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3회 그래미어워드 이모저모

조회수 2021. 3. 15. 15:0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그래미 어워드의 결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래미어워드이지만, 음악계 주요 행사인 만큼 수상결과와 주요 모먼트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전 치러진 제 63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 전의 사건들부터 본상 부문 영광의 주인공들, 그리고 주요 모멘트까지 한 번에 만나보겠습니다.


시작도 전부터 논란이었던 The Weeknd의 제로 노미네이트

이번 그래미어워드는 시작도 전부터 그 논란이 꽤나 심했습니다. 사실 2020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가수라면 The Weeknd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Blinding Lights'는 연간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무려 발매 후 1년 동안 빌보드 Top10안에 자리하며 역사상 전례가 없는 롱런 히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그래미에서는 본상과 장르 부문 어떤 카테고리에서도 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제로 노미네이션"이었던 거죠. The Weeknd 본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문제를 제기하며 그래미의 처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 정도 히트 싱글이라면 최소한 노미네이트 정도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후 The Weeknd는 이후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를 멋지게 해내며 그 클래스를 입증하고,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며 그래미에 "빅엿"을 먹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드이니만큼, 그 과정을 불신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 공신력에 자주 의문부호가 붙기는 합니다만, 이번 그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 치러졌다는 점만큼은 분명했습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대감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내 음악팬들의 관심은 그래미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 시상식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로 예고됐던 방탄소년단 때문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그래미어워드 시상자로 올라 H.E.R.에게 베스트 R&B 앨범상을 시상하며 그래미와 처음 연을 맺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RM은 시상에 앞서 "그래미 무대에 오르는 게 꿈이었다"며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다음에 (그래미에) 돌아오겠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지요.


그들은 바로 다음 해인 2020년, Lil Nas X와 'Old Town Road'의 합동무대를 꾸미며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무려 "단독 아티스트"로서 그래미 무대를 꾸민 것이죠. 비록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Lady GaGa와 Ariana Grande에 밀려 수상에 실패했지만, 그룹의 성장세는 매년 그래미마다 계속해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무대는 "역시"였습니다. 서울에서 세트를 차리고 동선을 계속 옮기면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미국 현지까지 감동을 전해준 듯, 진행을 맡은 트레버 노아는 "저렇게 세트를 꾸몄다는 자체만으로도 상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코멘트로 이들의 퍼포먼스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63rd Grammy 주요 부문 수상자들

Best New Artist – Megan Thee Stallion

신인상이라 할 수 있는 "Best New Artist" 부문은 Megan Thee Stallion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는 2020년 한 해 Beyonce와 함께한 'Savage' 리믹스 버전과 본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WAP'을 통해 빌보드 싱글차트 1위까지 오르고, 첫 정규앨범 [Good News]를 발표하며 그 화제성을 이어간 바 있습니다.


이름이 호명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자신이 서야 할 곳도 못 찾을 만큼 "찐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여기가 아니라 저쪽이야"라며 그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Lizzo의 모습 또한 웃음을 전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무대에서는 역시나 프로다웠습니다. 'Body'와 'Savage'를 들려주며 전매특허인 트월킹 댄스로 시상식장의 흥을 최대치로 고조시켰는데요. Cardi B와 함께 꾸민 'WAP' 무대에서는 역시 수위로 인해 일부 가사가 묵음처리가 되었지만, 그 와중에도 정확한 딕션으로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퍼포먼스 도중 Post Malone의 환호하는 표정이 카메라에 담긴 것 또한 볼거리였습니다.


Song of the Year – H.E.R. 'I Can't Breathe'

2020년 미국 사회를 뒤흔든 단 하나의 사건이 있다면, 단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일 겁니다. 인종차별이 기저에 깔린 경찰의 과잉대응은 온 미국을 분노케 했고, 많은 사람들을 시위의 현장으로 이끌었지요.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재점화였습니다.


H.E.R.의 'I Can't Breathe' 역시 2020년의 사회상을 담은 곡입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할 당시 외친 "I Can't Breathe"를 제목 그대로 쓰며 한 해의 중요 이슈를 담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미 측에서 이 곡을 후보에 올리고 시상까지 했다는 것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이런 시대적 의미를 상당부분 신경 쓰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덕분에 H.E.R.은 처음으로 그래미 본상 부문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Album of the Year – Taylor Swift [folklore]

팬데믹 시국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가수, Taylor Swift가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습니다. 격리기간 틀어박혀 아무도 모르게 앨범 준비를 하고, 발매 당일까지도 철통보안을 유지하며 깜짝 앨범을 발표한 것이 2020년 상당한 반응을 얻은 바 있는데요. 게다가, 그 정규앨범이 무려 [folklore]와 [evermore] 두 장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공포의 한 해였을지 모르겠지만, Taylor Swift에게는 창작력에 불을 지핀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후보에 오르고 상을 받은 것은 포크 스타일과 소설적 상상력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folklore]였습니다. 이로서 Taylor Swift는 역대 무려 세 장의 앨범을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가 기록한 다른 두 장의 "그래미 올해의 앨범"은 2010년의 [Fearless], 2016년의 [1989]가 있습니다.


Record of the Year – Billie Eilish 'everything i wanted'

지난 시상식에서 본상 네 개 부문을 모두 쓸어갔던 Billie Eilish가 올해 또 한 번 주요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아시겠지만 Record of the Year 부문은 아트스트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상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송라이팅 외 곡 작업에 이름을 올린 프로듀서와 믹싱/ 마스터링/ 레코딩 관련 엔지니어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부문이지요. 본상 부문에서 유일하게 "녹음" 측면을 주목하는 부문이라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어쨌든, 수상 소감에서 Billie 는 Megan Thee Stallion을 특별히 따로 언급하며 "제가 아니라 당신이 받았어야 했다"며 겸손을 보였습니다. Billie 는 작년 수상 때도 Beyonce에게 영광을 돌리며 겸손의 미덕을 보인 바 있습니다. Z세대의 아이콘은 2021년에도 자신의 능력을, 그리고 문제 없는 자신의 인성(!)을 또 한 번 증명해 보였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