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챌린저호 폭발'은 없다..스페이스X 유인캡슐 이탈 실험 성공

조회수 2020. 2. 18.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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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1월 28일. 위성 궤도 진입과 핼리 혜성 관측, 각종 우주 실험 미션을 받은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됐다. 발사 직후 고체 로켓 부스터 부품에 이상이 발생했다. 부품 틈새로 고온 고압의 연료가 새어 나왔다. 곧 연료에 불이 붙었다. 챌린저 호는 발사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탑승했던 대원 7명은 모두 사망했다. 거기에는 군인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자와 교사까지 있었다. 34년 전, 세계를 울린 안타까운 사고다.

챌린저호 폭발 장면

하지만 이제는 우주선 폭발로 인한 사고 속에서도 사람의 목숨은 구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의 실험이 성공한 덕분이다. 사람이 타고 있는 우주선 캡슐이 폭발 현장을 이탈하는 실험이다. 대처하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유인 캡슐은 신속하게 이탈해 인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승무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이 실험은 미 우주항공국(NASA)이 민간 우주 비행을 승인하기 위해 스페이스X 등에 요청한 '전제 조건'이다. 챌린저호처럼 우주선 로켓이 폭발하더라도 사람의 생명만은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8개의 슈퍼 드라코 엔진을 탑재한 스페이스 X 우주 캡슐 '크루 드래곤'

스페이스 X는 크루 드래곤에 8개의 슈퍼 드라코(Super Dracos) 엔진을 탑재했다. 만약 우주선 로켓에 이상이 발생하면 엔진이 가동돼 현장을 긴급 이탈한다. 폭발 현장에서 벗어난 크루 드래곤이 안전 영역에 도달하면 4개의 낙하산이 펼쳐진다. 구조선이 바다에 떨어진 크루 드래곤 캡슐 내부 승무원을 구조하는 방식이다.

스페이스 X는 팔콘 9 로켓과 새로운 크루 드래곤을 쏘아 올렸다. 실험에 사용된 팔콘 9 로켓은 이미 우주를 3번이나 다녀온 중고 로켓이다. 발사 직후 팔콘 로켓과 크루 드래곤은 지속적인 압력을 받았다. 발사 후 84초께 인위적으로 팔콘 로켓을 고장 냈다. 그 즉시 크루 드래곤의 슈퍼 드라코 엔진이 가동돼 현장을 이탈했다. 곧 팔콘 로켓이 폭발했지만 이미 크루 드래곤은 현장에서 1.6km 떨어져 있었다. 크루 드래곤 속도는 초음속이었고 고도 39.9km까지 도달했다.

실험에 사용된 팔콘 9 로켓이 폭발하는 장면

만약 우주선 캡슐이 폭발 현장에서 멀리 이탈하지 못하더라도 승무원 안전을 확보하도록 조치했다. 일론 머스크는 "크루 드래곤은 아주 튼튼한 하부 방열판을 탑재했기 때문에 (폭발로 인한) 불덩이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면서 "(크루 드래곤의 이탈은) 말 그대로 불덩어리에서 날아오는 스타워즈 장면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최초의 실험에는 인간은 탑승하지 않았다. 대신 '스마트 더미' 2대를 배치했다. 폭발에서 크루 드래곤에 탑승한 승무원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스페이스 X는 폭발에서 벗어난 캡슐과 더미 모두를 회수하는데도 성공했다.

스페이스 X는 실제 사람이 탑승할 상황도 테스트할 계획이다. NASA 소속 우주인 밥 벤켄과 더그 헐리가 탑승 대기 중이다. 정확한 실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탑승할 크루 드래곤은 2월 말까지 준비될 예정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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