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보는 Justin Bieber의 [Justice]

조회수 2021. 3. 29.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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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가 보이는 또 한 번의 성장

아티스트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흐뭇한 일입니다. 백만대군 안티를 몰고 다니던 사고뭉치는 어느덧 한 명의 걸출한 싱어송라이터로,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어엿하게 성장했습니다. 최근 나온 여섯 번째 정규앨범 [Justice]를 통해서, 우리는 그의 성장을 또 한 번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로 돌아왔을까요? 세 가지 키워드와 함께 살펴봅니다.


사랑

"정의"라는 거창한 키워드의 앨범이지만, 앨범은 그 어느 때보다 Bieber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앨범은 헤일리 비버에 대한 그의 사랑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앨범 발매 전 싱글로 발표했던 진중한 고백송 'Anyone'은 물론이고, 'Deserve You'에서는 "더 노력할 수 있어, 난 네가 필요해, …, 난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라며 헤일리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그 중 압권은 'Unstable'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정한 자신을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는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이보다 잘 담아낸 곡은 없을 겁니다. 어쨌든,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특정 대상(헤일리)을 향한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헤일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으니…

신앙

다 동일한 대상(헤일리)을 향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앙적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의견 역시 존재합니다.


앨범에서 가장 멜로딕한 'Off My Face'를 들어보면 이 역시 헤일리를 향한 러브송으로 보이는데요. "speaking in tongues"라는 가사는 서로의 키스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기독교에서의 방언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중의적 의미를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앨범이 나오기 전에 싱글로 나왔던 'Holy' 역시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상대(헤일리)를 향한 애정을 담기도 했지만, 그 안은 기독교적인 키워드들로 채우며 제목 그래도 홀리한 곡을 만든 바 있죠.


힘든 시기를 지나오며 신앙을 가진 것도 있겠지만, 그의 신앙이 올곧게 유지되는 이유로 팬들은 헤일리의 영향을 꼽기도 합니다. 그 역시 매우 독실한 크리스천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인지 Bieber도 지금은 공연 중 신앙을 간증할 정도로(…) 신앙심 깊은 가수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앞서 'Unstable'에서 짚었던, "불안정한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것에 대한 감사"는 헤일리를 향한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신을 향한 마음을 고백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헤일리와 함께하며 그의 사건사고가 줄어든 것만큼은 분명하니, 팬들 입장에서는 그의 종교적 몰입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네요.

정의

놀라운 점은, 이런 텍스트들을 담은 앨범인데도 제목이 "정의"라는 것입니다. 첫 트랙 '2 Much'에서 맨 처음에 쓰인 목소리도 놀랍습니다. 이것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전 연설 중 육성이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발생하든, 불의는 세상 모든 곳의 정의를 위협한다 (Injustice anywhere is a threat to justice everywhere)".


의아스레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의 인권을 위해 몸바쳤던 운동가이기 때문에, Justin Bieber가 그의 메시지를 전면에 쓰는 것이 어색하게 보이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흑인 커뮤니티에 속하는 R&B 싱어, 혹은 래퍼가 아니기도 하고요.

하지만 마틴 루터 킹은 흑인인권운동가 이전에 목사이자 신학자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흑인인권운동을 펼쳤던 것도 결국 기독교적 가치와 "정의"를 위함이었지요. 이렇게 풀어보면 맥락이 조금 보이기 시작합니다. Bieber가 말하려던 것은 흑인인권운동이라는 협의의 개념이 아닌, 광의의 개념으로서의 "정의"를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는 최근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무언가 많이 잘못된 이 시대에, 우리는 인류 모두를 위한 치유와 정의를 갈망합니다. (중략) 음악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서로 상기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음악은 서로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음악을 만든다고 불의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모두가 이 땅과 서로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우리의 재능과 역할을 다한다면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이 훨씬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혼란한 세상 속, 그가 찾은 정의는 자신의 재능이자 "일"인 음악 안에 있었습니다.

사랑+신앙=Bieber가 말하는 '정의'

결론입니다. 앨범을 분석하며 저는 Bieber가 말하는 자신의 정의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 그리고 신앙 안에 사는 것, 배우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을 자신의 정의라 믿는다면, 이 앨범은 정말 그의 정의에 충실한 앨범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이 읊었던 대사, "영웅은 누구나 될 수 있어. 비록 단순한 것이라도 행동을 한다면…"이 생각이 났습니다. 혼란의 시대이지만,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한다면 그 또한 사회정의에 이바지하는 일일 겁니다. 마치 지금의 Justin Bieber가 세상이 뭐라하든 음악에,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 열중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결론까지 난해했지만, 알고 보면 속 깊은 앨범 [Justic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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