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블프'는 대박인데 '코세페'는 안 된 이유

조회수 2019. 11. 26. 10: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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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44조 6200억원(2684억위안)


지난 11월 11일 중국 알리바바의 세계 최대 규모 쇼핑 이벤트 ‘광군제(독신자의 날)’에서 하루 만에 기록한 거래액입니다. 지난해 거래액(2135억위안)보다 25.7% 증가했죠.

헉 하루에 44조?

광군제에 웃는 韓 기업들

알리바바에 따르면 지난 광군제 판매 행사에 참여한 소비자는 5억명 이상. 알리바바의 B2C 쇼핑몰 T몰 등을 통해 중국은 물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200여개국 제품 2만2000여개가 절찬리에 판매됐죠.


국내 기업도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한국은 중국 소비자 해외직구 순위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K뷰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요.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87% 늘었습니다. 후의 매출은 208%, 숨은 120% 증가하며 ‘광군제 1억위안 매출 브랜드’에 처음 이름을 올렸죠.


애경산업은 광군제 판매를 시작한 지 50분 만에 지난해 판매액을 뛰어넘어 하루 만에 5554만위안(약 92억원)의 매출을 거뒀죠.


이랜드와 농심도 각각 2억9700만위안(약 500억원), 700만위안(약 11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혜를 입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로 달려가는 삼성과 LG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는 오는 11월 29일 열리는 북미 최대 쇼핑 행사 ‘블랙프라이데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에 나온 4K QLED 82형 제품(Q60R 모델)의 출고가는 3799.99달러(약 442만원)인데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해 약 50% 할인된 1999.99달러(약 233만원)에 판매 중입니다.


LG전자도 4K OLED TV C9 모델의 65형과 55형을 각각 1400달러(약 163만원), 1000달러(약 116만원) 할인한 2099.99달러(약 244만원), 1499.99달러(약 174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높은 할인율 덕분에 매년 TV업계 연간 판매량의 20% 이상이 블랙프라이데이 전후로 소진되고 있죠.

50% 할인은 기본이네요~

왜 코세페만 안될까?

올해로 시행 5년째를 맞는 코세페(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행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3주로 대폭 연장하고, 참여 업체도 650여곳으로 지난해보다 200곳 이상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코세페는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강호동까지 나섰지만...
① 유통구조상 폭탄세일이 어렵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은 유통업체가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 직매입’해서 팝니다. 한꺼번에 대량의 물품을 구매하고, 재고가 남으면 유통사가 떠안는 구조죠. 재고관리 비용이 부담스러운 유통사 입장에서는 연말이면 일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재고 떨이’에 나섭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서 80~90%에 달하는 ‘미친 할인’이 가능한 이유죠.

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유통업체는  ‘특약매입’ 을 합니다. 특약매입 거래는 제조업체로부터 ‘반품’을 조건으로 ‘외상’으로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통사는 재고 부담을 지지 않죠. 연말까지 안 팔린 재고는 제조사에 다시 가져가라고 하면 되니 굳이 떨이 판매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때문에 코세페에서도 우리나라는 평소 같은 정기 할인 행사를 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죠.

② 정부가 너무 주도하려는 경향


해마다 코세페는 정부가 "너무 많이 관여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민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최대한 간섭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백화점에 공문을 보내 “판촉비의 절반을 백화점이 부담하라”고 요구, 업계에서 코세페 보이콧 주장이 나올 만큼 반발을 샀죠.


전문가들은 국내 유통구조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코세페의 성공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주윤황 장안대 유통경영과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는 광군제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폭 할인이 불가능하다. 백화점들이 직매입 비중을 높여 자사만의 아이템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경 이코노미 노승욱 기자 / 임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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