동에 활발히 나서는 정용진 부회장과는 달리 정유경 사장은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는 것을 꺼리는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남매가 각각 운영하는 두 개의 오프라인 유통사업도 서로 다른 성격만큼이나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마트 울고 신세계 백화점 웃는다


2011년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은 법인을 분리했고 신세계 그룹 남매는 2016년 각자 가진 주요 계열사 주식을 맞바꿨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 백화점 주식만 소유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남매 경영'에 나섰다. 그리고 2019년 남매는 각자 다른 의미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았다.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 백화점은 처음으로 6조원 매출을 넘기며 분리 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액은 6조3937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서 23.3% 늘었다. 영업이익은 4681억원으로 2018년(3973억원)에 비해 17.8% 늘었다. 

출처: 신세계 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 백화점 매장

정유경 사장의 오빠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2019년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이마트는 2019년 2분기에 299억원 적자를 냈고 4분기에도 100억원의 적자가 생겼다. 2019년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2018년(4628억)보다 67.4% 줄었다. 

출처: 이마트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 매장

이마트의 부진에는 신사업의 실패가 주요 이유로 포함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야심작으로 삐에로 쑈핑, 부츠 등의 브랜드를 신사업으로 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마트는 실적 회복을 위해 이들 매장의 점포정리를 선언했다. 반면 신세계의 성공 요인으로는 정유경 사장의 신사업 발굴 능력과 뚝심이 좋게 평가 받는다.


◇ 같은 뷰티 사업, 다른 결과…시코르 VS 부츠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가 화장품 사업으로 각각 시작한 ‘시코르’와 ‘부츠’는 흥하는 정유경 사장의 신사업과 부진한 정용진 부회장의 신사업 상황을 잘 보여준다.


신세계 백화점 시코르는2016년 대구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0개 매장을 열었다. 2019년 목표 매출보다 15%가 넘는 실적을 올린 시코르는 올해까지 매장을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시코르는 올리브영이 독주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시코르 매장에는 입생로랑, 나스, 맥 등 고가 브랜드가 한 곳에 모여있다. 과감하게 가성비를 버리고 럭셔리 브랜드로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출처: 신세계 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 백화점의 시코르

하지만 이마트의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는 장사가 안돼 사업을 접는다. 부츠는 2017년 이마트가 영국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해 들여온 브랜드다. 33개까지 점포 수를 늘렸으나 수익성 악화로 2019년 18개를 폐점했다. 부츠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기존 H&B 스토어와 차별화를 못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H&B스토어 공략 실패는 부츠가 두 번째다. 2012년에도 ‘분스’를 통해 H&B 시장에 나섰지만 3년 동안 7개 점포를 여는 데 그쳤다.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의 H&B 스토어 부츠

◇ 이마트 신사업, 접고 접는다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사업이 나쁜 성적표를 거둔 것은 부츠뿐이 아니다.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은 2018년 6월 처음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하루 방문객이 1만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매장도 9개로 늘렸지만 가격 경쟁력과 높은 임차료 때문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삐에로쑈핑은 3월8일 두타몰점을 마지막으로 서울 영업을 종료한다. 

출처: 스타필드 코엑스몰 홈페이지 캡처
삐에로쑈핑 소개

남성 패션 전문 편집숍 쇼앤텔도 3월말까지 정리한다. 쇼앤텔은 ‘남성들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2018년 8월 시작했다. 남성 의류뿐 아니라 액세서리, 피규어까지 저렴하게 판매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아있는 7개 매장 모두 구체적인 폐점일을 밝히고 재고 정리를 위한 고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캡처
남성 패션 전문 편집숍 쇼앤텔

◇ ‘더 고급스럽게’…차별화 통한 신세계 백화점


2000년 국내 처음으로 편집숍 개념을 선보인 분더샵은 정유경 사장이 키워온 브랜드다. 신세계 백화점은 분더샵을 최고의 브랜드와 최신의 트렌드 상품을 제안하는 ‘럭셔리’ 매장이라고 소개한다. 분더샵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7년 뉴욕 최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에 입점하면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2019년 9월에는 영국 럭셔리 백화점인 ‘헤롯(Harrodes)’에 국내 매장 최초로 정식 입점하기도 했다. 헤롯은 ‘왕실 백화점’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부유층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출처: 신세계 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 백화점의 분더샵

정유경 사장이 뚝심있게 지켜내어 대박을 터뜨린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는 2012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했다. 비디비치는 인수 5년 동안 꾸준히 적자를 냈다. 하지만 정 사장은 비디비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제품 개발에 힘썼다. 그러던 중 ‘비디비치’가 중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품질 좋은 화장품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2년 19억원이던 비디비치의 매출은 2019년 2400억원에 달한다.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캡
비디비치 모델 왕대륙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2020년 과제


승승장구하는 정유경 사장이지만 가구·인테리어기업인 ‘까사미아’는 아픈 손가락이다. 2019년 3분기까지 적자 규모만 128억원이었다. 2018년 침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발견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정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 부문 계열사 중 유일한 적자기업이다.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캡처
부산 롯데 광복점의 까사미아 매장

정용진 부사장은 부진한 이마트의 실적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이마트가 선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마트는 사업 개편과 점포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올해 투자할 8450억원 중 2600억원을 들여 기존 이마트 점포를 재단장하고 시스템을 개선한다. 온라인 사업도 강화한다. SSG닷컴은 올해 거래액 목표를 3조6000억원으로 잡아 2019년보다 25%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캡처
주차되어 있는 '쓱배송' 차량

글 jobsN 김미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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