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1946년, 광복 이듬해에 문을 연 태극당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토박이 빵집이다.
몇 해 전 신창근 창립자의 손자인 신경철 전무, 신혜명 브랜드 전략팀 부장을 주축으로 두번째 세대교체가 이뤄진 이후 태극당은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을 구분하며 또 한번의 전성기를 꾀했다
1950년대부터 출시했던 서울 전병이나 남대문 전병의 바삭하고 고소한 맛, 모나카 아이스크림 속 우유의 풍미 등 태극당을 대표하는 ‘맛’이 지켜내야 할 것이라면, 변화시켜야 할 것은 ‘오래된 동네 빵집’이라는 이미지에서 패션, 문화, 예술 등 동시대 문화 조류를 반영하는 서울 대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동화책 출판사 장차북스와 50년 넘게 태극당의 마스코트 ‘빵 아저씨’를 주제로 만든 동화책이나 브라운 브레스, 수페르가 등 예측 불가능한 컬래버레이션이그 일환이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년간 40회 이상의 마켓에 참여해 젊은 세대에게 태극당의 얼굴을 지속적으로 비춰 새 시대의 태극당을 인식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는 태극당을 알리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보다 유통 라인을 확장해 본격적인 ‘빵 장사’에 돌입해야 할 때이기도 할 터. 이에 신경철은 서울 외 지역으로의 확장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못 박으면서 대신 95년의 역사를 지닌 인사동의 통인가게와 손잡고 새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품의 안정적인 품질 확보도 문제지만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처럼 서울의 대표 제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브랜드의 정통성을 지키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태극당은 3세대를 이어온 가게로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서울의 유산이다. 하지만 그저 오래되기만 한 브랜드가 아닌 ‘재미있고 위트 있는, 클래식하지만 고루하지 않은 빵집’이 되기 위해 애쓴다. 태극당은 그렇게 동시대와 공존할 오래되고 이상한 브랜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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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서울시 중구 동호로24길 7
글 유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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