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는 칼럼에 '살인마 전두환' 8행시를 어떻게 숨겼을까
대한민국 정치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신군부 세력의 퇴진과
계엄령 철폐를 요구했던
광주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시민들을 희생시킨
전두환 씨.
한국일보 기자가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칼럼에 숨겨놓았던 메시지가
독자들에 의해 밝혀져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고찬유 한국일보
자카르타 특파원은
지난 5월20일자
기자협회보에 실린
글로벌리포트
‘인도네시아에도
5월 광주가 있다’ 칼럼에서
1965년 인도네시아의 대학살을 다룬
영화 ‘액트 오브 킬링
(Act of killing)’를 소개하며
“영화 내용을 곱씹을수록
1980년 광주가 떠올랐다”고
적었는데요.
그는 칼럼에서
“학살의 최고 책임자이자
32년간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아래 사진) 역시
한마디 사과 없이
2008년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고찬유 특파원은
인도네시아 학살의 생존자들이
지금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들이 지난해 5월
광주인권상 특별상을 받았다며
“인도네시아는 민주화의 여정에서
동병상련의 나라다.
광주인권상
최다 수상 국가이기도 하다”,
“광주의 진실을 부정하고
책임을 외면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우리의 현실이 부끄럽긴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연대와 배움을 바란다”고 밝혔죠.
고찬유 특파원이 쓴 칼럼은
8개 문단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 문단의 첫 번째 글자를 이어보면
“살.인.마.전.두.환.처.단”
이라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이 ‘숨은 메시지’를 찾아낸 독자들이
SNS에서 해당 칼럼을 공유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죠.
미디어오늘이
이 칼럼을 쓴
고찬유 특파원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고 특파원은
“올해가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이고,
전두환씨를 향해
많은 단체들이 원하고 외쳤던 게
저 문구였다”며
“글로벌리포트 취지에 맞게
인도네시아 대학살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싶었는데
광주와 연결되어 있고,
저 문구를 칼럼에 녹이고 싶은 마음에
아는 사람만 알도록 썼다”고 밝혔습니다.
고찬유 한국일보 특파원은 과거에도
비슷한 메시지를
칼럼에 담아내는
묵직한 이합체시(일명 ‘세로드립’)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요.
그는 2018년 5월 사회부 차장 시절
‘조양호 일가를 위한
아내의 기도’라는 칼럼을 썼는데요.
당시 칼럼의 10개 문단
첫 글자를 모으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보입니다.
“살.인.마.전.두.환.엄.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