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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SF는 기본, 로맨스는 덤,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

조회수 2020. 2. 24.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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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넷플릭스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구현하는 컴퓨터 시스템, 인공지능. 가까이로는 시리, 빅스비, 알렉사 등 스마트폰의 가상 비서 소프트웨어부터 시작해서 바둑기사 이세돌과 대국을 벌였던 알파고까지 이젠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는 영화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아이언맨]의 유능한 비서 ‘자비스’부터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려낸 [터미네이터] 시리즈, 드라마틱한 [A.I.]와 [그녀] 등등 장르도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국내 드라마 [나홀로 그대]를 소개한다.


고성희, 윤현민이 주연을 맡은 로맨스 드라마 [나 홀로 그대]는 인공지능 ‘홀로’가 서사의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이 담긴 안경을 노리는 괴한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지나가던 한소연을 선택하고 함께 지내면서 그의 행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후 홀로를 만든 고난도가 안경을 회수하기 위해 소연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출처: 넷플릭스

고성희가 연기한 한소연은 업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려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오해를 산다. 어렸을 적 생긴 안면 인식 장애 때문인데, 홀로가 담긴 안경을 쓰게 되면서 홀로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움직이는 홀로에게 점점 마음을 열면서 친구처럼 지내기로 하는데, 마치 사람 같이 느껴지는 홀로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이상적인 겉모습으로 언제나 곁에 있으면서 헌신하는 존재가 있다면 쉽게 사랑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한 과정에서 겪는 감정적 혼란을 잘 묘사한다.

출처: 넷플릭스

홀로는 고난도가 자신의 외형을 본떠 만든 인공지능이다. 프로그래밍된 정보를 토대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서 점점 발전해가는데, 한소연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배우면서 고난도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한소연과 고난도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홀로를 만든 고난도는 홀로와 성격이 정반대이기에 그 모습이 더 대조된다. 사랑을 믿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행동하는 그는 어렸을 때 겪은 일 때문에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은 채 유령처럼 지낸다. 그런 그가 홀로를 통해 한소연과 엮이게 되면서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윤현민이 1인 2역을 맡아 정반대의 성격을 세밀하고 두드러지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출처: 넷플릭스

드라마에 로맨스는 그저 덤일 뿐이다. 물론 끊임없이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되긴 한다. 한소연은 다정하고 헌신적인 홀로에게 사랑을 느끼고, 긴박한 순간에는 몸이 없는 홀로 대신 고난도가 온몸으로 한소연을 구출한다. 그런데도 로맨스가 부차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고난도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똑같은 얼굴을 하고서 연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홀로가 있는데, 숨겨진 사연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옆에서 시종일관 까칠하게 굴고 소리치는 모습만 등장하니 주인공 간의 케미스트리를 느끼기가 어렵다. 중후반부에 가서야 한소연과 고난도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개연성을 부여하나 여전히 감정선에 이입하기엔 모자라다.


로맨스는 아쉽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사는 꽤 흥미진진하다. 사랑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점차 사랑을 느끼고, 사용자의 행복을 위해 명령이 내려지기도 전에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점이 생생하게 다가온다(실현 가능성이나 그 위험성은 차치하고서 말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목소리 톤이나 표정에서 인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윤현민의 인간 시리급 연기도 놀랍다. 계략에 빠져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홀로가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홀로 안경을 통해 보이는 모든 정보가 통제되는 것을 보면서 위험성을 다시 한번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한소연과 고난도를 위해 헌신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배우들의 연기와 퀄리티 있는 그래픽 영상의 구현으로 완성된 [나홀로 그대]는 로맨스의 탈을 쓰고 한국 배경의 근미래적 SF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아쉬운 부분들도 있지만, SF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며 즐겁게 볼 수 있었던 드라마다. 앞으로도 SF를 소재로 한 국내 작품들이 더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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