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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횡단열차에서 손을 쑥 뻗어 짐 올려준 남자

조회수 2020. 5. 2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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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아름(여·27)·세르게이(26) 부부 

 저(아름)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2017년 겨울, 러시아 한 달 여행에 도전했습니다. 여자 홀로 기차 여행을 하려니 짐 올리는 것부터 일이더라고요. 열차 안에서 밤 10시에 혼자 캐리어를 들고 낑낑대고 있는데 뒤에서 한 청년이 ‘쑥’ 손을 뻗어 짐을 올려줬어요. 세르게이였습니다. 세르게이는 제 주변에 앉아 있던 여행객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열차 창밖에서 해가 뜨고 있더라고요. 옆을 보니 세르게이가 커피 한 잔을 타서 절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가 건네는 커피를 받아들면서 어찌나 가슴이 설레던지. 기차 여행을 하며 우리는 종일 같이 있었습니다. 서로 말도 안 통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저는 기차를 3일 동안 타는 일정이지만 세르게이는 다음날 내려야 해 우리는 만난 지 24시간 만에 헤어졌어요.

 솔직히 처음 만난 외국인이랑 사랑에 빠진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좋은 친구 하나 생겼다’ 생각하고는 여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는데 세르게이한테 "잘 잤니?"라는 페이스북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그렇게 이틀간 계속 SNS로 연락을 이어가던 중 크리스마스에 세르게이가 "첫눈에 저한테 반했다"라고 고백했어요. 24시간 동안 같이 지냈던 세르게이는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졌기에 고민 끝에 "알겠다"라고 고백에 답했습니다.

 세르게이는 지난해 한국에 와서 6월부터 어학당을 다녔어요. 저희 사이를 반대하던 부모님도 세르게이가 절 위해 한국어 공부를 하는 걸 보고 마음을 여셨어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저희는 지난 4월 22일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은 내년에 하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한 세르게이를 볼 때마다 고마울 뿐입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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