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저희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 과천 시민 감동시킨 대형마트 점장의 편지

조회수 2020. 5. 22. 11: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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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태풍의 눈' 이마트 과천점장 직격 인터뷰

“안녕하세요. 이마트 과천점 점장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 내 몇 자 적어봅니다.”


지난 3월 13일 새벽 한 시 반, 가입자 6만이 넘는 과천 지역 최대 인터넷 카페 ‘과천사랑’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다름 아닌 이마트 과천점 주진희 점장. 이마트 점장이 지역 카페에 행사 홍보가 아닌 다른 이유로 글을 게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과천 지역 최대 인터넷 카페 ‘과천사랑’에 올라온 이마트 과천점 주진희 점장의 글

주진희 점장의 진심을 담은 이 호소문은 3월25일 기준 조회수 6,954건, 댓글205건 좋아요 180개를 기록하며 과천 지역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여러 가지 위험 요소에도 불구, 이마트 과천점 점장이 직접 과천사랑 카페의 문을 두드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가 정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사연을 듣기 위해 이마트 과천점을 찾아 주진희 점장을 만났다.


이마트 과천점, 각종 루머의 중심에 서다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던 2월 19일, 이마트 과천점도 비상이 걸렸다. 신천지 교회 총회 본부가 같은 건물 9층, 10층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이마트 과천점 입구

– 2월 19일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고 들었다.


“2월 18일까지 평일 평균 3,200명이었던 객수가 2월 19일 이후 약 1,500명으로 줄었다.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20년간 이마트에서 근무했지만, 처음 보는 수치였다.


처음 1주일은 정말 고생했다. 100에 맞춰 영업하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모든 것이 50으로 떨어진 셈이다. 신선식품이 20%나 폐기된 날도 있었다. 현재는 감소한 객수에 맞춰 긴축 영업 중이다. 발주량, 진열량 등 모든 기준을 절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매출 신장률이나 목표 달성률 모두 전국 이마트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대구·경북 내 이마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인 듯하다.


“코로나19 확산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신천지 교회의 과천 총회 본부와 같은 건물을 사용한다는 것만으로 이마트 과천점이 많은 오해의 중심에 섰다. 특히, 과천은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인구 5만 8천명의 포켓 상권이다. 그러다 보니 더욱 루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 과천점은 복합 상가인 별양상가 내 지하 1층부터 4층까지를 임차한 임대점포다.

가장 큰 오해는 신천지 교회와 이마트 과천점과의 관계였다. 이마트 과천점은 2015년 2월 오픈했다.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별양상가의 지하 1층부터 4층까지를 건물주로부터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매월 월세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신천지 교회는 2010년 같은 건물의 9층, 10층을 분양받아 들어왔다. 이마트 과천점보다 훨씬 먼저 입주한 것이다. 별양상가는 98년 완공된 10층짜리 복합상가로 건물주가 따로 있다. 6층, 7층, 8층에는 전문 식당가, 사무실, 병원 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다. 건물주나 입주 시설 모두 신천지 교회와는 아무 상관 없다. 하지만 단지 같은 건물에 입점했다는 이유로 복합 상가 내 모든 시설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이마트 과천점은 신천지 사태가 발생한 2월19일 영업 종료 후 매장 전체 방역을 진행했다. 그리고 확진자가 내점한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23일에는 임시 휴점 후 자체 방역을 진행하며 코로나19 확산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내점한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추가 방역을 위해 2월23일 자체 휴점에 들어갔다.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덕분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고객의 불안과 우려가 큰 만큼, 무엇보다 방역과 위생 관리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주 1회 정기적으로 매장 전체 방역을 진행했으며, 3월 16일부터는 본사에 요청하여 주 3회로 횟수를 늘렸다. 이는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 지역 내 이마트 수준이다.

이마트 과천점은 주3회 전체 매장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 이마트에 준하는 수준이다.

방역뿐만이 아니다. 수시로 카트를 포함해 매장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소독하고 있다. 모든 사원이 출·퇴근 시 필수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고, 개인위생 관리도 자발적으로 힘쓰고 있다.


흔히들 태풍의 눈이 더 안전하다고 한다. 이곳이 바로 태풍의 눈이다. 아직 이마트 과천점에는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다녀간 적 없다.


이마트 과천점 점장의 진심을 담은 호소문, ‘과천사랑’을 울리다

– 과천 지역 최대 인터넷 카페인 “과천사랑”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었다. 직접 글을 올려야겠다고 마음먹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신천지 교회와 이마트 과천점을 엮은 각종 카더라가 극에 달했을 때다. 신천지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와 불만이 이마트 과천점을 향한 분노와 원망으로까지 번지고 있었다. 고객만족센터에 신천지 교회에 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항의하는 고객도 많았다.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하고 있었다.


구글에 이마트 과천점이 입점한 상가를 ‘신천지 부속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소’라 등록해놓은 것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등록한 것이다. 이는 발견 즉시 구글 측에 메일을 보내 해당 내용을 정정했다. 신천지 교회와 이마트 과천점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글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서 시정 요청했다.


그러던 중 지역 카페 내에도 불안한 여론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건물 내 신천지 교회 본부가 폐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교인들이 계속 드나든다는 오해도 있었다. 답답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길어졌다. 절반 정도 쓴 글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기왕 글을 올리겠다 마음먹었으니, 용기 내서 가감 없이 이 마음 그대로를 사람들에게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 이슈 이후 한산한 이마트 과천점 내부

–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이마트 과천점은 과천 시내 유일한 대형마트다. 누군가에게는 사회 제반 시설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곳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을 담아 이야기했다.


사실 이 정도로 많은 반응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댓글이 너무 많이 달리는 탓에, 하나하나 답하지 못해 아쉬웠다. 힘내라며, 이제는 믿고 이마트를 방문하겠다는 응원의 댓글이 많았다. 물론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이마트는 믿지만, 여전히 불안하니 쓱 배송이라도 한 번 더 주문하겠다는 분도 있었다. 이마트가 그 건물을 떠나 이사하는 건 어떠냐는 유쾌한 의견을 남긴 분도 있었다.


진심으로 다가갔기에 진심 어린 마음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댓글 중에서도 특히, 오픈 첫날에 눈이 왔던 사실까지 기억하는 단골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발길을 끊어 미안하다는 댓글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래도 ‘이마트 과천점이 많은 사랑을 받는 점포였구나’ 싶어 콧날이 시큰했다.


이마트 과천점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 이마트 과천점 직원들도 이번 일을 겪으며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들었다.


손님을 응대하면서 근무하는 것과 가만히 빈 자리를 지키며 근무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점포 차원의 매출 급감은 둘째 치고, 특정 코너의 경우에는 매출이 0인 날도 많은 정도다.


이마트 과천점 직원들 대부분이 오픈 멤버다. 그만큼 다들 매장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이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덕분에 내부적으로는 결속력이 더 강해졌다. 다들 정말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어려운 시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지금처럼만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싶다.

– 앞으로 과천점을 찾을 고객들에게도 한마디 부탁한다.


많은 우려의 시선을 알고 있고 그에 대해 깊이 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


주 3회 전체 매장 방역 진행하고 있으며, 카트나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등 매장 곳곳도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언제든지 찾아와 달라. 최선을 다하고 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이마트 과천점을 지키는 사람들

– 현 사태를 겪으며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 및 분위기는 어떠한가?


실제로 과천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단 5명이다. 이마트 과천점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의 이마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지 신천지 교회 본부가 한 건물에 있다는 이유다. 과천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들이 먼저 걱정하는 수준이다. 이런 오해들이 안타깝다. 향후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도 좋지 않은 이미지가 계속 유지될까 걱정이다.


– 이마트 과천점 파트너로서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지금 이마트 과천점은 방역·방역·방역이다. 주 3회 매장 전체 방역을 진행하고 있고, 수시로 매장 내 시설뿐 아니라 사무실, 문화센터, 창고, 주차장까지 꼼꼼하게 소독하고 있다. 때문에 이마트 과천점은 다른 어떤 점포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오해를 풀고 이마트 과천점을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 현 사태를 겪으며 현장에서 어떠한 업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나?


2월 19일 전까지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과천 지역 재개발이 마무리되며 새로운 고객 유입도 많았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2월 19일 이후 상황이 180도 변했다. 매출은 급감했고 영업은 점점 어려워졌다. 고객만족센터에는 신천지 교회와 관련한 불만과 불편 사항에 대한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어떤 때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속이 상했다.


– 이마트 과천점 파트너로서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마트 과천점을 찾아주는 고객도 많다. 꼭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열심히 도와드리려고 한다. 우리의 노력을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 현 사태를 겪으며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 및 분위기는 어떠한가?


코로나19 이슈로 객수가 많이 줄고 매출도 많이 줄었다. 신천지 교회와 같은 건물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오해가 많다. 유언비어도 많이 퍼졌다. 많은 고객이 이마트 과천점을 방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직원들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 우리끼리라도 서로 격려하며 각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이마트 과천점 파트너로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이마트 과천점뿐 아니라 고객, 이마트 내 모든 임직원들이 똑같이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 모두 함께 건강하게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현 사태를 겪으며 현장에서 어떠한 업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나?


내점 객수가 많이 줄었다. 신선식품은 폐기율도 늘었다. 이틀이면 완판되었을 감자 2kg짜리 행사 상품 판매가 일주일이나 걸렸다. 항상 잘 나가던 샐러드 상품도 하루에 두 카트 정도의 분량을 폐기한 적이 있다. 애를 많이 먹었다.


– 이마트 과천점 파트너로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모두가 힘든 시기만큼 더욱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며, 긍정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헤쳐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코로나19 우리가 꼭 이긴다. 지켜봐 달라!


모두가 현재를 위기라 말한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지금의 상황을 견디게 하는 힘은, 모두가 함께 나누는 마음에서 온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이마트 과천점을 지키는 모든 이들의 진심. 이 위기의 끝에 그 진심이 고객의 마음에 닿고, 나아가 더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 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마트 과천점 주진희 점장 게시글 전문>

안녕하세요. 과천 이마트 점장입니다.

앞에 어떤 분이 쓰신 글 내용 보고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내 몇 자 적어봅니다.


신천지와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있는 바람에 하루도 맘 편히 영업할 수가 없었습니다. 과천 시민분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신 만큼 저희 252명의 직원 또한 매 순간순간 긴장 속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확진자가 거쳐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23(일요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시휴업까지 하고 온종일 전체 방역을 했습니다. 지금도 매주 1회 세스코에 의뢰하여 전체 방역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부족한 것 같아 카트, 무빙워크, 매장 구석구석 닦고, 소독하고… 그런다고 불안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전 사원들은 한 달여를 가까이 그렇게 쓸고 닦고 해 왔습니다. 혹여나 있을까 봐… 혹시나 지나갔을까 봐…


신선식품들 태반이 버려지고, 방역 비용 등 제반 비용은 점점 불어나 모든 게 영업의 한계치를 넘어감에도 최우선으로 방역, 예방 활동에만 집중해왔습니다. 만약 저희 점포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가 지나간다면, 그걸로 저희 점포는 끝이기에 더 이상은 과천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걸 지난 한 달을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2월 19일 이후 절반 이하로 줄어든 고객님들의 숫자가 이를 말해주듯, 저희에게 더욱 엄중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와중에도 최근 구로 사례처럼 직장 내 직원 중에서도 건강 이상자가 나올까 봐 2월 12일부터 저 포함 1명도 열외 없이 전 사원 매일 출퇴근 시 체온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아무도 이상 없었습니다. 모든 분이 바라시는 것처럼 저희도 이 사태가 빨리 끝나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날이 오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저희 매장에 오시기에 많이 부담스럽고 걱정되실 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마스크 안 쓰시는 분들이 아직도 종종 있습니다. 정중히 안내하여 쓰게끔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강력하게 안내하겠습니다.


9, 10층으로 인한 불안감의 근본적인 해결은 정부, 특히 경기도와 과천시를 믿어보고자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가장 불안하니까요. 민간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약속드립니다. 저희 매장 지하 1층~지상 4층은 반드시 청정 지역으로 계속 유지하겠습니다.


다만, 과천 이마트가 신천지랑 동일시되는 것 같아 너무 맘이 아픕니다. 저를 비롯한 252명의 소중한, 사랑하는 직장입니다. 부족한 점, 눈에 차지 않는 부분은 언제라도 질책해주십시오. 더욱 노력해서 개선하겠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만족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다가가고, 또한 한 분 한 분 기다리고 준비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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