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느끼게 해준다는 이 '신혼부부'의 정체는 과연

조회수 2021. 4. 12.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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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인터뷰] '비밀의 정원' 전석호-한우연이 그려낸 따뜻한 위로

한우연 “끝이 없는 터널은 없다”
전석호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

소소한 일상의 모습만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가 있다. 전석호와 한우연이 주연을 맡아 사랑스러운 신혼부부의 모습부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섬세한 모습까지 그려내 감동을 전한 영화 ‘비밀의 정원’이 그것.

두 배우는 2017년 영화 ‘미열’부터 박선주 감독과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쌓았다. 인터뷰 내내 박선주 감독을 향한 찬사를 전한 전석호와 한우연. 이들이 박선주 감독과 그가 그려낸 세계에 흠뻑 빠져든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비밀의 정원’의 주연을 맡은 두 사람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비밀의 정원’(감독 박선주)은 가족 모두가 비밀로만 간직하던 사건에서 한 걸음 나아가 서로를 보듬으며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가족 드라마다. 부부 관계에 집중해 이야기를 꾸렸던 단편 ‘미열’(2017)을 보다 확장해 인물 내면의 성장을 그려낸 작품으로, 한우연은 남모를 상처를 가슴 속에 파묻어온 정원을, 전석호는 그런 정원의 아픔을 지켜보며 함께 아파하는 남편 상우를 연기했다.

영화는 정원과 상우의 일상만을 그린다. 10년 전 사건을 마주하는 정원을 통해 약간의 긴장감을 자아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의 아픔을 다시금 꺼내는 수준에 머문다. 그럼에도 영화는 보는 이를 순식간에 몰입시킨다.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인 전석호와 한우연의 연기가, 관객으로 하여금 지난 자신들의 기억을 꺼내도록 만든다.

“끝이 없는 터널은 없다”며 정원의 아픔과 치유, 성장에 깊은 공감을 표한 한우연. 그리고 “당신이 과거에 어떤 선택을 했든,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는 전석호. 입을 뗀 그 순간부터 사려 깊음과 따뜻함이 묻어난 두 배우가 ‘비밀의 정원’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의 출연 이유를 묻자 두 사람은 마치 합심이라도 한 듯 “박선주 감독과의 두터운 신뢰”라고 답했다. 지난 2017년 단편 ‘미열’부터 함께해 영화와 연출, 연기에 대한 가치관은 물론 서로의 인간적인 매력에 끌려 지금까지 팀을 이뤄왔다는 것. 이에 전석호는 “시나리오부터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작품들과 달랐다”며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단편 ‘미열’에서 시작된 작품인지라 ‘비밀의 정원’을 어떻게 찍을지, 관객들에겐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이미 많은 논의가 이뤄졌었다. 다른 작품보다 훨씬 정제돼 있고, 표현하는 방식 역시 다른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이 파티는 아니지 않나. 어떨 때는 벚꽃이 핀 것을 보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데, ‘비밀의 정원’은 그런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았다.”

박선주 감독과 함께 영화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에게 깊은 신뢰를 드러낸 전석호. 한우연은 이에 더해 “완성된 작품은 더 흥미로웠다”며 박선주 감독을 향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찬사를 보냈다.

“편집이 다 되고,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시나리오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박선주 감독이 대단히 섬세하다. 모든 장면에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덕분에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훨씬 풍부하게 느껴지더라. 미장센은 물론이고, 음악도 상당히 아름답다. 마치 세공사 같다.”

박선주 감독과 여러 스태프들을 향해 끊임없이 감사한 마음을 드러난 두 사람이지만, 영화에 직접 숨결을 불어 넣은 것은 전석호와 한우연이다. 이들은 과함도, 부족함도 없는 담백함을 무기로, 미묘하게 오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해내 각 캐릭터를 살아 숨 쉬도록 했다. 전석호와 한우연은 상우와 정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보이도록 하고 싶었을까.

먼저 한우연은 “정원은 말이 많은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려고 하는 부분이 드러났으면 했다”며 “예기치 못한 사건에 연루됐지만 되려 주변 인물을 생각해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엄마와 동생, 이모, 이모부, 상우에게 마음의 짐을 준다고 자책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마따나 정원은 참 말이 없다. 그의 남다른 아픔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법도 하건만, ‘다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만다. 허나 그렇기에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보게 만든다. 한우연이 숨죽여 만들어낸 곳곳의 여백은 그렇게 관객과의 호흡으로 채워진다.

그런 정원에 비해 상우는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는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정원에게 미안함과 자책, 무력감을 느끼다, 되레 화를 내버리고 마는 평범한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에 전석호는 “사실 상우에게 정말 많이 감정이입이 됐다”고 말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어리숙함과 답답함, 작은 용기 하나면 되지만 끝내 그러지 못하는. 그런 상우의 모습들이 우리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는 누구나 히어로가 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힘듦을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떻게 꺼내야 할지, 꺼내는 것이 상대에게 좋은 일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나. 그저 위로해주고 싶은 상우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

전석호의 말마따나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헤매는 우리들. 영화 ‘비밀의 정원’은 그런 우리에게 그저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길 권한다. 전석호와 한우연 그리고 이들의 입을 통해 이미 만나본 것만 같은 박선주 감독까지. 상처를 대하는 그들의 방식은 진정 어린 따뜻함과 포근함이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작품이지만 코로나 19라는 현실의 벽이 쉽사리 작품을 감상하라 주변에 권하기 어려워지도록 만들어 아쉽다.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던 두 사람 역시 마찬가지 마음일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석호와 한우연은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며 미소를 띠었다.

전석호는 “코로나로 영화를 찾아달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하지만 많이 공감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우리 영화가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은 드리겠다”고 말했으며, 한우연은 “사실 극장 개봉 영화들이 대부분 자극적인데, ‘비밀의 정원’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따뜻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비밀의 정원’은 8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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