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 당시 사랑에 빠졌던 의외의 커플
하이틴 로맨스의 명작 하면 빠뜨릴 수 없는 영화가 있다. 무려 히스 레저와 조셉 고든 레빗이 함께 출연한 1999년 작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가 그것이다.
올해 22주년을 맞은 이 영화의 감독 길 정거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는 약물 오남용으로 28살의 나이에 사망한 배우 히스 레저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길 정거 감독은 오디션 때 히스 레저를 처음 본 순간, "저 사람이 읽을 줄만 안다면 바로 캐스팅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반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그가 매력적일 뿐 아니라 재능이 뛰어난 배우라는 것을 확인해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각색한 것으로 줄리아 스타일스와 히스 레저, 라리사 올레이닉과 조셉 고든 레빗의 두 개의 사랑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주연을 맡은 줄리아 스타일스는 이 영화에서 연애에는 관심 없지만 독특한 매력의 패트릭(히스 레저)과 사랑에 빠지고 마는 캣 역을 매력적이고도 뭉클하게 표현해 제9회 MTV 영화 & TV 어워즈 (여우신인상)과 제12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유망 여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에서 사랑을 받으며 두고두고 회자되는 장면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히스 레저가 줄리아 스타일스를 위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그녀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라는 자작시를 읽는 장면이다.
길 정거 감독은 특히 자작시를 읽는 장면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줄리아 스타일스의 풍부한 감정표현에 "정직하고 생생한 연기"라며 극찬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누구를 생각하며 연기했는지 물어봤다고.
그녀는 "내가 지금 깊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며 연기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는데, 감독은 그가 누구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줄리아 스타일스와 히스 레저는 영화 속에서 리얼한 케미를 보여주었지만, 그녀의 마음을 뺏은 것은 바로 조셉 고든 레빗이었다고 한다.
길 정거 감독은 "줄리아와 조셉은 서로에게 흠뻑 빠져있었고, 그 모습은 무척 사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촬영이 시작되면 그녀는 히스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실제 사랑에 빠진 대상은 다음 장면을 찍기 위해 트레일러에서 대기하고 있는 조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줄리아 스타일스와 조셉 고든 레빗의 열애 사실은 잘 알려진 바 없어 이번 감독의 뒤늦은 폭로는 영화팬들에게 흥미로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후로 22년이 흘렀다. 줄리아 스타일스는 촬영 감독이자 배우인 프레스턴 쿡(Preston Cook)과 2017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한 명 두었다. 조셉 고든 레빗은 과학자 타샤 맥컬리와 결혼했고 그들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