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혐오에 목소리를 내는 팝스타들

조회수 2021. 4. 5. 16:09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누가 누가 있을까

작년에는 #BlackLivesMatter 태그가 전세계로 퍼지더니, 올해는 #StopAsianHate라는 태그가 여기저기로 퍼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애틀란타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으로 인해 네 명의 한국계 미국인과 두 명의 중국계 미국인이 사망한 것이 그 발단입니다. 암암리에 다뤄지던 아시아계 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지요.

사건 초기, 현지 경찰은 가해자가 성 중독 상태임을 언급하며 "혐오범죄로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 여론의 대다수는 이 사건을 "아시아인 증오범죄"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지의 한인사회 역시 명백한 혐오범죄임에도 미국의 사법당국과 언론이 이를 덮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은 늘 있어왔던 문제입니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으로부터 터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 들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는 아시아인을 찍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로 퍼지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문제가 된 만큼, 팝스타들도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Megan Thee Stallion은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May Lee와 연대하여 5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화로 5천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그와 연대한 May Lee는 한국계 미국인 2세로, 한국계 최초로 CNN 여성 앵커로 활동한 입지전적인 언론인입니다. 지금은 미국의 아시아인들에 대한 내용을 주로 취재하면서 인권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자신이 일본계 혈통이기도 한 싱어송라이터 Jhene Aiko는 이 소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Hate is A VIRUS."라는 이미지와 함께 자신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조상의 후손임을 밝히며 사람들의 연대를 독려했지요.


사실 Jhene Aiko는 혈통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어머니는 스페인, 도미니카, 일본계이고, 아버지는 아메리카 원주민, 아프리카계 미국인, 독일계 미국인 및 유대인계 핏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중에서도 일본계 혈통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많이 드러내 왔습니다. 몸에도 동양적 색채가 짙은 타투들을 다수 갖고 있기도 하고요. (※이전에 어깨에 있던 욱일기 타투는 현재 용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Pharrell Williams와 John Legend 역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뮤지션들입니다. Pharrell은 트위터에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어젯밤 테러로 또 무고한 목숨을 잃었어요. 아시아인 형제 자매를 보호해야 합니다."라고 썼고, John Legend는 "정말 끔찍해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보냅니다. 미국은 아시아계 미국인 형제자매를 향한 위협의 증가를 생각해야 해요."라고 썼습니다.


특히 Pharrell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과거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Get Lucky'의 떼창에 감격에 겨운 듯 가슴을 부여잡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는데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방문하고, 제니와 G-DRAGON 등 국내 아티스트들과 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John Legend가 늘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사랑"입니다. 그가 부르는 사랑에 대한 노래들은 연인간의 뜨거운 사랑이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인류애"를 담고 있기도 하지요.


그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할 때, 영어로 수상소감을 말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트위터리안을 꼬집어서 참교육(!)을 시전한 전력 또한 갖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극단주의와는 선을 긋는 스탠스를 보이는 온화한 아티스트인 만큼, 이번 발언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본업을 잠시 쉬고 패션/뷰티 사업에 매진 중인 Rihanna는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어제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일은 잔인하고, 비극적이며, 결코 고립된 사건이 아닙니다. AAPI 증오는 만연해 왔고, 그건 역겨워요. 나는 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가슴이 아픕니다. 제 마음은 희생자들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습니다. 증오는 멈춰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Rihanna 본인이 이전에 아시아인 인종차별 관련으로 잡음이 있었다는 겁니다. 다만 시간이 흐를 만큼 흘렀고, Rihanna 본인도 패션브랜드의 수익을 아시아인을 위해 기부하는 등 변화가 많았던 만큼, 이제는 보다 성숙한 의식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글의 주제를 "팝스타"로 한정했기에 넣어도 좋을지 고민했지만, 역시 넣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팝스타"가 맞기도 하고요. 방탄소년단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분노한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습니다. 멤버들 스스로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당했던 차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진정성이 있는 목소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를 오피셜하게 공표한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의 결정 역시 대단하고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모이고 모인다면 분명 이 상황이 점차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아티스트들 역시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일 테고요. 아무쪼록 이 시국이 평화롭게 지나가기를, 더 이상의 혐오가 번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