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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 어렵지 않아요

조회수 2020. 2. 18. 10: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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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다도에 취해야 하는 이유.

‘다도’라는 말에는 보이지 않는 문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배우지 않고는 즐길 수 없는 어떤 것. 그러나 여러 차실을 돌아보며 느낀 건, 차(茶)는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면서도 멋스러운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중요한 건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인류와 함께해온 가장 오래된 음료인 차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죠. 그저 훌훌 마시는 기호음료일 수도, 역사와 문화가 담긴 유물이기도, 종교 혹은 명상처럼 정신적 물질이기도 한 유일한 음료가 아닐까 합니다.” 어렵게 접근하면 끝도 없이 어렵지만 즐기고자 하면 얼마든 즐거운 것이 바로 차라고, 산수화티하우스 정혜주 대표는 말한다.

한국, 일본, 중국의 상이한 차 문화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강박도 문턱을 높이는 요소일 것이다. “흔히 차 내리는 행위(행다법)를 다도와 혼용하지만 한국은 ‘다례(茶禮)’, 중국은 ‘다예(多藝)’, 그리고 일본은 ‘다도(茶道)’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한자가 다른 만큼 이를 가리키는 정신 또한 매우 다른데, 한국의 다례는 차례와 같은 말인 만큼 예의와 깊은 연관이 있어요. 중국의 다예는 ‘재주 예’한자를 쓰는 만큼 행다법과 차 맛 또한 화려하죠. 일본의 다도는 정신 수양과 깊은 관련이 있어 차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정해질 만큼 의식화된 엄격한 규칙이 있습니다.” 셰프이자 차 전문가 이새봄은 귀띔한다. 삼국의 행다법을 구분할 필요는 있지만, 초심자라면 한중일 차 문화 중 취향과 수준에 맞게 적절히 즐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좋은 차를 구별하는 섬세한 미각과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면 좋은 다구를 일상에 들여 차회의 재미를 높이는 것도 좋다. 무수한 차 이름 앞에서 까막눈이 되는 ‘차알못’이라면 어떤 차를 선택해야 할까? 유어예 박혜림 대표는 자극적 식습관을 즐기는 남성에게 막힌 대사를 원활히 해주는 보이차를 꾸준히 마실 것을 권한다. 다구를 갖추는 것이 번거롭다면 텀블러에 우린 차를 담아 휴대하는 것으로 시작해도 괜찮다. 동아시아의 차를 소개하는 맥파이앤타이거 김세미 대표는 미각이 섬세한 이에게는 화려함 ・ 달콤함 ・ 화사함을 지닌 보이생차와 백차를, 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묵직한 목향을 느낄 수 있는 보이숙차를 추천한다. 산수화티하우스 정혜주 대표는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중후한 향과 그윽한 난향이 좋은 기문홍차를, 이 계절에는 묵직하고 예리하게 향이 올라오는 무이암차를 남성에게 제안한다. 눈이 내리는 날에는 유난히 진하게 느껴지는 차향에 맘껏 취해보자.

말차의 시간

1 고동색 다관 진안 옹기장 이현배.
2, 3, 4 사발과 말차를 치는 용도의 다완 권대섭 작가.

잎차의 시간

5 다관 뚜껑을 올려놓는 용도의 개반 이세용 도예.
6 발효차를 우릴때 사용하는 자사호 이세용 도예.
7 직사각 백자 세트 이택수 작가.
8 호랑이 백자 접시 이세용 도예.
9 잎차를 담는 항아리인 차호 이세용 도예.
10, 11, 12 이슬잔과 그 아래 놓인 차탁 이세용 도예.

지금 주목할 차실

독특한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세 곳.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클래스 공지, 팝업 행사 등을 발 빠르게 체크할 수 있다.

맥파이앤타이거

일상에서 차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티 스토어. 아직 공식적인 오프라인 다실은 없지만,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연남동의 연남방앗간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다양한 차를 비롯해 티 칵테일, 밀크티, 차와 어울리는 과자를 맛볼 수 있다. 차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magpie.and.tiger

산수화티하우스

차를 통한 생활의 예술화, 예술의 생활화를 꿈꾸는 산수화티하우스는 엄선한 질 좋은 차와 다구를 갖췄다. 허브차나 가향차가 아닌 오직 찻잎만을 이용한 다양한 차를 다루기에 차 본연의 맛과 향을 일깨울 수 있다. 최근에는 차와 닮은 점이 많은 내추럴 와인도 선보이며 깨진 도자기 수리 워크숍, 티 클래스도 진행한다. @sansuhwatea

유어예

천광요 백자를 전시하는 공간이자 다실로,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천광요 작품에 가장 최선의 것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데, 절기마다 다회를 열기도 하지만 신년엔 새해를 맞이하는 찻자리를 자주 마련한다. 시작 혹은 마무리 차로 말차를 나누는데, 말차 한 잔으로 봄의 싱그러움을 한발 앞서 만끽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yuaye_tea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사진 홍지은 스타일링 & 도움말 이새봄 어시스턴트 이유진 장소 협조 박여숙화랑 수수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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