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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뿐 아니라 무도인 인생까지 만찢남의 정석, 극진가라데 허동호 사범

조회수 2021. 3. 25. 17: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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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 시작되어 예로 마무리되므로 항상 예의를 중시했고,

탐구란 절벽을 오르는 것과 같아 쉼 없이 정진했다. 

천일을 초심으로 인내하고 만일을 극한으로 수련하며, 

극진의 가르침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 무도에 매진하였다.


자신의 신념을 증명하고자 한계를 향해 도전했고,

스스로의 손으로 후회가 남지 않을 결과를 쟁취해냈다.

순조로워 보였던 극진의 길은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이하며,

과거의 영광은 기억의 저편으로 그렇게 잊혀만 갔다.

허탈을 맛보며 좌절하고 상실을 느끼며 원망도 많았지만,

냉정을 찾고 나니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강인한 모습을 동경하여 바쳤던 청춘은 원숙한 형태로 거듭났고, 

찬란했던 과거는 오늘의 초석이 되어 극진으로의 회귀를 이끌었다. 

역경을 거치고 돌아온 무도가에게 펼쳐지는 지도자로서의 제2막, 

극진의 가르침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이 이제는 인생이 되었다.

「극진회관 부산 지부장 허동호 사범_인터뷰 ② 」


Q.

과거엔 극진의 선수, 현재는 지도자로서 긴 시간 극진에 몸담고 계십니다. 사범님과 극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어린 시절 저는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였습니다. 그런 제 성격을 걱정하였던 부모님에 의해 태권도를 접했고 경호원을 꿈꾸며 체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았고, 누구나 그렇듯 병장 시절 그 기로는 최고조에 달했죠.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TV 프로 〈인간극장〉에 나온 극진가라데의 모습을 보며 한눈에 마음을 뺏기게 되었습니다. 말년 휴가 때 이미 도장에 눈도장을 찍을 정도였고 제대하자마자 입문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매일 4시간씩 수련하며 도장에 거의 살다시피 하였습니다. 그 당시엔 어떻게 하면 나보다 큰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을 맞추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같이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웃음)

Q.

극진의 어떤 점이 고민하는 청년에게 그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일까요?


A.

체대를 지망하며 적게나마 여러 운동을 접한 제게 극진의 수련 방법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근엄함 속에서 강함을 쫓고 체계적인 수련을 통해 이를 추구해나가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죠. 그렇지만 사실 당시 극진에 몰두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을 꺾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던 시기였고, 그런 나약한 자신을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극진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을 바꾸고자 심취하다 보니, 선수 생활도 하게 되고 사범을 거쳐 지부장의 자리에 까지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Q.

‘2004 전한국 극진공수도 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3회 연속 우승을 석권하며 무도인으로서 입지를 다지던 중 부산지부가 제명이 된 사건으로 긴 방황기를 겪으셨죠. 이후 다시 도장을 오픈하며 극진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거 같은데, 복귀를 다짐한 계기는 어디에 있을까요?

A.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충격과 현실을 영위하기 위해 감내하는 고통 속에서도, 한낱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던 것은 극진이 가르쳐준 정신 덕분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극진을 접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었고,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도 극진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극진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그 뒤로 복귀하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죠.


Q.

복귀 후 긴 시간이 걸렸지만 30인 조수*를 마치고 드디어 3단 심사에 성공하셨는데요, 현재는 후학 육성에 힘 쏟고 계십니다. 소년 만화라면 2부가 시작되며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할 시기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무도가 허동호로서 아쉬움이 남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A.

아쉬움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 력을 했고,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선수 생활의 결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 니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후회 한들 다시 돌아오 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지난 과 거의 경험들이 현재를 지탱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는 저보다 더 뛰어난 선수, 사범을 배출하여 극진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수: 정해진 인원과 연속으로 대련을 버텨야 하는 극진가라데의 특유의 승단 방식


Q.

긴 시간 극진을 수련하며 많은 일들을 겪으셨습니다.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하셨고, 영화 제작에 도움을 주거나, 모션 캡처로 허사범님의 동작이 게임 내 이식되기도 하였죠. 그중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여러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시 돌아간다 하여도 같은 결과를 장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한 가지만 고르자면, 수년의 노력 끝에 지부장을 사사받은 순간입니다. 극진으로 복귀하였지만 한동안은 불투명한 미래가 이어지는 나날이 계속되었죠. 사범진들과 함께 목표를 다잡고 하루하루 나아갔지만 사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각고의 인내 끝에 문장규 관장님께 진심을 인정받고 직접 지부장을 사사 받을 때. 그 순간의 기억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Q.

슬슬 인터뷰가 막바지에 도달했습니다. 극진을 추구하며 사범님이 쫓고 있는 강함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무도에 힘쓰며 깨달은 철학을 말씀해주세요.

A.

제가 긴 시간 수련하며 깨달은 바는, 세상에서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실수와 잘못은 늘 자신의 나약함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저 역시 많은 실수와 잘못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떠나면 평범한 사람일 뿐이죠. 무도가란 수련을 통해 실수와 잘못을 반성하고, 나약한 자신을 다스리며 바른 삶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저 역시 매일매일 수련으로 스스로를 돌이켜 보려 합니다. 그것이 제가 극진 수련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Q.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허사범님의 목표를 들으며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A.

저의 목표는 국제공수도연맹 극진회관의 지부장으로서 극진가라데를 전국에 알려 저변이 더욱 확대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능가하고 전 세계대회에서 빛을 발휘하는 훌륭한 선수를 발굴해 내고 훌륭한 사범을 배출하는 것이 큰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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