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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되지 못한 순수 국산 컨버터블들

조회수 2020. 6. 22.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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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아, 대우가 꿈꿨던 컨버터블 컨셉트카


우리나라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2018년 기준 402만9,000여 대로, 2015년까지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 중 하나였다. 해외에서 마주친 국산차를 보고 가슴 뿌듯해하던 시절도 잠시, 이제는 아프리카, 중동, 남아메리카, 동남아, 러시아 등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한국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자동차는 1976년 최초의 고유모델 현대 포니를 선보인 이래 꾸준히 양적, 질적인 성장을 일궈왔다. 한때 악명 높은 고장률로 해외 코미디쇼의 단골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2009년과 2019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될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성장한 흔적도 역력하다. 자동차 문화가 성숙할 때 시장이 형성되는 슈퍼카나 컨버터블 등 몇몇 차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순수 국산 컨버터블이 현재 한 대도 없다는 건 무척이나 가슴 아픈 일이다.

팬더 리마의 일부 사양을 변경해 만든 쌍용 칼리스타
기아 엘란은 로터스 엘란을 바탕으로 엔진 등 일부를 개조해 출시한 차다

국산 컨버터블의 역사는 쌍용 칼리스타나 기아 엘란이 열었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해외 자동차의 유산이기도 하다. 새턴 스카이에 대우 엠블럼만 바꿔 단 G2X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도 한땐 컨버터블 컨셉트카를 여럿 선보이며 시장의 반응을 살폈고, 일부 모델은 양산까지 검토한 바 있다. 과연 어떤 차였을까?

기아 세피아 컨버터블 컨셉트카(1991년)

국산 최초의 컨버터블 컨셉트카인 기아 세피아(1991년)
당시 기아 준중형차 세피아를 바탕으로 했다


국산 최초의 컨버터블 컨셉트카는 1991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기아 세피아다. 양산차 기반의 컨버터블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디자인은 영국 IAD와 기아차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세단보다 날렵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파워트레인은 1.8L 마쓰다 B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세피아 컨버터블은 시장성 부족을 이유로 실제 양산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대 스쿠프 컨버터블 컨셉트카(1993년)

스쿠프 컨버터블은 디자인과 제작 모두 현대차 북미 디자인센터에서 이뤄졌다


현대는 기아보다 2년 늦은 1993년 뉴욕오토쇼에서 자사 최초의 컨버터블을 공개했다. 디자인과 제작 모두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이루어졌으며, 계획대로라면 그해 현대 캐나다 브루몽 공장에서 생산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 차를 생산키로 한 브루몽 공장은 1989년부터 쏘나타(Y2)를 조립해왔으나,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스쿠프 컨버터블이 공개된 1993년 문을 닫았다. 스쿠프 컨버터블 역시 불투명한 시장 수요로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대우 이마고 컨셉트카(1993년)

대우 이마고 컨셉트카
베로토네의 힘을 빌렸다


대우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2인승 컨버터블 컨셉트카 '이마고'를 공개했다. 르망의 차체를 이용해 만든 이 전위적인 디자인의 컨셉트카는 베르토네가 빚은 작품. 양산을 염두에 두고 만들지 않아 "우리도 컨버터블을 구상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게 주 목적이었다.

대우 NO.1(1994년)

1994년 공개한 NO.1 컨셉트카는 르망 플랫폼에 바탕했다
대우 NO.1 1994


양산형에 가까운 컨셉트는 이듬해 버밍엄모터쇼에서 공개했다. 플랫폼은 여전히 르망의 것이었으나 외관은 당시 개발하던 라노스의 디자인 계획안 중 하나를 채택해 현실적인 모습을 따랐다. 나중에 적용된 대우 삼분할 그릴과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이 이채롭다.

1년 만에 대우 라노스 외관으로 달라진 NO.1
1995년 선보인 NO.1은 라노스 플랫폼에 기반했다


1995년에는 완성 직전의 라노스 디자인과 플랫폼에 맞춰 NO.1 컨셉트카를 다시 만들었다. 르망 플랫폼과 시험용 플랫폼 차량 모두 시판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주행이 가능했다. 그만큼 대우는 컨버터블 양산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대우 라노스 컨버터블 컨셉트카(1996년)

라노스 카브리올레
라노스 신차발표회 때 함께 공개되었다


진짜 라노스 컨버터블은 라노스 신차발표회에서 공개됐다. 2+2 시트에 수동식 소프트톱을 채용했으며 최고출력 112마력의 1.6L 엔진을 탑재했다. 보강재를 추가해 차체 강성을 높였으며 이로 인해 공차중량이 115kg 증가한 1,160kg이었다.

현대 티뷰론 컨버터블(1997년)

현대 티뷰론 컨버터블 컨셉트카


티뷰론 컨버터블은 1997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됐다.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통해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편 이 차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아들 존 F. 케네디 2세가 1999년 7월 16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사고 당일 공항까지 타고 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대에서 시험 제작한 두 대 중 한 대를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어느 경영진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CCS(2003년)

현대 CCS
국산차로는 처음으로 전동식 하드톱 컨버터블을 얹었다


CCS는 투스카니에 바탕한 전동식 하드톱 모델이다. 컨버터블 모듈을 만든 곳은 독일 카르만으로 이들과 함께 현대차 유럽 연구소가 제작에 참여했다. 전복 시 탑승자 공간 확보를 위해 A필러가 두터워졌고, 컨버터블 수납공간으로 인해 뒷좌석이 좁아졌다. 아울러 트렁크 리드도 도톰하게 솟았다. 지붕 상단 유리 슬라이딩을 통해 타르가톱으로 변신하는 것도 이채로웠다.

GM대우는 2006년 새턴 스카이를 수입해 자체 브랜드로 판매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CCS 이후 이렇다 할 컨버터블 모델을 소개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2006년 GM대우에서 새턴 스카이를 수입 판매하면서 국산 컨버터블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호시절을 지나 이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SUV 라인업에 주력하는 국산차 회사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한창 잘 나갈 때 제대로 된 컨버터블 모델 하나 내놓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글 오토티비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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