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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강남역 하늘로 부친 데이터저널리즘 ①

조회수 2018. 5. 18. 12: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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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살인사건 추모 : #최다등장 #당사자 #혐오
강남역 추모 쪽지 2618건 데이터베이스화

2년 전 오늘, 강남역 10번 출구가 '포스트잇'으로 뒤덮였습니다.


그 때의 강남역은 뜨거웠습니다. 2016년 5월 17일 새벽, 국내 최다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이 곳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스물세 살 여대생이 숨졌습니다. 성난 여성과 불안한 시민이 이 곳으로 모여들었습니다. 5000여 장(추정치)이 넘는 메모가 강남역 10번 출구를 뒤덮었습니다. 전국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사회 현상이었습니다. 쪽지엔 저마다의 분노와 원망, 반성과 미안함이 빼곡했습니다. 여성 혐오 논란과 약자 상대 폭력, 남녀 공용화장실 안전, 정신질환자 관리 등 방치됐던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렸습니다.


사건 발생 2년을 맞아 '강남역 추모 메모'를 다시 꺼내봅니다. 뉴스래빗은 사건 당시 현장에 붙어 있던 메모 2618건을 전부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해 공개했습니다. 강남역 추모 메모는 시민의 자발적 의견이 현장에 다량, 실시간 기록된 최초 사례로 데이터저널리즘적 가치가 큽니다.

2018년,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를 맞아 우리 사회를 되돌아봅니다. 뉴스래빗이 수집한 2618건 메모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고, 그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던졌을까요. 


뜨거운 공론장으로 부상했던 2년 전 5월, 강남역으로 다시 가보시죠.


#최다_등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추모 쪽지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빌다(1084회)', '명복(1069회)', '고인(1021회)', '삼가(847회)'입니다. 모두 4021회로 형태소 모집단 3만7898개 중 10.58%을 차지했죠.


많은 시민은 비판과 문제 제기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근조 문장으로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다만 다른 사건사고 애도와 차별화하는 표현은 아니어서 데이터적 함의는 크지 않습니다.


#참여자_혹은_당사자
여자 혹은 여성

'빌다', '명복', '고인', '삼가'에 이어 많이 등장한 단어는 '여자(480회)'와 '여성(476회)'입니다. 여성과 여자를 같은 의미로 보면 956회에 달합니다. 여성이 이번 추모 참여자의 대다수이고, 사건의 피해를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 시각에서 바라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남자(190회)', '남성(57회)' 등장 횟수의 약 5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여성'이 포함된 메모에는 피살 이유가 '여성이라서'라는 점이 다수 언급됐습니다. 여성 각자가 겪은 치안 불안 경험을 공유하며 여성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죠.


#혐오
'0.63%' 논란 비해 적었다

이어 '미안(429회)', '세상(297회)', '당신(295회)', '살아남다(290회)', '살다(280회)', '행복(245회)', '혐오(241회)'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던 '여성 혐오'는 실제 빈도수가 높지 않았습니다. '여성 혐오'가 직접 언급된 메모는 최대 241개로 전체의 0.63%에 불과했습니다.


다만 '여성 혐오' 키워드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노린 혐오 범죄라는 주장과, 여성 혐오와 무관한 '묻지마 살인'이라는 논리의 메모도 존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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