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세월호 취재했던 기자들이 말합니다 "죄송합니다"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을 포함해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요.
당시 수많은 언론사들이
전남 진도로 내려가 취재를 했습니다.
이때 한국 언론은
세월호 유가족에 배려없는 보도,
박근혜 정부를 비호하는 보도 등으로
많은 국민이 언론에 실망 했는데요.
당시 기자들은 쓰레기와 기자를 합친
‘기레기’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5년 후,
기레기라 욕먹던 기자들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일종의 반성문을 내놨는데요.
지난 14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세월호 참사 때
언론 보도를 비판하고
자사 보도도 반성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J는 세월호 참사 때 오보,
박근혜 정부를 감싸는 보도,
유가족에 악의적 보도,
고(故) 유병언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와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로 시선을 돌리는
보도 등을 비판했는데요.
이날 방송에서는 MBC와 함께
‘전원 구조’ 오보 등을 보도한
자사 비판도 빠지지 않았는데요.
패널로 참석한
고 유예은양 아버지 유경근씨는
“저희 가족들이 집중 비난하고 비판한 게
KBS와 MBC였다”라며
“저희 또래 대부분은
그동안 KBS가 가장 정확히
보도하는 방송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J는 세월호 참사 관련 잘못된 보도 예로
△KBS·MBC ‘전원 구조’ 오보
△참사 당일 육해공군이 총동원됐다는 오보
△승객들의 ‘해경 구조 소홀’ 주장을 누락한 KBS 보도
△당시 대통령 박근혜의 구조 독려 띄운 보도
△민간잠수부 사망을 유가족 탓으로 돌린 MBC 보도
△채널A의 ‘유대균, 소심한 목소리로 뼈 없는 치킨 주문’
단독보도 등을 꼽았는데요.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언론이 정부 발표
받아쓰기 하면서 문제가 됐다.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이런 속보를 내보냈는데
국민보다 정부나 정치세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죠.
세월호 참사 때
현장취재했던 강나루 KBS 기자는
“당시 4년차 기자였는데
현장에서 전체를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지시에 따라 빨리 취재하고
기사 처리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막상 나간 리포트를 보면
처음 취재할 때 방향과 달랐다”며
“절망감과 자괴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왔고
반성하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강 기자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취재 이후
같은 해 5월 KBS 사내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리고,
길환영 당시 KBS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조합원 총회에서
자사 보도를 반성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채널A 기자로
세월호 현장을 취재하다가 퇴사한
이명선 셜록 기자는
다시 국가적 참사가 일어난다고 해도
언론의 비윤리적 행태는
반복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유경근씨에게
“사과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유씨는
“진짜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계속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용기 내는 분들만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신다”고 말했죠.
강나루 KBS 기자는 “아직 KBS에
대형 참사에 대응하는 근육이
붙지 않았다”며
“반성만 반복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잘 취재해
결과물로 말씀드리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했는데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위로보다
박근혜 정권 비호에 앞장섰던
언론의 불편한 민낯.
대한민국 언론이
‘기레기’란 오명을 벗고 싶다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더 보여줘야 할 때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