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입주 앞두고 신고가 '11억' 찍은 가재울뉴타운 가봤더니..

조회수 2019. 11. 28. 16: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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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에서 차를 타고 10분 남짓 달렸을까. 경의중앙선 가좌역 인근에서 좌회전을 하자 고층 아파트촌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모래내시장 너머로 우뚝 솟은 타워 크레인이 들어선 공사 현장도 눈에 들어온다. 가좌삼거리를 지나 가재울사거리에 다다르자 입주를 앞두고 펜스가 둘러진 아파트 단지 앞에서 도로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초겨울 추위가 불어닥친 11월 20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의 모습이다. 구불구불 좁은 길을 따라 다닥다닥 모여있던 낡은 주택과 상가 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선 신흥 주거지로 모습이 바뀌었다. 한마디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선정된 가재울뉴타운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 일대 100만㎡에 달하는 면적에 2만여 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 서부권에서는 신길뉴타운과 함께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뉴타운 지정 15년이 지나 사업 단계는 막바지다. 전체 9개 구역 중에서 7·8구역을 제외하면 이미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공사 중이다.


1~4구역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DMC아이파크’ ‘DMC센트레빌’ ‘DMC래미안e편한세상’ ‘DMC파크뷰자이’ 등 8400여 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했다.


5·6구역은 입주가 임박했다. 5구역 ‘래미안DMC루센티아’(997가구)는 내년 2월, 6구역 ‘DMC에코자이’(1047가구)는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7구역은 조합설립 추진, 8구역은 관리처분인가 단계다. 9구역에서는 ‘DMC금호리첸시아’가 11월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직주근접, 교육여건 갖춘 새 아파트

가재울뉴타운은 IT·미디어 단지인 상암DMC를 비롯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마포·여의도 등과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연남동의 핫 플레이스인 ‘연트럴파크’와 홍대상권 등 마포구 생활권도 공유할 수 있다.


주거환경도 쾌적한 편이다. 뉴타운 주변으로 생태하천인 홍제천이 흐르고 수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난지한강공원 등도 가깝다.


교통은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수색로, 성산로 등이 인접해 차량으로 서울 도심을 오갈 수 있다. 버스 노선도 다양해 버스를 타고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수월하다. 경의중앙선 가좌역과 지하철 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게 단점으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입주 초기만해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DMC아이파크(362가구)와 DMC센트레빌(473가구)이 입주한 2009~2010년에는 경의중앙선 가좌역은 개통 전이었다. 주변 환경도 크게 바뀌지 않았을 때다. 지하철 이용이 불편하고 단지 규모도 적어 뉴타운임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이후 2012년과 2015년에 DMC래미안e편한세상(3293가구)과 DMC파크뷰자이(4300가구) 등 랜드마크 대단지가 입주하면서 서울 서부권을 대표하는 뉴타운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가재울뉴타운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6년 혁신학교인 ‘가재울초’가 개교하면서부터다. 가재울초는 서울 최대 규모의 도시형 혁신학교로 초등생 자녀를 둔 30~40대 학부모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특히 가재울초로 배정받는 DMC파크뷰자이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로 떠올랐다.


가재울중·고를 비롯해 가재울뉴타운 인근에는 연가초·연희중·명지고 등 10여 개의 초·중·고교가 밀집해 있다.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 대학가도 가깝다.

2014년 경의중앙선 가좌역 개통으로 교통 접근성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가좌역을 걸어서 가기에는 거리가 꽤 된다. DMC파크뷰자이 1단지와 4단지, DMC래미안e편한세상 1단지, 삼성래미안2차 정도에서 가좌역을 도보로 이용하기 수월하다. 역세권 프리미엄보다 학군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몸값 뛴 가재울뉴타운, 전용 84㎡ 11억4000만원에 실거래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주목 받으면서 가재울뉴타운 몸값은 상승세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자료를 살펴보면 가재울뉴타운이 자리잡은 서대문구 남가좌동 아파트의 3.3㎡당 평균가격은 2019년 11월 기준 2462만원. 2016년 11월 1785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새 27.5%가량 상승했다.


새 아파트 가격도 뛰었다. 가재울뉴타운 대장주로 꼽히는 DMC파크뷰자이는 2013년 분양 당시만 해도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던 단지다. 2015년 10월 입주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 상승세와 맞물려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가격 조정을 받다가 올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고점을 회복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9억원 아래에서 머물던 실거래가가 최근 11억원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DMC파크뷰자이 1단지(9층)는 지난 9월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데 이어 11월 11일에는 29층 매물이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가재울 소나무공인중개사사무소 오순덕 대표는 “최근 DMC파크뷰자이가 11억4000만원에 실거래된이후 10억원 이하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DMC래미안e편한세상도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월에 팔린 전용면적 84㎡ 3층 실거래가는 9억6000만원이다.

입주가 임박한 DMC에코자이와 래미안DMC루센티아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9억원 후반대에 거래됐다.


오 대표는 “12월 입주하는 DMC에코자이는 전용면적 59㎡ 8억5000만~8억8000만원, 84㎡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물이 소진됐다”며 “일반분양분은 전매제한에 묶여 조합원 입주권만 거래 가능한데 일반분양 물량보다 조합원 물량이 적기 때문에 매물 자체가 귀해 전월세 매물도 적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입주한 지 10년 정도 된 DMC아이파크와 DMC센트레빌은 새 아파트와 비교하면 2억원가량 저렴한 수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시세를 살펴보면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매매가격이 7억7000만원 정도다.


막바지 입주를 앞둔 가재울뉴타운에는 이달 분양도 이어진다. 모래내시장과 서중시장 부지 주변 9구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DMC금호리첸시아’가 일반분양에 나선다. 전체 450가구 중 일반분양은 266가구. 분양가는 3.3㎡당 2100만원대로 책정됐다. 주변 시세대비 3.3㎡당 400만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5억원대, 74㎡ 6억원대, 84㎡ 7억원대 초반이다.


이날 DMC금호리첸시아 견본주택에서 만난 금호산업 이우진 분양소장은 “가재울뉴타운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인데다 경의중앙선 가좌역 역세권 입지여서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북횡단선·서부선 수혜지역, 개통 시기는 미지수

가재울뉴타운은 교통호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전철 서부선과 강북횡단선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올 2월 발표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는 강북횡단선, 서부선, 서부선 남부연장선, 신림선 북부연장선, 우이신설 연장선, 4호선 급행화 노선, 5호선 직결화 노선, 난곡선, 면목선, 목동선 등 10개 도시철도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부선은 서울대입구역부터 노량진과 여의도, 신촌, 명지대를 거쳐 새절역을 연결하는 총 16.15㎞ 노선이다. 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와 서대문구, 은평구 등 서울 서북부 지역의 교통환경을 개선하고자 계획됐다. 2026년 개통을 목표로 KDI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민자적격성조사를 받는 중이지만 2년째 표류 상태다.


강북횡단선은 목동에서 청량리까지 동서로 25.72㎞를 잇는 경전철 사업이다. 목동, DMC, 가재울뉴타운, 명지대, 서대문구청앞, 홍제, 평창동, 국민대, 정릉, 길음, 종암, 월곡, 청량리 등을 경유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의회 통과 후 국토교통부 승인 요청 중으로 2021년 착공이 목표다.


강북횡단선은 11월 8일 열린 강북횡단선 조기추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박원순 시장이 조기 착공을 촉구했으나 국토부 승인, 예비타당성 조사 등 거쳐야 할 사업절차가 많이 남아 있어 언제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부선과 강북횡단선은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줄 호재다. 하지만 계획 초기단계로 개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


교통 여건만 놓고보면 인근 수색증산뉴타운이 우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색증산뉴타운에서는 지하철 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수색역, 6호선 증산역 3곳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수색뉴타운은 은평구 수색동과 증산동 일원 79만㎡ 부지에 조성된다. 당초 수색1~14구역, 증산 1~6구역 20개이던 구역은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정비구역 해제 수순을 밟은 곳이 적지 않다.


사업의 걸림돌이었던 수색변전소 지하화 사업이 수색역세권 개발과 통합 추진되면서 뉴타운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7년 6월 수색4구역 ‘DMC롯데캐슬더퍼스트’, 2018년 12월 수색9구역 ‘DMC SKIEW’ 일반분양도 흥행에 성공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증산2구역, 수색6구역, 수색7구역, 수색13구역 등 1500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3개 역을 이용 가능한 트리플역세권 입지로 수색증산뉴타운 대장주 자리를 꿰찬 증산2구역 전용면적 84㎡ 입주권 가격이 DMC파크뷰자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산2구역의 경우 큰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상암DMC다. 상암동까지 걸어서 출퇴근도 가능한 입지다.


상암동 일대에는 입주 10년이 넘은 월드컵파크 단지를 제외하면 새 아파트가 많지 않아 신축을 찾는 직주근접 수요가 가재울뉴타운과 수색증산뉴타운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색동 이편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정한일 대표는 “4~5년 후에 수색증산뉴타운까지 정비가 완료되면 가재울뉴타운과 함께 상암을 배후로 하는 배후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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