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억원 버는 게임 "당신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조회수 2021. 3. 24. 14: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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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출범한 로블록스는 약 20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사진제공=로블록스

알렉스 발판츠(Alex balfanz)는 술래잡기를 가상세계에서도 즐기고 싶었습니다.

당시 9세였던 그는 이를 PC게임으로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로블록스에서 만난 친구 ‘asimo3089’와 함께 게임설계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게임 ‘탈옥수와 경찰’(Jailbreak)은 현재 로블록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이 게임의 최대 동접자 수는 60만명이며 매월 25만 달러(약 2억8242만원)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임 유통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기업가치는 어떻게 453억달러(약 51조2343억원)로 평가받았을까

떨어지는 그래픽과 낮은 완성도. 과거 로블록스 내 게임에 대한 보편적 평가였습니다. 

플랫폼 내 게임 대부분은 흔한 튜토리얼(연습게임)조차 없습니다.

특이점은 로블록스에서 유통되는 게임 대부분이 초등학생에 의해 직접 제작됐다는 것입니다.

아바타로 구현된 개개인은 로블록스 내 마련된 가상공간에서 별다른 기술 없이 게임을 만들고 이를 유통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습니다.

현실판 ‘네버랜드’에 그쳤던 로블록스가 어른의 이목을 끌게 된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레고놀이하듯 만드는 나만의 가상세계 ‘로블록스’ 인기

2006년 출범한 로블록스는 약 20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을 구성한 모든 게임은 로블록스에서 제공한 개발 툴로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게임 제작과정은 흡사 ‘레고놀이’와 유사합니다.

로블록스 내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은 3500만개의 개발도구를 이용해 레고를 쌓듯 게임 스테이지를 만들어갑니다.

레스토랑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부터 애완동물 육성 게임까지 다양한 자신만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은 몇 주부터 몇 개월로 천차만별이지만 전문적인 기술이나 높은 컴퓨터 사양을 요구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합니다.

만들어진 게임 공간에서 게임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화를 하거나 이벤트를 열어 이용자 간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로블록스가 단순히 게임 유통 플랫폼이 아닌 확장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으로도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로블록스는 2018년부터 총 이용자 수 8000만명을 넘어서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이 같이 낮은 진입 장벽으로 로블록스는 2018년부터 총 이용자 수 8000만명을 넘어서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오브앱’에 따르면 로블록스의 이용자 수는 ▲2017년 3500만명 ▲2018년 8000만명 ▲2019년 1억명 ▲2020년 1억50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주목받는 건 로블록스 이용자 대부분이 13세 미만이라는 것입니다.

현실판 네버랜드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회사가 2018년 13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로블록스 월 사용시간은 총 5150만 시간으로 집계돼 가장 길었습니다.

 ▲유튜브(1940만 시간) ▲넷플릭스(340만 시간) ▲페이스북(190만 시간)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9~12세 미국 어린이의 약 75%가 로블록스를 즐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자 아이들은 로블록스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등 직접 모여 하기 힘든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 결과 2020년 7월엔 이용자들이 로블록스에서 30억 시간을 보냈다
-로블록스 관계자

게임 내에서 선거운동·졸업식… 살아 숨 쉬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아이들의 놀이터에 불과했던 로블록스가 어른의 세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메타버스’(Metaverse)와 연결지어 거론되면서입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학술적 정의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통상 가상의 세계에 구축된 현실이라는 의미로 쓰이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사업이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메타버스의) 방점은 가상보다는 현실이다”며 “메타버스 안에서 캐릭터는 현실의 나와 분리된 자아가 아닌 나 자신이다. 정해진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끝나는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는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생태계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게임업계 관계자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열 모드’가 있습니다.

요새를 구축하고 상대방과 싸우는 배틀로열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지난해 5월 이용자끼리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파티로열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이용자는 파티로열 모드를 선택할 시 전쟁을 멈추고 라이브 쇼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한 회 10분씩 총 5회 공연하는 동안 무려 2770만명의 관객이 모였습니다.

현실의 콘서트장에선 절대 모일 수 없는 인원일뿐더러 가상세계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연출 효과로 공연의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마을을 꾸미는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숲’ 내에 가상 선거 캠프를 마련했다거나 블록으로 가상세계를 설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한 것은 이미 유명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입니다.

모두 가상세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한 것은 이미 유명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다.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가상세계 내 구축된 ‘로블록스 이코노미’… “환율도 등장할 것”

로블록스가 수많은 메타버스 서비스 중에서도 주목받은 이유는 현실세계에 가장 가깝게 구현된 가상세계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입니다.

로블록스 내에선 현실세계와 같이 사회활동을 물론 경제활동도 가능합니다.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통해서입니다.

게임을 하며 로벅스를 획득한 이용자가 이를 다시 타인이 제작한 콘텐츠 이용에 소비하는 순환적 경제구조가 구축돼 있습니다.

특히 로벅스는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30% 비중으로 현금 환전도 가능합니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해 1200명의 개발자가 로블록스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평균 1만달러(약 1300만원)였습니다.

이 중에서도 상위 300명은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를 벌어들였습니다.

메타버스에선 현실세계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들이 중요하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과 블록체인 기술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경을 초월하는 메타버스에선 암호화폐가 특정화폐로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통화 거래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추후 가상세계엔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 환율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게임을 제작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블록스를 넘어서는 메타버스 게임이 등장하기 위해선 고도화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로블록스 이전에도 메타버스 성격의 게임이 있었다. 2003년 출시된 ‘세컨드라이프’가 그 예다
다만 그 당시엔 가상공간에서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부분을 뒷받침할 만한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었다. 기술이 상상력을 따라오지 못해 아바타가 걸어갈 때도 툭툭 끊어지며 걷고는 했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과의 접점을 더 잘 마련한 메타버스가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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