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해자, 말문을 열다

조회수 2018. 9. 28. 18: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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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저 여자 찾아내서 죽여라'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극심한 2차 가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화제가 됐던 
'곰탕집 성추행 사건' 기억하시죠?

작년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으로
가해자 A씨는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에 A씨의 아내는 
재판부가 정확한 증거도 없이
피해자 말만 듣고서
남편을 성추행범으로 몰았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글을 써 
이 사건이 주목 받았는데요  
최근 당시 상황이 담긴
추가 CCTV가 공개되면서
'스쳤다' VS '아니다'
논쟁은 더욱 커진 상황

정확한 증거도 없는데
피해자 여성의 말만 듣고 
6개월 실형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는
다음 달 27일
'곰탕집 성추행 판결'에 반발하는 
집회를 연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법 판결에 대한
성별 논쟁으로까지 번지며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데요 

그동안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피해자 여성 B씨

미디어오늘이

직접 피해자 여성 B씨를 만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피해자 B씨가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는

바로 극심한 '2차 가해'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미디어오늘
'곰탕집 성추행' 피해자에 관련해 달린 댓글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B씨는
모자이크가 안 된 CCTV 영상이 
여기저기 떠돌고, 

가해자 입장에 맞춰진
여론 속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성적 모욕과

비난으로 인한 2차 가해로 
극도의 공포감과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는데요


다음은 피해자 B씨와 나눈
인터뷰 내용입니다 

Q.

인터뷰에 나선 이유는?

A.

2차 가해가 지나쳐 나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 모두 끔찍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와 내 지인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도 되지 않은 CCTV영상이 하루에도 수십 번 언론에 공개됐고 기사 댓글엔 ‘꽃뱀’부터 성적 모욕,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수두룩했다.

지금 이런 상황이 너무 무섭고 끔찍해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그 곰탕집에 가지 말걸’, 별별 생각을 다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사가 나오고 사건이 점점 이슈가 되며 내 입장을 밝히고 2차 가해에 대응도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Q.

청원글이 올라온 뒤 어떤 생각들을 했나

A.

청원글이 올라오고 며칠 만에 내 모든 일상이 무너졌다. 가해남성의 아내가 쓴 글은 사실관계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글이었다. 10개월 동안 그 사건을 모르다가 남편이 구속된 걸 법원에서 통보 받고 찾아가 남편에게만 들은 주관적 얘기를 마치 사실처럼 올린 것 같다. 그런데 언론은 그걸 가져다가 ‘성추행으로 징역6개월’, 피해자 천만 원 요구’와 같은 자극적 제목을 붙여 기사 쓰고 사람들은 거기에 댓글을 달았다. 언론이 무책임하게 기사 쓰고, 모자이크 처리도 안된 범행 현장 CCTV영상을 올리고 유무죄 여부를 멋대로 판단하고 있다. 여론이 가해자 입장에만 중심이 맞춰져 있다고 느꼈다.


다행히도 내 증언을 뒷받침을 해줄 CCTV와 같은 정황 증거들이 있었고 경찰과 검찰의 조사, 사법부의 재판 절차를 거쳐 10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글로 인해 실제 사실관계와 조사과정은 무시됐고 제3자들이 사건을 판결하고 나를 ‘꽃뱀’ 또는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10개월이나 되는 재판도 힘들었지만 처음 2차 가해가 시작된 뒤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한없이 무너졌다. 나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받는 게 제일 힘들다. 

Q.

다시 한 번 당시 현장상황을 설명해 달라

A.

그날은 친구 결혼식이었고 곰탕집은 피로연 2차 장소였다. 나는 그날 그 곰탕집에 처음 갔다. 우리 일행이 10명 정도 돼 카운터 맞은편 방으로 자리를 잡았고 음식이 막 나왔을 때 나는 화장실을 가려고 방을 나왔다. 화장실을 다녀 돌아오는 길에 가해자 일행이 카운터 앞에 서 있는걸 보고 몸을 옆으로 틀어서 방문(미닫이)앞에 섰을 때 그 남자가 내 엉덩이를 만졌다.

순간 너무 불쾌했고 화가 나서 바로 돌아서서 왜 만지냐고 항의했다. 그랬더니 남자가 화를 내듯 ‘저요? 제가요?’라며 내 쪽으로 다가왔고 그 모습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둘이 그렇게 큰소리가 나면서 그 남자 일행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고 나와 그 남자 쪽으로 다가 오면서 동그랗게 나를 둘러싼 모양이 됐다. 그때 마침 담배를 피러 나오던 내 일행이 나를 발견해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싸움으로 번지게 된 것이다. 싸움이 커지면서 가게 종업원 또는 손님 중 누군가 신고했다. 지구대가 출동 하면서 가게 밖으로 모두 나와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데 가해남성이 없었다. 사건에 관련된 모두가 지구대에 가서 한 시간 남짓 진술하고 조서를 쓰고 집으로 귀가할 때쯤에야 나타났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모두가 내말을 들어줄 거라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내 입장을 밝히고 싶었고 그래야 했다. 나도 가족이 있고 일도 있다. 현장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나로 인해 오해 받고 댓글 공격을 받는 것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사건 발생 처음부터, 내가 원했던 것은 딱 한가지뿐이다. 사과.  

당신이 한 일을 인정하고 사과해라. 그 이후에 합의든 뭐든 이야기 하자는 것이다. 현장에서 바로 사과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가 원한 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그것뿐이다.


더욱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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