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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소행성 바위를 깬다

조회수 2020. 7. 4. 2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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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소행성은 태양을 공전하면서 '운석 폭격'을 당하기도하고 우주 방사선 때문에 폭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약간의 햇빛만으로도 소행성 표면의 암석들이 마모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오시리스-렉스호와 소행성 베누.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서 보내온 사진에 따르면 암석들이 낮에는 햇빛 때문에 뜨겁게 달궈지고 밤에는 급격히 식으면서 갈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출처: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NASA의 OSIRIS-REX 우주선으로 촬영 한 이미지. 소행성 Bennu의 바위에 균열이 간 걸 볼 수있다.
소행성 표면 바위, 햇빛 만으로 균열 생겨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lanetary Science Institute)의 Jamie Molaro는 "열파쇄작용(thermal fracturing)으로 불리는 이 과정에 대한 증거가 대기가 없는 천체에서 확실하게 관측된 것은 최초"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소행성의 표면이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수 백 만년 후 어떤 모습일지 알려줄 퍼즐의 한 조각이다"라고 전합니다.


애리조나대학교의 Dante Lauretta 선임연구원은 "열파쇄작용은 다른 풍화 과정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위와 행성 표면의 진화를 야기한다"며 "각각의 바위의 모양과 크기를 바꾸는 것에서부터 조약돌이나 미립질의 표토(regolith)를 만들어내고 분화구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까지 변화시킨다"고 말합니다. 이어 "다른 풍화 작용에 비해 이러한 현상이 얼마나 빠르게 발생하는지, 표면이 어떻게, 얼마나 빨리 변했는지 알려준다"고 덧붙입니다.  

소행성 표면의 암석들은 낮에 햇빛을 쬐면 팽창하고 밤에 식으면서 수축합니다. 그러면서 암석에균열을 일으키는 응력을 유발하는데요.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커집니다. 과학자들은 한동안 낮과 밤 사이의 극심한 기온차이를 겪으며 발생하는 열파쇄작용이 소행성과 같이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천체에서 중요한 풍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베누의 낮 최고 기온은 127℃에 도달할 수 있으며 야간의 최저 기온은 -73℃까지 떨어집니다. 그러나 열파쇄작용의 보여지는 특징들이 적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가까워지기 전에는 소행성에서 일어나는 열파쇄작용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고해상도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소행성 표면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져
출처: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NASA의 OSIRIS-REX 우주선으로 촬영 한 이미지. 소행성 Bennu의 바위에서 박리현상이 관찰된다.

탐사팀은 베누에서 1cm 미만의 특징들을 볼 수 있는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카메라 장비(OCAMS)을 이용해 열파쇄작용과 일치하는 특징들을 발견했습니다. 암석의 암판이 양파껍질처럼 떨어져 나오는 현상인 '박리(exfoliation)'의 증거를 포착한 건데요. 열파쇄작용으로 인해 작고 얇아진 층(1~10cm)이 암석 표면에서 떨어져 나갔던 것이죠. 또한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베누의 열파쇄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응력선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바위를 관통하는 균열의 이미지들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풍화 과정도 비슷한 특징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연구팀의 분석에서는 이를 배제했는데요. 예를 들어 비 혹은 화학적 활동들 역시 박리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소행성 베누에는 비를 내리게 할 대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체 구조 운동으로 인해 압력을 받아도 박리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베누는 이런 활동이 발생하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유성체 충돌은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베누 표면의 바위에 금을 낼 수 있지만 보이는 것처럼 바위 표면에 층이 고르게 침식되게 하진 못할 겁니다. 또한 박리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어떠한 충돌 분화구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베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소행성의 열파쇄작용으로 소행성이 얼마나 빠르게 마모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다른 풍화 과정과 어떻게 비교되는지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의 Jason Dworkin은 "열파쇄작용으로 인한 마모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 좋은 제약 조건이 없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처음으로 관측할 수 있게 돼 알 수 있게 됐다"며 "2023년 탐사선이 지구로 반환한 샘플의 특성을 실험실 측정을 통해 이 과정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 많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연구 분야는 열파쇄작용이 소행성의 표면에서 나이를 측정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알아내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지표의 풍화현상이 심할수록 연령이 오래됐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소행성 전체에 걸쳐 비교적 일정한 비율로 유성체 충돌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크레이터가 많은 지역은 크레이터가 거의 없는 지역보다 더 오래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열파쇄작용으로 인한 추가적인 풍화 작용은 소행성의 나이를 추정하는 걸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태양과의 거리, 암석의 구성, 구조, 강도 등에 따라 각각의 소행성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열파쇄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열파쇄작용이 효과적으로 발생하는 소행성에서는 분화구의 벽이 파괴되고 침식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크레이터 기록에 따른 연령 계산을 할 때 이 소행성은 연령이 더 높게 나올 겁니다. 물론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죠. 따라서 Molaro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소행성의 열파쇄작용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편,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올해 8월 말 베누 표면에서 첫번째 샘플 수집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무사히 샘플을 수집한 뒤 2021년 베누에서 출발해 2023년경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입니다.


##참고자료##

  •   Molaro, J. L., et al. "In situ evidence of thermally induced rock breakdown widespread on Bennu’s surface." Nature Communications 11.1 (2020):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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