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가이드' 란 직업을 아십니까?

조회수 2023. 1. 11. 10:5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일상이 혁신이다" 혁신가이드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 인터뷰

‘4차산업혁명’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다. 거기에 ‘코로나’까지 덮쳤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아니, 오전과 다른 오후다. 세상은 일 분 일 초 변한다. 기하급수적 변화다.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세상이 변하니 나 역시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나락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혁신! 그래서 만난 사람, ‘혁신가이드’로 맹활약 중인 열린비즈랩의 안병민 대표다. 그가 안내하는 혁신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혁신가이드’ 안병민입니다. 마케팅과 세일즈,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아울러 혁신에 대해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일을 합니다(웃음).

‘혁신가이드’라 소개해주셨는데요.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혁신이 뭔가요?

시작부터 돌직구를 던지시네요(웃음). 쉽게 말하면 뭔가를 바꾸는 겁니다. 기존의 방식을 그저 따라만 가는 걸 우리는 답습이라 부르는데요. 그 반대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리 어려운 것 같지는 않은데요.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 뭐라고 생각하세요?

혁신, 그러면 거창한 기획이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 혁신을 다들 멀게 느끼시는 겁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거지요. 하지만 혁신은 일상입니다. 매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데, 그걸 보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런 변화를 보아내는 예민한 시각입니다. 변화를 캐치해야 그에 걸맞는 혁신을 빚어낼 수 있지요.

그런 날카로운 시각을 기르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새로운 시도요. 매일 다니던 길 대신에 새로운 길로 가보는 겁니다. 매일 만나던 사람들 대신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는 겁니다. 매일 먹던 음식 대신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겁니다. 인풋이 달라져야 아웃풋도 달라지지요.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어제와 다른 오늘이 펼쳐지기를 바랄 수는 없지요. 지금까지 위에서 내려만 봤다면 밑에서 올려도 보는 거지요. 요컨대, 낯선 환경에 나를 던지는 겁니다. 익숙한 일상에 안주하던 온 몸의 세포가 팽팽하게 긴장하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혁신의 감각이 살아나는 순간입니다.

알 듯 말 듯 한데요. 그럼 화제를 조금 바꿔보지요. 안 대표님 커리어를 좀 소개해주시죠.

저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교 MBA를 마쳤습니다. 첫 직장은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이란 광고회사였습니다. 마케팅전략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마케팅에 대해 눈을 떴지요. 그러다가 인터넷기업 다음으로 이직을 해서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사번이 52번이었는데요. 회사가 하루하루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인터넷 업계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던 시기였어요. 그러던 중, 다음과 LG화재가 함께 만든 다음다이렉트라는 다이렉트자동차보험 회사가 설립됩니다. 이 회사의 창립멥버로 또 마케팅팀을 맡았었고요. 다음에는 휴넷이라는 교육회사에서 마케팅임원으로서 고객행복 이슈를 총괄했습니다. 이후 갑작스런 건강 문제로 독립을 했고요. 지금껏 혁신가이드로서 ‘내 일과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토대로 한 뿌리혁신을 화두로 연구와 강의, 자문과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업종들을 두루 경험하셨군요.

광고회사, 인터넷회사, 보험회사, 교육회사, 전혀 다른 업종들이긴 하지만 계속 마케팅을 중심으로 고객에 대한 연구와 실무를 했었고요. 역할과 책임이 점점 커지면서 경영과 리더십, 조직문화 분야로까지 시야가 확장되었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 하셨는데, 지금은 괜찮으신가요?

휴넷에서 마케팅 이사로 재직하던 중에 생각지도 못한 대장암이 발병했습니다. 3기였습니다. 당시에는 생존율이 50%라고 했지요. 세 시간의 수술 후에 18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고요. 치료를 위한 2년간의 휴직이 끝나갈 무렵, 독립을 했지요. 이미 10년이 넘은 일입니다. 지금은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겠다 싶네요.

‘월급 받는 회사원’이라는 제 정체성을 완전히 바꿔놓은 선택이었죠. 처음에는 당연히 복직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평생 직장생활을 할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 물러나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한 나름의 시도였달까요. 제 나이 마흔 셋 때였습니다. 혁신을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된 계기였지요. 지금은 제 일과 삶의 CEO로서 나름의 행복경영을 실천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껏 네 권의 책을 쓰셨는데요. 가만히 보니 모두 다 혁신이란 키워드로 꿰어지는 것 같습니다.

와우, 예리하신데요(웃음). 첫 책은 '마케팅 리스타트'였습니다. 마케팅, 달라져야 한다는 거지요. 고객을 유혹하고 현혹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고객행복을 추구해야 합니다. 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 쓴 책이 '경영일탈-정답은 많다'입니다.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과 관련하여 ‘여행박사’라는 회사를 해부해서 썼던 책입니다. 지시와 통제로 굴러가는 조직이 아니라 자율과 재미로 굴러가는 조직에 대한 경영 스케치였지요. '그래서 캐주얼'이 세 번째 책입니다. 혁신이란 게 비단 기업경영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내 일과 삶의 경영에서도 혁신은 필요하고요. 그 방법론으로서 ‘캐주얼’이란 열쇳말을 꺼내든 겁니다. 그리고 네 번째 책이 '숨은 혁신 찾기'입니다. 학창 시절 소풍의 추억 ‘숨은 보물 찾기’처럼, 우리 일상 속 혁신들도 잘 찾아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경영혁신을 중심으로 한 전략, 통찰, 철학의 이슈들을 일상의 다양한 사례로 풀어 썼지요. 그러다 보니 ‘안병민의 혁신 4부작’이 되었네요(웃음).

혹시 다음 책도 준비하고 계신가요?

네, 가제이긴 합니다만 '사장을 위한 노자'란 책을 준비 중입니다. 도덕경을 텍스트로 하여 노자철학에서 건져올린 경영의 지혜와 통찰에 대해 쓰고 있는데요. 다양성을 포용하는 노자 철학의 유연함에서 세상의 리더들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혼자 무릎을 쳐가며 읽던 역설과 변증의 도덕경 이야기를 경영의 관점으로 다시 풀어 쓰는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세상을 바라보는 노자 형님의 시각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지요. 그렇게 보면 이 책 역시 혁신의 텍스트가 될 것 같네요(웃음).

노자 철학과 경영의 콜라보네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요소들이 결합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 이게 혁신입니다. 그러니 이래저래 자꾸 섞어보는 겁니다(웃음). 노자 철학은 예전부터 왠지 끌렸어요. 기존의 질서를 뒤집어 엎는 노자 형님의 시선에서 파괴적 혁신의 향기가 물씬 났거든요. 예컨대, 해(日)와 달(月)은 다른 거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구분’의 지식입니다. 그런데 노자 형님은 이런 얄팍한 지식에 휘둘리지 않아요. 해와 달을 외려 ‘껴안아’ 밝은 지혜(明)를 만들어 냅니다. 그 호방한 관점에 매료되었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 이게 곧 차별화입니다. 그 차별화된 시선이 혁신을 만들어내는 씨앗이 되는 거고요. 그래서 노자 철학과 경영혁신을 이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전작들에서도 노자의 향기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정답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 노자 철학의 고갱이 중 하나입니다. 작위적인 틀을 깨라는 겁니다. 스스로 되어지게 하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라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내달립니다. 인위적인 규범과 가치를 내면화하기 바쁩니다. 그 와중에 나란 존재는 사라집니다. 사회적 규범이라는 덫에 포획된 허깨비가 되는 거지요. 내 삶에 내가 없는데 행복할 수 있나요. 어제와 같은 오늘을, 오늘과 같은 내일을 그저 좀비처럼 사는 겁니다. 제가 보는 노자 철학은, 그래서 ‘나다움’의 회복입니다. 남이 원하는 내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나로 살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캐주얼’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입어야 하는 정장과 유니폼이 아니라 내 개성과 기호에 맞추어 내가 선택해서 입는 캐주얼. 내 일과 삶의 혁신 방법론으로서의 키워드지요.

노자철학에서부터 캐주얼까지, 듣다 보니 자꾸 빠져들게 되는군요.

혁신은 결국 다양성의 문제입니다.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은 그예 혁신의 장애물이 됩니다. 유연해야 합니다. 과거의 잣대에 매몰되어선 안 됩니다. 눈 앞의 변화를 껴안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노자 철학이,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효용이 무척이나 큽니다.

최근 생활 속에서 직접 실천하신 혁신 사례가 있을까요?

얼마 전입니다. '방구석 5분혁신'이라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는데요. 사실 카메라 앞에서 혼자 떠든다는 게 무척이나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데 힘들다고 혁신을 멈추면 그대로 나락이지요. 해서 도전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간단한 편집까지, 모든 작업을 제가 직접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영상 한 편 만드는 데 하루 종일 걸렸는데요. 지금은 촬영부터 완성까지 넉넉잡고 3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다 보니 나름 재미도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글로 세상과 소통했는데요. 영상이란 새로운 툴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재미가 또 있더군요. 나름의 혁신 사례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저도 구독에 알람 설정까지 해서 챙겨보겠습니다(웃음). 얘기를 더 나누고 싶은데요. 아쉽지만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프리즘 랩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다들 남다르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다르다’는 건 결국 ‘나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나로 돌아가야 질문이 생겨납니다. 허깨비로 사는 삶에 질문이 있을 리 없지요. 주입된 대답만 앵무새처럼 내뱉으며 사는 겁니다. 내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 생각을 살아야 합니다. 주변에, 그리고 세상에 휘둘리지 마시고요.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 대답이 나를 ‘진짜 나’로 만들어줍니다. ‘나다움’은 결국 다른 이와 다르다는 뜻입니다. 달라야 차별화고요. 달라야 혁신입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혁신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