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를 싫어하는 고양이도 있다

조회수 2020. 2. 14.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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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otolia(이하)

[노트펫] 어떻게 생각하면 강아지 배변 문제보다도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 고양이 배변/배뇨에 관한 문제, 집사님들 사이에서 "화장실 테러" 또는 "오줌 테러"라고 불리는 행동 문제입니다.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 볼일을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로 대표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느 정도 순서가 정해져 있으면서도 명쾌하지는 않은 대답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고양이 마릿수에 비해) 화장실의 개수가 충분한가요? 


화장실의 위치나 형태가 부적절한지 확인해 보셨나요? 


평소에 충분히 화장실 청소를 해 주시나요? 


모래를 바꿔 보셨나요? 등등... 말이죠.

강아지나 고양이나 이상 행동은 수없이 많은 원인, 혹은 원인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고 해결을 위해서는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명쾌한 단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하나씩 이유를 제거해 나가는 접근법을 권하게 됩니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끝내 고양이가 만족하는 환경을 제공해 주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면서 애매한 답변을 늘어놓는 걸까요?


고양이는 생태적 본능이 비교적 강한 반려동물이고, 야생 상태에서 흙에 자신의 배설물을 묻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장실 문제가 모래와 관련이 있는 경우 흙과 가장 가까운 재질인 벤토나이트를 우선 제공해 보라는 조언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화장실에 모래가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별난 고양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고양이의 화장실에 배변 패드를 놓았더니 화장실 테러가 해결되었다는 한 집사님의 글이 지난주에 한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3마리 반려묘를 기르는 이 집사님은 지난 몇 개월간 화장실 모래는 물론이고 화장실의 형태, 청소 주기를 바꿔주는 등 숱한 노력에도 고쳐지지 않던 화장실 테러가 배변 패드를 찢어서 사용함으로써 극적으로 해결되었다는 경험을 공유하셨는데요. 

당황스럽지만, 이걸로 만족해하시는 경우도 있더군요… (출처 : https://cafe.naver.com/ilovecat/5850644)

댓글로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즉, 모래를 싫어하고 평판형이나 제올라이트 등 다른 유형의 화장실을 선호하는 고양이 집사님들의 이야기가 이어졌죠.


사료에 대한 기호성도 그렇지만, 화장실에 대한 냥님들의 취향과 개묘차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확률적으로' 고양이는 벤토나이트를 편안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고양이도 일부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라고 한들, 어떤 한 마리 고양이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집사님들의 '노오오오오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처럼 고양이 취향 맞추기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냥이가 잘 싸주기만 한다면 그간의 노력을 헛되다고 생각하는 분은 못 본 것 같습니다. 갖은 노력 끝에 문제 해결에 성공했다는 집사님들의 게시물을 발견하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의 건승을 저도 모르게 빌게 됩니다.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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