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폭망! 안방극장에서 대박 난 영화
쇼생크 탈출 (1994)
믿기진 않겠지만, [쇼생크 탈출]은 개봉 당시 실패한 영화였다. 참고로 이 작품이 개봉했던 1994년은 [펄프 픽션]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포레스트 검프]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해였다. 영화는 2,500만 달러를 들여 2,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친 것도 모자라, 아카데미에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던 [포레스트 검프]에게 4개의 트로피를 건네주면서 쓸쓸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 2차 시장으로 건너가면서 소위 '대박'을 치는데 성공,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케이블 채널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는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2017년 기준 8,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2차 시장에서 벌어들였다고 한다.
블레이드 러너 (1982)
SF 영화의 교과서라 불리는 [블레이드 러너]도 개봉 당시 고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평단과 북미 관객의 반응도 좋지 못했고, 이미 [스타 트렉 2: 칸의 분노]와 [괴물], 그리고 [E.T]가 SF 팬들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제작비 2,800만 달러도 북미에서 회수하지 못한 채 박스오피스에서 퇴장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리들리 스콧의 감독판이 출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후 98년과 2007년 DVD와 블루레이까지 출시되면서 명실상부 최고의 SF 영화로 평가받게 된다. 참고로 1993년 美의회도서관 영구보관 영화로 선정되면서 문화, 역사, 미학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분닥 세인트 (1999)
[분닥 세인트]는 B급 액션 영화 팬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그러나 개봉 당시에는 영화의 주제와 엔딩, 그리고 지나친 폭력성 등을 두고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렸고, 결과적으로 600만 달러로 고작 3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2차 시장에 뛰어든 뒤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고, 2009년 기준으로 5,000만 달러를 비디오와 DVD 대여/판매 수익으로 올렸다고. 여기에 힘입어 같은 해 전작의 주연들이 복귀한 속편 [분닥 세인트 2: 올 세인트 데이]까지 제작되기까지 했다.
저지 드레드 (2012)
스콧 필그림 (2010)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동명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6,000만 달러로 전 세계 극장가에서 4,700만 달러뿐이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국내에서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타 지역의 흥행 실패로 끝내 무산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멘터리와 삭제 영상, 극장판과 다른 결말 등이 포함된 DVD와 블루레이가 출시되면서 원작 팬을 비롯한 마니아층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 2018년 기준 총 3,000만 달러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네 명(크리스 에반스, 브랜든 루스, 브리 라슨,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이 최근까지 슈퍼 히어로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거나 출연을 앞두고 있다.
도니 다코 (2001)
풋풋했던 제이크 질렌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SF 미스터리 판타지. 원체 기괴하고 어두운 작품이었기에 대중의 관심이 적었던 저예산 영화(600만 달러)인 점도 흥행 실패에 한 몫했지만, '비행기 사고'가 사건의 중심이었던 영화를 불과 한 달 전 일어난 9/11 테러로 고통받던 미국인들이 결코 좋게 볼리가 없었다. 영화는 결국 57만 달러(재개봉 포함 140만)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채 극장 상영을 마쳤는데, 이듬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진정된 시기에 DVD가 발매되면서 제이크 질렌할의 빼어난 연기력이나, 젊은 시절 겪는 우울증을 훌륭하게 그렸다는 이유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2차 시장에서 1,000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고 한다.
웻 핫 아메리카 썸머 (2001)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북미 극장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쓸쓸하게 물러난 청춘 코미디.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할리우드 스타인 폴 러드, 브래들리 쿠퍼, 엘리자베스 뱅크스 등이 출연했다. 개봉 당시에는 180만 달러 제작비로 고작 29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지만, 이후 출연진이 유명세를 타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DVD, 블루레이 수익으로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2015년 넷플릭스에서 10년 뒤를 다룬 미니 시리즈 [웻 핫 아메리칸 썸머: 10년 후]가 제작되었고, 본편 출연진이 다시 복귀해 눈길을 끌었다.
위대한 레보스키 (1998)
미국 최고의 코미디이자 컬트 영화로 꼽히는 코엔 형제의 [위대한 레보스키]는 조금 독특한 경우다. 우선 성적으로 보면 북미에서 제작비를 가까스로 넘긴데 반해, 전 세계 극장가에서 보면 제작비 2배 이상을 벌어들였기에 본전 이상은 한 작품이다. 개봉 후 몇 년이 지나 발매된 DVD 수익도 쏠쏠하게 챙겼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작품이 단순히 컬트적인 인기를 끈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2년부터 [위대한 레보스키] 팬들은 시애틀의 한 도시에 모여 극중 등장인물들의 의상을 입고, 영화에 주로 나오는 화이트 러시안을 마시며 영화를 함께 즐기는 '레보스키 축제'를 개최했고, 곧 인근 도시들에도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이디오크러시 (2006)
B급 SF 코미디를 가장한 사회풍자극.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인류의 지능이 극도로 낮아진 미래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당시 평단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의 풍자가 워낙 직설적인데다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해 2-4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제작비로 45만 달러 수익을 올려 북미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2007년 출시된 DVD와 비디오 대여 수익은 당해에만 900만 달러, 즉 극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20배를 벌어들이면서 엄청난 대박을 쳤다고. 물론 지금도 인터넷을 살펴보면, 이 영화가 재평가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럿 있을 정도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중이다.
파이트 클럽 (1999)
시대의 클래식이자 데이빗 핀처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파이트 클럽]은 개봉 당시 이십세기폭스사의 잘못된 마케팅과 "겉멋만 들고 주제는 없는 영화" 등 평단의 혹평으로 북미 극장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작비 6,300만 달러가 들어간 영화의 북미 수익 3,700만 달러,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이로 인해 이십세기폭스 스튜디오 대표 빌 메카닉이 사임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파이트 클럽]은 DVD의 황금기라 불렸던 시기에 개봉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총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2차 시장에서 거둬들이는데 성공, '컬트 명작'이라 불리는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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