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 모니터 30.1을 듣는 또 다른 방법

조회수 2020. 1. 23. 11:5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Harbeth Monitor 30.1 & Vincent SV-237MK·CD-S7 DAC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피커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하베스다. 기본적으로는 JBL, 클립쉬와 같은 미국제 혼 타입 스피커가 메인이고, 그것은 재즈를 핵심으로 삼는 내 취향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와 병행해서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하베스의 미덕은 늘 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하베스의 핵심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콤팩트 7 시리즈와 병행해서 모니터 시리즈, 그중에서도 30.1이라는 모델이 상당히 흥미롭다. 단적으로 말해 콤팩트 7ES-3과 30.1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정말 숱하게 망설이게 한다. 마치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라고 묻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30.1이 더 끌리는데, 아마도 프로용 기기를 전제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울리기도 만만치 않다.


30.1의 스펙을 잠시 살펴보면, 감도가 겨우 85dB에 이른다. 감도가 낮다고 해서 나쁜 스피커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제대로 구동했을 때의 퍼포먼스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도전 의식이 요구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단, 6Ω 근처에서 갑자기 확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략 100W 이상, 정확히는 150W 정도의 출력을 공급하면, 제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커플링된 빈센트의 세트는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이 회사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TR의 구동력과 진공관의 음색을 듣기 좋게 아우르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30.1처럼 울리기가 까다로운 스피커를 시원시원하게 구동하면서도, 음색에서는 포실하고, 부드러운 진공관의 장점을 아울러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잠깐 빈센트의 세트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CDP. CD-S7 DAC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는데, 단품 DAC로 써도 좋을 만큼 충실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버 브라운의 PCM1796 칩을 동원해서 24비트/192kHz 사양을 커버하고 있으며, 진공관을 사용한 아날로그단은 디지털 특유의 차갑고, 무기질적인 음색을 마치 LP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편 SV-237MK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는 인티앰프는 하이브리드 타입의 장점을 멋지게 구현하고 있다. 출력은 8Ω에 150W. 본 30.1과 딱 맞아 떨어진다. 거기에 프리단에 6N1P 튜브를 채용, 풍부한 음악성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빈센트에는 진공관과 TR을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가 따로 나뉘어 있어서, 2인 3각의 콤비 플레이로 신선한 제품들을 연달아 런칭하고 있다. 구동력과 뉘앙스, 음색 등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내용을 보여준다 하겠다. 

이런 라인업으로 우선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중 키리에를 들어봤다. 웅장하게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와 코러스의 조화. 가정에서 쓰기에 충분한 스케일과 사이즈가 나온다. 정확성을 담보로 하면서도, 포실하면서 아기자기한 톤은 묘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강력하게 밀려오는 저역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이어서 쳇 베이커의 ‘That Old Feeling’. 정말 오래된 녹음이고, 다소 허전하게 재생될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음이 나온다. 튼실한 중역대에서 나오는 가수의 음성은 강력한 호소력이 있고, 리듬 섹션의 멋진 앙상블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음색 모두 양호하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All My Love’. 모니터적인 정확성이 돋보이는 가운데, 육중한 드럼과 깊은 베이스가 인상적이다. 중간에 나오는 기타와 신디사이저의 솔로는 내공이 가득하다. 보컬의 톤은 깊고, 중후하며 또한 마력적이다. 록에서 필요한 열기나 기백도 갖추고 있지만, 더 진지하게 듣고자 하는 분들의 요구도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퍼포먼스는 확실히 이번 매칭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하겠다(이종학). 


수입원 다웅 (02)597-4100

Vincent SV-237MK

가격 290만원

사용 진공관 12AX7×1, 6N1P-EV×2 실효 출력 150W(8Ω), 250W(4Ω), 10W(8Ω, 클래스A)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아날로그 입력 RCA×4 프리 아웃 지원 REC 아웃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입력 임피던스 47㏀ 입력 감도 300mV THD 0.1% 이하 S/N비 90dB 이상 크기(WHD) 43×15.2×43.5cm 무게 20.4kg

Vincent CD-S7 DAC

가격 290만원

사용 진공관 6922×2, 6Z4×1, 12AX7×1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하모닉 디스토션 0.005% 이하 S/N비 94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이상 출력 전압 2.5V 채널 분리도 90dB 이상 크기(WHD) 43×13.2×35.6cm 무게 9kg

Harbeth Monitor 30.1

가격 500만원(Eucalyptus)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5dB/W/m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