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게 빛나는 대형 진공관 845의 위용

조회수 2020. 6. 29.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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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Sound Monoblock 845

진공관 845는 애초에 오디오용으로 설계된 관이 아니라 방송 통신의 송신용 고출력관으로 개발된 관이다. 높은 출력에 걸맞게 상당한 전압과 전력 소모를 자랑하지만 그것이 음질적인 용도로 소모되는 것은 아니며, 오디오적인 안정성과 리니어리티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45 관을 오디오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하게 이어져 왔고, 오늘날 현대 하이엔드 진공관의 플래그십 모델들은 300B, 211과 더불어 845 관에 의한 설계가 많다. 3극관이라는 점에 대한 기대 또는 가치와 더불어 300B 같은 관들이 낼 수 없는 고출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845는 분명 장점이 있는 관이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진공관 앰프 스페셜리스트인 마스터 사운드(Master Sound) 또한 마찬가지다. 1993년부터 시작된 이 업체의 진공관 앰프들은 엄청난 물량 투입이나 비상식적인 설계 방법으로 획기적인 스펙이나 사운드를 만드는 것과는 반대로, 가장 원론적인 단순하며 직관적인 회로로 앰프를 설계하고 생산해왔다. 그 근본에는 50년 넘는 트랜스포머 제작 기술이 깔려 있다. 이런 기술과 역사를 배경으로 마스터 사운드에서도 플래그십 모델로 845 앰프를 내놓았다. 거의 30년을 바라보는 이 회사의 실질적 모노블록 플래그십의 지위를 차지하는 모노블록 845는 몇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현행 모델인 ‘Monoblock 845’로 진화했다. 

모노블록 845는 순수 싱글엔디드 3극관 앰프이다. 외형상으로는 좌우에 꽂인 2개의 845로 인해 푸시풀 파워 앰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용은 단순 싱글엔디드 3극관 앰프이다. 즉, 845 싱글엔디드 앰프 2개를 패러럴로 합쳐 놓은 것으로, 1대의 모노블록에 2대의 싱글엔디드가 얹어진 셈이다. 덕분에 1개의 모노블록당 50W 출력을 낸다. 싱글엔디드 앰프답게 음질의 핵심은 출력 트랜스포머의 설계인데, 마스터 사운드는 리츠선을 특별한 방식으로 감아 만든 독자 개발 및 생산의 고품질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있다. 일체의 납땜 없이 오로지 리츠선을 감아 만든 트랜스포머라고 특별함을 강조하는데, 설계 내용은 비밀이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특수 제작한 레진으로 함침 처리를 하여 트랜스포머의 물리적 진동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뜯어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앰프 회로는 애초부터 피드백은 사용하지 않은 퓨어 클래스A로 설계되어 순수하며 리니어리티가 높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구사하는 방향을 추구했다. 90년대부터 등장한 앰프라서 시대마다 디자인적인 변화를 가져왔는데, 현재 발매되는 버전은 지난해에 업데이트를 거쳐 RCA 입력 외에 XLR 입력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상판에 설치되어 있던 관을 보호하는 보호망 역할의 메탈 그릴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 것도 눈에 띈다.



테스트에는 별도의 프리앰프 없이 루민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X1을 직결하여 플레이어 겸 프리앰프로 사용하고, 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컨피던스 20을 연결했다. 전원 장치로는 아이소텍의 폴라리스 시리즈 제품을 사용했다.



듣자마자 알 수 있는 모노블록 845의 가장 큰 특징은 투명하고 거대한 사운드 스테이지이다. 하이엔드 앰프답게 투명도와 입체감이 매우 뛰어나며, 좌우로 펼쳐지는 폭과 무대의 전후 깊이감이 굉장히 훌륭하다. 무엇보다 이처럼 특별한 스테이징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매우 훌륭한 S/N감이다. 진공관 앰프임에도 배경 잡음이 대단히 낮아서 적막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뒷 배경을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면에 펼쳐지는 소리의 이벤트들이 매우 선명하고 투명하게 살아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해상도가 높은 대편성 오케스트라 녹음을 들으면, 각각의 악기군들의 분리가 명확히 보이고 악기 주변에 흐르는 공기감, 분리도 같은 요소들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흔히 트랜지스터 계열 앰프들은 이러한 상황이 되면 해상도는 높으나 음색적으로 차갑게 변하거나 고역의 음색이 음량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노블록 845는 전혀 그렇지 않다. 볼륨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들려주는 실키하고 매끄럽게 뻗는 중·고역의 사운드가 사운드 스테이지 위에 더해지며, 이는 모노블록 845의 커다란 무기가 된다. 

대편성이 아닌 바이올린 소나타 내지는 피아노 소나타 같은 소편성 및 실내악 녹음들에서는 어쿠스틱한 클래식 악기들의 목질감을 아주 기분 좋게 살려주며, 음색도 매우 진하고 또렷하게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매끄럽고 부드러운 질감 표현은 변함이 없고, 고역으로 뻗는 사운드의 개방감, 확장성도 뛰어나다. 이 외에도 파라 싱글엔디드 50W 출력의 스피커 구동력도 생각 이상으로 뛰어나서, 트랜지스터 파워 앰프로는 최소 300W 이상급 앰프들이 보여주는 힘에 필적하는 드라이빙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마스터 사운드의 모노블록 845는 현대적 진공관 앰프들이 보여줄 수 있는 광대역의 사운드, 광활한 스테이지, 그리고 싱글엔디드 앰프들이 갖는 순음악적인 따사로움과 부드러움이 더해져 음악을 대단히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면서도 하이엔드 하이파이가 들려주는 오디오적 쾌감의 모든 것을 동시에 안겨준다.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앰프이다(성연진).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2,100만원

실효 출력 50W 사용 진공관 845×2, 6SN7 GT×2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대역 8Hz-80kHz(0dB) 출력 트랜스포머 MastersounD 네거티브 피드백 0dB 로드 임피던스 4-8Ω 크기(WHD) 46×27.5×41.5cm 무게 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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