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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정년까지 몇 년 남았어요?"

조회수 2020. 10. 14. 13: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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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한 내게 문 과장이 물었다. 그러곤 "아직 선배님에게 갚지 못한 빚이 많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보약 같은 한마디

“선배님, 정년까지 몇 년 남았어요?” 


출근한 내게 문 과장이 물었다. 그러곤 


“아직 선배님에게 갚지 못한 빚이 많은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17년 전, 우리 부서에 신입 사원 두 명이 들어왔다. 한 명은 키가 크고 잘생겼는데, 첫날부터 모닝커피를 돌리며 적극적이었다. 또 한 명은 곱슬머리에 키가 작고 여드름 자국 같은 흉터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좀처럼 직원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바로 지금의 문 과장이다. 그는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서류만 뒤적거렸다. 


열흘이 지났을 무렵, 적극적인 신입 사원이 사무실 분위기를 장악하는 사이 내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문형근 씨가 직원들에게 모닝커피 한 잔씩 돌리면 어때요?”


깜짝 놀란 그는 잔뜩 긴장하며 커피를 탔다. 난 다음날에도 그에게 모닝커피를 부탁했고, 회의할 때 서류 준비를 지시했다. 


한 달 후, 웬일인지 늘 사무실에 가장 일찍 도착하는 나보다 먼저 그가 출근해 있었다.


“오늘 왜 이리 일찍 왔어요?”


“어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서류가 있어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그리고 과장님 좋아하는 커피도 타 드리고 싶어서요.”


신입 사원이었던 그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선배님의 한마디가 제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커피 한 잔 부탁한다는 사소한 말이 지금의 저를 만든 보약이었습니다. 정년까지 매일 아침 맛있는 커피 타 드리겠습니다.” 


커피 한 잔의 위력에 나는 그저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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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차성환 님이 보내 주신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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