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노후 고민 반으로 뚝 줄이는 방법

조회수 2020. 2. 27. 16: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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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을 못 자고,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고 다시 사춘기가 된 듯 감정이 널뛰며 ‘계속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싶을 때. 언젠가부터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고 거울 속 얼굴은 축축 처지는 한편, 노후 걱정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시기가 찾아왔을 때.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편집자 주>

예전보다 확실히 주량이 줄어든다. 기력이 줄어드는데 오히려 새벽잠은 없어진다. 오십, 백세 시대이니 인생의 딱 반환점이다. 혹자는 ‘오십이 되었을 때의 저축 잔고가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의 성적표’라는 다소 씁쓸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자니 마음 한구석은 더욱 불안해진다. 물론 제1의 인생에서 충분한 경제력을 쌓아두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결코 전부는 아니다. ‘내 인생 성적표는 이 정도이구나’하고 자포자기할 것인가, 아니면 이제부터 남은 멋진 인생 성적표를 힘차게 써나 갈 것인가는 오십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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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에 집착할 시기는 지났다

40대가 되면 아직 30대의 활력과 에너지가 남아있기에 아직도 청년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다가 마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문득문득 나이 듦을 느끼고 중년임을 실감하게 된다. 갱년기 우울증을 시작하는 이들도 이때 생기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덧 50대 문턱을 넘어서면 얼마 남지 않은 노년의 시기가 저만치 보이는 듯하다. 쉽지 않은 경제 상황으로 다 큰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연로하고 노환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이중고에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힘든 충격은 더 이상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현실에 있다. 이제는 20년 이상 몸담았던 회사에서 더 이상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없고 오히려 띠동갑 정도의 아랫사람에게 지시를 받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때로는 한직으로 인사이동을 경험하거나 퇴직을 제안받기도 한다. 젊음을 바쳐 일해왔던 일터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사회에서 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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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필요한 가치관

한 사람으로서의 인기가 떨어지는 서글픔과, 그래도 주목받고 싶다는 욕망 사이의 갈등을 겪는 시기가 바로 50대이다. 이러한 심리적 허기는 생각보다 크다. 따라서 아무도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해도 멋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제2의 가치관이 필요하다.

많은 돈을 벌려고 아등바등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소득을 창출시키자는 직업관, 남들을 부러워하거나 경쟁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 그리고 더 이상 나의 정체성을 남들의 인정에서 찾지 않겠다는 건강한 자존감을 맘에 새겨야 한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책에서, “50세가 되면 자기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타협해야 한다. 이제 SNS ‘좋아요’는 필요 없는 나이이다”라고 남겼다. 자신의 존재를 남들에게서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줄여야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주인공에 대한 집착의 끈을 놓고 더 큰 기회의 끈을 잡아보자. 

신중년층, 나의 존재를 증명하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 된다. 30·40세대에 받던 스포트라이트에 매달리지 말자는 의미는 지루하고 수동적인 인생을 살자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인생에 기승전결이 있다면 50대는 전성기에 해당하니 말이다. 제1의 인생을 부모로서 자녀로서 직업인으로서 남들의 인정을 먹고살았다면, 제2의 인생은 그러한 책임감에서 조금은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해, 나만의 전성기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50대는, 노년을 바라보는 애매한 중장년층이 아닌 당당하고 활력 있는 ‘신중년층’이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발행한 『트렌드코리아 2020 (김난도 등, 미래의 창)』에서는 5060 액티브 시니어 소비자들을 ‘오팔세대’(OPAL 세대)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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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팔 세대(OPAL 세대) :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2002년 일본에서 처음 소개됨. 시니어 계층이라 해서 실버 또는 그레이가 아닌,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빛깔을 뽐내는 보석 ‘오팔’의 색과 같다는 의미가 담겼다. 또한, 58년 개띠의 ‘오팔’의 발음과도 동일하다. 오팔 세대는 부모, 자녀,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의무감으로 점철되었던 첫 번째 인생을 마치고 드디어 진정한 자신만의 빛깔을 내뿜는 신중년층을 의미한다.

2018년 F/W 헤라 서울 패션 위크에서 국내 최초 시니어 모델로 데뷔한 65세 모델 김칠두 씨, 요리를 즐기던 50대 평범한 주부에서 집 밥 레시피 유명 유튜버로 활동하는 ‘심방골주부’ 조성자 씨도 5060 오팔 세대의 선두주자로 책에서 소개된다. 실제로 이러한 신중년층의 경험을 오프라인 수업으로 연결해주는 국내 최초 시니어 플랫폼 ‘쉐어러스’도 있고,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에서 열고 있는 ‘드론 입문’, ‘따릉이 투어 문화해설사’와 같은 수업들도 점차 다채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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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눈에 비치는 주인공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존재를 증명할 만한 기회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 그간 나를 힘들게 했던 자존심, 경쟁심, 비교감을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 살아갈 수 있는 진짜 괜찮은 인생을 준비해보자. 누군가에게는 너무 늦었다고 한숨 쉬는 50대겠지만, 새로운 인생관으로 준비하고 있던 누군가에게는 30~40대 때 응축되었던 에너지를 맘껏 펼쳐낼 수 있는 인생의 축제기로 50대가 다가올 것이다. 이제 나만의 축제를 즐겨보자. 


박유나 재무심리전문가

※ 머니플러스 2020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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