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에 주식을 하면서 알게 된 것 (허영만)
어디다 투자를 했어요. 아침 9시에 장 열리고 나서 그 때 딱 체크를 해. 내려가든지 올라가든지 그런 분위기가 하루를 그대로 가더라구요. 그런데 매일 아침에 그걸 보면 올라가면 재밌어요. 그러니까 매일 안 볼 수가 없어요. 궁금하니까. 올라가면 재밌고 내려가면 내려가는구나, 하다가 또 만회하면 좋고. 질척질척하면 이거 왜 이러나 생각하면서 답답해하기도 하고. 그런 거 연속이더라구요. 그러다 딱 올라가는 거 보면, 빨간 글씨를 보면 기분이 좋아요.
어떻게 주식만화를 그리게 되셨나요?
천하제일 투자대회 같은 거네요.
처음에는 3000만원으로 500만원씩 6사람에게 나눠줬어요. 투자대회처럼, 돈은 내가 내고. 그 다음에 선수들을 바꿔서 6천만원으로 했어요. 허영만도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6천만원 끝날 때쯤 코로나가 와서, 무지하게 떨어졌어요. 내가 개인적으로 다른 곳에 투자한 것도 있었는데 많이 깨졌죠.
투자해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어떤 사람한테 내 계좌를 보여줬더니 '왜 아직 안 파냐'고 해서, 더 오를 줄 알고 놔두고 있다고 했죠. '그럼 수익률을 몇 %로 잡았냐'고 물어요. 수익의 목표는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투자자들은 목표 수익률이 있더라구요. 중요한 건 이 사람들이 그 기준을 정하면 철저히 지켜요. 나는 이걸 팔아도 다른 걸 살 수 있을 만큼 공부도 안 돼 있고 해서 그러지 못했죠.
투자 실적은 어떠셨나요?
지금은 한 10% 깨진 상태죠. 거의 다 복구됐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조금씩 깨질 때는 그러려니 하다가, 하루는 18%가 깨졌어요. 이 돈이 없다고 해서 삶의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날은 굉장히 우울하더라고. 그래서 그 날 저녁에 혼자 술 먹었던 게 생각나요.
대박은 없었군요.
300%, 500%, 이런 수익률은 없어요. 예전엔 있었대요. 요즘엔 거의 없고. 그나마 있으려면 동전주, 몇천원짜리 이런 걸 해야죠. 투자를 시작하면 많으나 적으나 내 돈이 들어갔으니까 계속 신경이 쓰일 거 아녜요. 그러다 보면 다른 일에 열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일이 손에 안 잡히니까. 투자하려면 본격적으로 여기에만 붙어서 해야 되는 것 아닌 가 싶어요. 조금씩 키워나가는 법을 아는 사람이 이 바닥에서 승자인 것 같아요.
마지막 한 말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