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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텔인데, 망할 리 없지!' 투자했다 쪽박

조회수 2020. 9. 24. 10: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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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가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책은 유평창 평생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이 펴낸 ‘실패로 풀어보는 재테크 호구 탈출(텔루스)’입니다.

[땅집고 북스] ① 4000만원으로 강남 오피스텔에 투자한 P씨

[땅집고] 오피스텔이 밀집한 강남대로 일대./네이버 항공뷰

4년 전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강남에 있는 직장에 취업한 P씨. 미혼인 그는 직장 생활 4년 동안 종잣돈 5000만원을 모았다. 우연히 신축 오피스텔 분양 홍보 전단을 받은 그는 불과 4000만원 소액투자로 서울 강남역 주변 빌딩의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에 귀가 솔깃했다.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아간 P씨는 아늑한 인테리어와 빌트인 가전제품으로 채워진 오피스텔 유니트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분양가는 2억6000만원으로 분양상담사는 현재 전세가율이 분양가의 80~90% 수준이라 2억2000만원을 전세금으로 받아 잔금을 치르면 자기 자본은 4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만 지나면 물건이 모두 없어지기 때문에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조급한 마음에 P씨는 총 20개층 가운데 5층에 있는 호실을 계약했다.

하지만 몇 달 후 해당 오피스텔 공사 현장을 찾아간 P씨는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했다. 이면도로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얼마 전까지 모텔이 있던 자리에 새로 지어지고 있었다. 기존 건물 사이에 콕 박힌 모습이었다. 홍보물에 나온 오피스텔 모형도를 현장에 대입해보니 계약호실 쪽 방향이 옆 건물과 딱 붙어 설계돼 있었다. 더군다나 저층이라 햇빛이나 바람도 잘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주변 도로는 경사도가 심하고, 배달 오토바이나 차량 소음도 컸다. P씨의 투자는 무엇이 잘못된 걸까?

① 분양가 대비 월세 수익률이 5%가 채 안 된다

[땅집고]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 및 임대수익률 추이. /조선DB

P씨의 문제점 중 하나는 수익형과 차익형 부동산의 특성을 정확히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매달 일정한 소득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익형 부동산은 토지와 아파트 등 상대적으로 월세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나중에 되팔 때 양도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월세 수익과 안정성이 핵심 요건이다. P씨가 간과한 이 오피스텔 주변 월세는 7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탓에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3% 정도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오피스텔 수익률이 5~6%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형 부동산에서 이 정도 수익률은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② 세입자 입장에서 주거환경을 평가하지 않았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현장답사는 필수다. 또 현장 주소에 근거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담당공무원과 건축에 관한 내용이 정확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업시행인가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선 분양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가면 세입자의 입장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투자대상물건의 호실이 속하는 공간적인 환경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특히 전철역과의 도보 이동시간, 주변 편의시설, 조망확보 여부,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 등은 반드시 자기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분양회사에선 인기가 적은 층과 향의 물건부터 계약을 빨리 진행하려는 경향이 있다. P씨도 이러한 마케팅 전략에 따라 동일 오피스텔 건물 내에서 B급 호실을 A급 호실 가격에 계약한 것으로 보인다.

③ 오피스텔의 개별 입지를 간과했다

오피스텔은 상업지역에서 건축법에 따라 건축되는 개별 건물이고, 아파트는 주거지역에서 주택법에 따라 건축되는 건물의 집합이다. 오피스텔은 옆 건물과 일조권과 조망권에 대해 무관하게 건축된다. 그래서 건물의 동서남북 방향 중에서 2개는 꽉 막히는 불상사가 생긴다. 반면 아파트는 정문을 통과하여 단지 안으로 들어가 보면 동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띄워서 대부분 일조권과 조망권이 확보된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 상업지역에는 일조권이 적용되지 않아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본 기사와 무관함.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상업 건물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옆에 있는 건물도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왕복8차선 사거리 코너의 고층건물과 4m 좁은 도로에 접하는 이면지역의 건물은 그 쓰임새와 가격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다. 오피스텔 건물의 개별 입지는 강남권이라고 해도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강남대로와 같은 넓은 도로에 접해 있는 오피스텔은 우수한 가시성으로 주거용은 물론이고 사업장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면도로에 있는 오피스텔은 위치를 설명하기도 힘들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어려워 오직 주거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므로 상업용 건물 측면에서는 아주 큰 약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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