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도 묻고 싶어요"..사건 이후 30년, 개구리소년 부모님의 근황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에 살던 다섯 명의 초등학교 학생이 도룡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사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이 사건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금쪽 같은 자식들을 잃어버린 부모들은 3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계실지. 30주기 추모비 건립식 현장에서 만나뵀습니다.
30년의 세월,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평생을 가도 못잊죠. 항상 가슴에 두고 다시 새기니까..
어딘가에 진범이 있을텐데…
있겠죠.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양심선언 해야지 우리가 어떤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가 양심선언하라고 한다고 사정해서 할 사람 같았으면 자기 스스로 했겠지요. 그리고 사건 당시부터 한계가 있었어요. 돈없는 사람들 자식은 도둑 누명부터 썼어요. 경찰들한테 집에서 애들이 돈 훔쳐갔나, 안 훔쳐갔나 그거 먼저 확인하라고 하더라고요. 더 할 말이 뭐가 있겠어요.
추모비가 30년 만에 건립 됐어요.
정말 우리들도 부모로서는 원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시청에서 얘기를 다 들어보니 우리 아이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준다는 의미라니까… 그 얘기를 듣고 우리가 오게 됐어요. 우리는 가슴에 묻으면 되지, 계속 되새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죠.
와룡산에 자주 찾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가끔 거기 가서 있었습니다. 힘든거야 말할 수도 없죠. 별 수 있습니까. 과거로 묻어두고 이제 모든 걸 다 이겨내고 또 다시 새롭게 생각해야죠. 전에는 밥먹을 때도 생각나고 잘 때도 생각나고 그랬는데 다 그런건 잊어야죠,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0주기 추모비,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다섯 명의 아이들이 구천을 떠돌아다니다가 추모비가 만들어짐으로써 편히 잘 지낼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범인에게 이유를 묻고 싶다고..
지금 범인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잖아요. 저는 유족으로서, 아버지로서 한꺼번에 다섯 아이를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저지른건지 정말 알고 싶어요. 30년이 되었는데도 누가 왜 그랬는지 모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양심선언이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개구리 소년'사건..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개구리소년' 사건하면 30대 초반의 청년들은 먼 전설 속의 이야기로 들릴 거에요. '개구리소년' 사건은 전대미문의 사건입니다. 연 인원 35만명을 동원해서 수색, 수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안됐어요.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서 실종아동 관련법도 만들어져서 전 국민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어요. 그래서 이 사건은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하고, 분명히 해결을 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경찰이 포기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다' 라는 의지를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평생을 가도 못잊죠.
항상 가슴에 두고 다시 새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