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

조회수 2020. 2. 6. 11: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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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전에 템페라가 있었다

오늘날 가장 유명한 회화 기법 중 하나인 유화가 탄생하기 전까지 고대, 중세 서양미술의 기본 재료는 ‘템페라 물감’이었습니다. 라틴어의 ‘temperare(안료와 매체의 혼합)’를 에서 따왔는데요.


중세 시대 화가들은 색채가 있는 광물이나 식물을 맷돌에 갈아 색채 가루를 만들고 이것을 용매(溶媒)와 섞어서 물감으로 사용했는데요. 우리가 유화라고 부르는 것 역시 기름에 물감을 섞어 그린 그림을 뜻합니다. 


템페라 기법에 사용된 용매의 종류는 달걀노른자, 벌꿀, 무화과 즙 등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하기가 용이하고, 굳는 속도가 빠른 달걀이 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템페라 화법이 유럽에 처음 등장한 것은 12세기 또는 13세기 초로 추정되지만, 고대 이집트의 미라의 관, 파피루스에 그려진 그림, 그리고 이탈리아 분묘의 벽화 등 유화가 발명되기 이전의 고대와 중세 유채화의 상당 부분이 템페라에 포함됩니다.

출처: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그려진 템페라화


유럽의 템페라는 로마시대에 창시된 화법인 프레스코에서 발전한 기법인데요. 프레스코는 주로 벽화 제작 시에 사용된 기법으로, 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를 채색하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Giotto, <Lamentation (The Mourning of Christ)>, 1304 – 1306


프레스코화는 그림물감이 표면으로 배어들어 벽이 마르면 그림은 완전히 벽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쉽게 물에 용해되지 않으며, 따라서 수명도 벽의 수명만큼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석고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림을 그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림의 수정도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만이 그릴 수 있었습니다.

출처: Leonardo da Vinci, <The Last Supper>, 1495


템페라 프레스코화보다는 건조가 더뎌 덧칠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엷고 투명한 물감의 층이 광택을 띕니다. 유화에 비해 잘 변질되지 않고, 갈라지거나 떨어지는 일도 없으며, 온도나 습도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빛을 거의 굴절시키지 않아 유화보다 맑고 생생한 색을 낼 수 있었죠.

그러나 붓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색조가 딱딱해졌고, 그 때문에 수채화나 유화같이 자연스러운 효과와 명암, 톤의 미묘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템페라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들

출처: Sandro Botticelli, <The Birth Of Venus>,1485
출처: Fra Angelico, <Coronation Of The Virgin>, 1434 - 1435
출처: Rogier van der Weyden, <St. Luke Drawing A Portrait Of The Virgin Mary>, 1435 - 1440


유화 기법 등장 이후의 템페라


15세기에 들어서 얀 반 에이크 형제가 물감에 기름을 사용하는 기법을 선보이며, 유화가 본격적으로 서양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출처: Jan van Eyck, <The Arnolfini Wedding>, 1434


그 후 한동안 템페라는 소홀히 취급되었지만 소멸되지 않고 그 명맥을 유지해왔는데요. 개성적 표현을 추구하려는 근대 회화사에서의 들어서는 독자적인 창조 기법으로 재인식되고 있습니다. 


오픈갤러리의 시원상 작가도 이러한 템페라 기법을 사용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출처: 시원상, , 패널에 템페라/ 유채, 91x91cm, 2015
출처: 시원상 <An Individual-Bottle> 패널에 템페라, 유채 53x73cm, 2015
출처: 시원상 패널에 템페라, 유채 91x117cm, 2017


템페라화의 가장 큰 특징은 마르면서 점차 색이 더 밝아진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르면서 점차 색이 진하고 어두워지는 유화와는 명백한 차이를 보이곤 합니다. 시원상 작가의 작품은 이런 템페라 기법을 활용해 추상적이면서 환상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 시원상 작가 작품 더 보기 


그리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템페라 기법이기에, 앞으로 또 어떤 작가들이 이 명맥을 이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템페라 작품들을 우리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면? 오늘 소개한 시원상 작가의 작품은 모두 오픈갤러리에서 렌탈(대여) 또는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국내 인기작가들의 '진짜' 원화를 정가의 1~3% 수준의 가격으로 나만의 공간에서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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