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속 파격적인 스캔들

조회수 2020. 2. 19. 13: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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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묵직한 울림 남기는 사회 고발 영화 '스포트라이트'·'다크 워터스'

할리우드에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자행한 추태는 오랜 시간 묵인 됐다. 몇 해 전부터 할리우드에 ‘미투’ 운동이 시작되고 나서야 사회는 추악한 상처를 직면했지만, 침묵의 시간 동안 많은 여성들은 홀로 힘겹게 버텨야만 했을 터다. 이는 비단 할리우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 저변에 깔린 약자에 대한 폭력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존재한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와 ‘다크 워터스’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춰낸다.

‘스포트라이트’(2015, 감독 토마스 맥카시)는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참담한 행위를 죄의식 없이 자행하는 사제들과 이를 은폐하려는 지역사회를 고발한다. 마크 러팔로와 마이클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열연을 펼쳤으며,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극중 가톨릭 신부들은 성스러운 언행 뒤에 추악한 이면을 가진 존재들로 등장한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가난하고 기댈 곳 없는 어린 남자아이들에게 접근했고, 성추행과 성폭행을 반복적으로 일삼았다. 지역사회와 언론은 무책임한 이들로 그려진다. 지역사회는 평화로운 일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침묵했으며, 언론과 결탁했다. 영화는 그러한 방식으로 성직자들이 속한 보스턴 대교구와 함께 진실을 외면했던 지역사회와 언론에도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평화로운 일상과 자애로운 사제의 얼굴 이면에 부패하고 참담한 진실이 숨어있을 수 있음을 깨닫게 만들었다. 이에 더해 영화는 온갖 핑계들로 진실을 외면하고 은폐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며 책임감을 일깨운다. 영화 소재가 된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의 실제 기사는 전 세계 언론이 가톨릭 사제의 어린이 성추행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영화 속 성추행 사건 무마에 관여한 것으로 그려진 보스턴 대교구 버나드 로 추기경은 2002년 말 사임했다. 이후 스포트라이트팀은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가톨릭 교회 내부에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진 이 성폭력 사건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보스턴 교구 내 지역적 문제라고 여겨졌던 이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던 일임이 밝혀진 것. 그 끝엔 당시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묵인이 있었다는 것 역시 드러났다. 베네딕토 16세는 모든 문제를 끌어안고 책임진다는 이유로 교황 직에서 사임했다.
영화 ‘다크 워터스’(감독 토드 헤인즈) 역시 진실을 왜곡하고 외면하려는 사건들을 들춰내는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 최고 화학 기업 듀폰이 독성 폐기물질을 유출해 인류 대부분을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렸다는 폭로를 그린다.

‘다크 워터스’에서 다룬 실화는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화학기업 듀폰으로부터 시작한다. 듀폰이 자체 연구를 통해 PFOA(perfluorooctanoic acid, 또는 C-8)가 심각한 유해물질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은폐해온 것. 듀폰은 이 물질을 불법으로 목초지에 매립한 것은 물론 대기와 지하수로 흘려 보내기도 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환경 스캔들’로 불리게 된다.

스캔들이 터진 2004년 당시 미국 로이터통신(REUTERS)은 처음 PFOA를 개발한 3M이 진행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물질에 노출이 심해지면 간 손상과 기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듀폰을 고발하며 1981년 6월 웨스트버지니아주 듀폰 공장에서 두 명의 여성 노동자가 기형아를 출산한 뒤 혈액 검사를 통해 기준치가 넘는 PFOM을 발견했고, 1991년 해당 공장 근처 마을 수돗물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물질을 검출했지만, 환경보호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화는 마크 러팔로가 ‘스포트라이트’에 이어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극중 잘나가는 기업 변호사였음에도 주변 사람들과 양심을 위해 듀폰에 맞서 사실을 폭로하려는 인물이다. 토드 헤인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마크 러팔로와 함께 앤 해서웨이, 팀 로빈스가 열연을 펼친다. 3월 국내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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