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클래식카 박물관, 히스토리 개러지
클래식카 박물관은 저마다 만든 이의 생각과 목적이 다릅니다. 덕분에 박물관이 가진 개성과 전시 콘셉트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죠. 박물관에 전시된 자동차 브랜드, 대수, 금전적인 가치만을 보고 해당 박물관을 평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입니다.
필자는 인제스피디움에서 어느 기업과 함께 클래식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관람객에게 더 내실 있는 전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자 여러 나라의 크고 작은 클래식카 박물관을 돌아보고 있는데요. 전시된 클래식카는 물론이고 박물관의 운영과 전시 시스템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히스토리 개러지는 약 수십 회 이상 관람할 만큼 인상적인 곳 중 하나인데요. 교육과 전시 같은 박물관의 기본적인 역할 외에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클래식카 박물관'이라는 목표를 뚜렷이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히스토리 개러지를 다시 방문했을 때도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 느낌을 간단한 영상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오다이바 히스토리 개러지, 즐거운 클래식카 박물관의 표준
다양한 전시 테마 돋보여
토요타가 운영하는 히스토리 개러지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는 클래식카 박물관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토요타의 역량을 엿볼 수 있죠. 특히 전시차에 가깝게 다가가 구경할 수 있는 자유로운 관람 환경이 돋보입니다. 소장한 차는 전시 테마에 맞춰 주기적으로 교체 전시되는데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유럽의 클래식 스포츠카가 주인공이었습니다.
경쟁사 제품도 축하하는 전시 기획
올해는 닛산의 대표 스포츠카 스카이라인 GT-R이 출시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히스토리 개러지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세대 스카이라인 GT-R을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경쟁사 제품을 축하하는 그들의 기획능력과 운영능력에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차를 자사의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모습에서 토요타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히스토리 개러지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희귀 클래식카와 올드카를 마주하는 기쁨을 쏠쏠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승용차인 퍼블리카, 코로나, 크라운은 물론이고 유럽의 낭만적인 버블카 메서슈미츠, BMW 이세타, 피아트 500, 폭스바겐 비틀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4도어 고급 세단의 대명사 크라운의 2도어 가지치기 쿠페와 토요타 퍼블리카 2도어 컨버터블은 차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도 무척 생소한 모델이었습니다. 참고로 토요타 퍼블리카는 우리나라의 신진자동차에서도 생산한 적이 있습니다.
10억~20억원을 호가하는 일본의 대표 클래식 스포츠카 토요타 2000GT, 소형 스포츠카로 사랑받았던 토요타 스포츠 800, 영화 '백 투더 퓨처'의 타임머신으로 등장한 드로리안 DMC-12도 관람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편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주제로 한 전시에서는 토요타 셀리카, MR2, 코롤라 등 과거 WRC에 참전했던 실제 토요타 경주차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1층에 있는 리스토어 피트에서는 토요타를 퇴직한 기술 장인이 메르세데스 벤츠 SL을 리스토어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념품 매장과 카페테리아에서는 즐거운 쇼핑과 식사도 가능합니다. 관광지이기 때문에 보통의 가게나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또한 1층과 2층에 있는 야외 테라스에는 편히 쉴 수 있는 테이블과 함께 여러 대의 올드카를 전시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히스토리 개러지는 하나의 자동차 제조사가 운영하는 박물관의 수준을 넘어섭니다. 특히 전시 콘텐츠의 다양성은 토요타의 대인배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람객이 자유롭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은 최고의 점수를 주어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여러분도 도쿄에 오시면 히스토리 개러지를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글, 사진 김주용(엔터테크 대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 박물관장)
저작권자 © 오토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