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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의료지원간다"는 간호사 말에 남편이 보인 반응

조회수 2020. 6. 5.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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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석(35)·김민경(여·29) 부부 

 간호사인 저(민경)는 지난 4월 초부터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파견인력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연락받고 당장 달려가 돕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댔습니다. 간호사 마음은 간호사가 가장 잘 안다고 그들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면 평생 마음의 짐이 될 것 같았습니다. 

 고민 끝에 출판사를 운영하는 남편(호석)에게 생각을 털어놓자 깜짝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정말 가고 싶어?"라는 목소리에는 걱정과 불안, 지지, 응원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내게 그는 언제나처럼 "그럼 다녀와야지"라며 제 선택을 존중해 줬습니다.

 대구의료원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4주간 일하는 동안 가장 마음 아픈 것은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들을 보는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마지막 가는 길,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한 남편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대구에서 생활하는 동안 혼밥이 익숙해져 외로웠습니다. 

 유일한 낙은 남편과 영상통화로 함께 ‘치맥’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각자 치킨과 맥주를 산 뒤 휴대전화 화면 너머로 대화하는 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2016년 한 대형병원 종양내과에서 일하며 온라인 플랫폼에 간호사의 일상, 삶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우연히 글을 보고 감동한 남편이 메시지를 보냈고 마침 남편 사는 곳이 제가 일한 병원 옆이어서 차나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만나보니 저와 남편의 가치관, 삶의 방향이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쭉 남편은 간호사로서 제 삶을 존중하고 응원해줬고, 결국 2017년 부부가 됐습니다. "저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한 달여간 파견근무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방호복을 입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노고를 잊지 말고 마지막까지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세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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