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검찰개혁을 웃음거리로 만드는가? - 추미애와 아들

조회수 2020. 9. 14. 19: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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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처리 가능성을 떠라 '휴가 대리 문의'는 특혜 정황이 명백한 사건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와 관련해서 1차 병가의 마지막 날인 2017년 6월 14일에 벌어진 일만 놓고 봐도 형사처벌 가부를 떠나 특혜 정황은 명백해 보인다.

요즘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해도 꼬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지는 이들이 많아 글이 길어졌다. 그런데 상세하게 논증하면 또 길어서 못 알아듣겠다는 분들이 많다. 좀 더 간명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추미애 장관 아들은 무릎이 아팠지, 입이나, 목이나, 머리가 아픈 건 아니었다.

2. 따라서, 추미애 장관 아들은 집에서 쉬면서 얼마든지 병가 연장 요청을 직접 할 수 있었다. 전화는 무릎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3. 그런데 당시 상황을 복기한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추미애 아들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관리자인 지원반장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 그 대신 여당 대표였던 어머니 추 장관 또는 추 장관의 남편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해 병가 연장 여부에 대해서 물었다.

5.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추 장관의 아들은 미성년자가 아니었다. 휴가 신청은 본인이 부대 관리자에게 직접 해야 하는 일이란 점을 모를 수 없었다.

6. 또한, 본인 대신 집권여당 대표인 어머니 또는 그 남편인 아버지가 군 측에 전화할 경우, 이를 군 측에서 매우 특별한 사정으로 인식할 것이란 점을 추 장관 아들과 추 장관 모두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7. 실제로 추 장관 부부 중 1명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관리자(지원반장)는 추 장관 아들인 서 일병 측에 ‘다음부터는 직접 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전달했다.

출처: 국방부 (재인용 출처: 조선일보, 빨강색 밑줄 강조는 편집자)
“다음부터는 지원반장에게 직접 물어봐 주고 (….)” 국방부 내부 문건

8. 게다가, 추 장관 부부 중 1명이 아들 대신 국방부에 전화해 병가 신청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날, 추 장관의 보좌관도 상급 부대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다수 언론 보도).


더불어 오늘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추 장관의 당시 보좌관은 14일 이후에도 2차례 더 전화를 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다음부터는 직접 했으면 좋겠다’는 해당 부대 관리자의 “당부”를 무시한 것이다.

9. 당사자인 성인 자녀 대신 부모가 휴가 연장에 대해 문의하는 것은 군대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조차 극히 드문 일이다.

출처: 대한민국 육군
대한민국 군인들 가운데 부모나 부모의 직장 직원에게 자신의 휴가 연장을 ‘전화로 대신 문의’하도록 할 수 있는,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휴가를 연장할 수 있는 군인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일을 ‘특혜’나 ‘압력’이 아니고 ‘정당한 권리’나 ‘(새로운 군대) 상식’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런 주장이야말로 대한민국 대다수 군인과 그 가족을 모욕하는 게 아닐까.

10. ‘그럼 추 장관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해야지 어디에 하냐?’ ‘압력이 아니라 미담아니냐’라는 말은 그래서 뻔뻔한 변명이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본인이 직접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추 장관 아들은 무릎이 아팠던 것이고, 전화 통화는 무릎이 아니라 입으로 한다. 엄마나 엄마의 보좌관이 군에 전화를 할 경우 받아들이는 쪽에서 특별하게 인식할 거라는 걸 모를 정도로 추 장관 아들이 바보는 아니었을 것이다.

11. 당연히 자녀가 해야 할 일을 해당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부모나 부모의 측근이 대신할 경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압력’이나 ‘특혜’라는 기준으로 일관되게 비판해왔다.

12. 형사처벌 가능성이 낮아서 특혜가 아니라고 우기거나, 검찰 수사를 지켜본 후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은 모두 ‘엄마 찬스’나 ‘특혜’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참골, 추 장관의 인사 청문회 위증 논란은 그럼에도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13. 위 열두 가지 포인트를 통해 드러낸 6월 14일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 부적절했다고 사과하고 넘어갔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보좌관이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국회에서 허위 발언을 하고, 비판하는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고 천박한 말을 내뱉고,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대해선 “검언유착”이라는 뚱딴지 같은 비난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검찰개혁”을 끌어다 자기 보호 수단으로 써먹은 추미애 장관이 일을 스스로 키웠다.

요약하자.

추미애 장관 아들이나 장관 본인이 바보가 아니라면 당사자인 자녀 대신 권력자인 부모와 부모의 측근이 휴가에 대해 군에 문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모를 수 없었다. 그런데도 거친 표현과 허위 발언으로 사건을 덮으려고 해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길고 복잡하게 논증해야 하는 일인지도 의문스럽다. 좀 적당히 우기자.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자. 잘못했다고 인정한다고 검찰이 개혁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검찰개혁이 정말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본인의 추문에 갖다붙이지 말라. 도대체 검찰개혁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건 누구인가? 

출처: 2020. 1. 3. 제67대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식 모습, 법무부
“검찰개혁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건 과연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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