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T-inside] 장현식, 류지혁, 김태진 '나비효과'

조회수 2020. 9. 10.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 류지혁, 장현식, 김태진 등 타이거즈의 새 식구가 된 이들이 불러올 ‘나비 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작은 미비할지 몰라도 이들의 능력이 향후 타이거즈에 녹아들 경우 엄청난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의 2020시즌은 파격의 연속이다.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선임에 이어 비시즌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무시무시한 다크호스가 됐다.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꾸준히 5위 싸움을 펼치며 2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작된 이른바 ‘윌리엄스표 육성’으로 가능해진 잇몸 야구가 눈에 띈다.


그리고 KIA의 뎁스를 더욱더 두텁게 만든 또 하나의 전환점. 바로 두 차례의 깜짝 대형 트레이드다. KIA는 6월과 8월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트레이드를 2건이나 성사시켰다. 6월 7일 두산으로부터 내야수 류지혁을 받은 데 이어 8월 12일 NC 소속의 우투수 장현식, 내야수 김태진을 영입했다. 홍건희, 문경찬, 박정수 등 제법 핵심 선수들을 내주며 단행한 영입이었기에 트레이드 ‘손익계산서’에 관심이 쏠렸다.

아무리 우수한 선수도 새로운 환경에 녹아들기 위해선 적응이 필요한 법. 냉정히 말해 아직 이들이 타이거즈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비하다. 류지혁이 이적 후 안정적인 내야 수비와 함께 4번타자도 맡는 등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재활에 돌입했고, 장현식은 ‘뉴 클로저’ 전상현 앞에서 셋업맨을 맡아 조금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진은 트레이드 이전에 다친 발목으로 1군 합류가 늦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KIA가 이들을 단순히 올해 성적을 위해 데려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트레이드로 합류한 호랑이들은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지혁, 장현식, 김태진 세 선수의 평균 나이는 25세. 왕조 재건을 위해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떠안은 윌리엄스호에 최적화된 자원이다. 

먼저 류지혁은 KIA 3루의 새 주인으로 낙점된 상태다. 수비가 탄탄한 두산 내야에서 9년 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KIA 내야진에 전수할 예정이다. 3루뿐만이 아니다.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김선빈을 제외한 나머지 내야진의 경험이 부족한 걸 고려했을 때 류지혁의 가세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낼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도 “류지혁의 장점은 상황에 따라 어디든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짧았지만 이미 5경기를 통해 그 진가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장현식은 한때 한국 마운드를 책임질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일본 강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묶은 경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비록 최근 2년 동안 잦은 부상과 기복에 시달렸지만, KIA 유니폼을 입고 다시 묵직한 직구를 뿌리며 전망을 밝혔다. 또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나비효과 가능성을 키운다. 지금은 필승조로 나서고 있으나 2021 스프링캠프를 통해 2017년처럼 선발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도 기대해볼 수 있다.

김태진은 ‘근성 있는 플레이’의 대명사다. 지난해 프로 데뷔 5년 만에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는데 당시 NC 팬들은 김태진의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에 열광했다. 빠른 발, 공격적인 플레이로 KIA를 젊고 활기찬 팀으로 바꿀 힘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계현 단장도 트레이드 당시 “선수들이 근성을 옆에서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김태진의 숨은 힘에 주목했다. 류지혁에 김태진까지 합류하며 내야진 보강과 경쟁 체제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KIA다.


2017년 짜릿한 통합우승 이후 벌써 3년이 지났다. 당시 주역들이 모두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이제 다시 ‘젊은 호랑이’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그리고 KIA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트레이드를 통해 경험이 풍부한 20대 중반 선수 3명을 품는 데 성공했다. 당장 트레이드 손익계산서를 받아볼 수는 없다. KIA 또한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내린 결단이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한 트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향후 발톱을 드러내고 챔피언스필드를 마음껏 뛰노는 이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마이데일리 이후광 기자/ 사진. 홍보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