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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는 가구회사가 아니다

조회수 2020. 2. 13.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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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는 가구회사가 아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가구를 소비자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이케아는 현재 전 세계 나무 생산량의 1%를 소비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브랜드 중 하나다. 그뿐만 아니라 가구란 마음먹고 사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패션처럼 기분에 따라, 트렌디에 맞춰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회사가 스스로 디지털 회사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전등도 팔고, 전구도 팔기 때문이 아니다. 진정한 디지털 생태계를 고민하고 만드는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홈 시스템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다. 과연 어떤 전략과 상품을 가지고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가구 회사의 디지털화란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이케아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엄청난 스케일과 장악력이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전 세계 300개가 넘는 온 ·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현재는 전 세계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무선 충전 기술도 이케아와 스타벅스의 선택에 의해 표준이 정해졌을 정도다. 그런 이케아는 현재 초연결 스마트홈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처음으로 스마트 스피커업체 소노스Sonos와 정식 협업한 스마트 스피커 심포니스크Simfonisk를 출시했다. 소노스는 〈CNET〉를 비롯한 테크 관련 매체로부터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의 스마트 스피커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받을 만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든다. 자체적인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기술도 내재하고 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이케아의 성공은 인공지능 기술보다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 있다. 또한 한 명의 사용자가 여러 대의 스피커를 장소와 상황에 맞게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케아가 소노스를 선택한 이유다. 스마트 스피커가 다른 연동 장치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데이터 수집을 하는 중심 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스마트 스피커로 블라인드부터 높낮이 조절 책상, 스마트 전구 등을 조작할 수 있으며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먼저 제안할 수도 있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상품을 제안하는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이케아가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유용한 자원이 된다.

가구 시장의 첫 번째 변화는 유통을 통한 혁신이었지만, 이제는 디지털을 통한 혁신에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가구를 예측하고 제작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이케아 가구를 구매하는 생산 시스템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케아의 선언은 주거 형태를 파는 토털 스마트홈 솔루션에 내미는 도전장이다. 머지않은 시점, 이케아를 삼성이나 LG 혹은 애플과 비교하는 일을 짐작해본다.


글 이상인(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인공지능 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담당 유다미 기자

온라인 업로드 김진형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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