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본능 일깨우는 패션 브랜드의 캐릭터 협업 소식 4

조회수 2021. 4. 13. 10: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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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하우스들이 초대하는 귀여운 만화 속 캐릭터의 세계.

취향에는 힘이 있다. 그 취향이 비록 극소수의 것일지라도, 취향이 같은 이들은 자연스레 유대감을 느껴 어느새 하나가 되곤 한다. 최근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패션계 풍경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일 테다. 단절된 팬데믹 상황 속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던 하우스들이 폭넓은 소통을 위해 관심을 두지 않던 캐릭터 디자인에 서서히 눈을 돌렸다. 낯선 변화를 마주한 대중은 처음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곧 마음 깊은 곳 ‘덕후 본능’을 꺼내 연이은 브랜드의 캐릭터 협업 컬렉션 소식을 반기기 시작했다. 어릴 적 감성에 심취한 사람들 덕분에 우울감에 빠진 전 세계 분위기는 점차 활기를 되찾았다. 캐릭터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까지 생겨 서로 취향을 묻고 답하며 추억을 나누는 흥미로운 교류의 장이 열리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패션계 캐릭터 열풍의 선두에 자리한 건 단연 루이 비통과 구찌다. 이미 몇 해 전 게임 속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캠페인 모델로 내세워 하위문화라 여기던 장르를 하이패션과 꾸준히 접목해온 루이 비통은 2021년 S/S 남성 컬렉션에서 ‘LV 프렌즈’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였다. 남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질 아블로는 각기 다른 색을 지닌 기다란 팔다리의 LV 프렌즈를 여러 아이템의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컬렉션 전체에 팝아트적 면모를 더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구찌×디즈니 컬렉션을 출시한 구찌는 도널드덕과 그의 조카들 캐릭터를 프린트한 각종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올해에는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캐릭터 도라에몽과 협업한 컬렉션을 통해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얼마 전 보이 그룹 엑소의 멤버 카이가 좋아하는 테디 베어를 모티브로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카이×구찌 캡슐 컬렉션을 런칭하고,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협업해 게임 <포켓몬고>의 아바타 전용 룩을 제작하는 등 분야를 넘나들며 재미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한편, 하우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특정 캐릭터에 투영해 좀 더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사례도 있다. 로에베가 스튜디오 지브리와 손잡고 완성한 로에베×이웃집 토토로 컬렉션은 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캐릭터를 주요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숲의 정령 토토로와 그의 친구들 의상·액세서리에 핸드프린트 기법으로 그려 공예·장인정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과 인류 간 조화를 다시금 강조했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50주년 에디션 역시 우주비행사를 향한 브랜드의 뜻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1970년 오메가는 아폴로 13호 미션에 참여한 우주비행사의 무사 귀환에 공헌해 나사(NASA)로부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영광을 되새기는 50주년 기념 모델인 이 시계에는 우주복을 입은 스누피 그림 다이얼과 달을 향해 탐사를 떠나는 앙증맞은 스누피의 모습을 구현한 백케이스를 장착했다. ‘키덜트’ 취향의 캐릭터를 보고 철이 없다고 해도 좋다. 취향 존중의 현대 문화를 반영한 아기자기한 매력의 캐릭터 디자인은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순수함을 일깨워 누구든 유년 시절의 자신과 즐겁게 재회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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