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데이터 훔친다".. 미, 해저케이블서도 봉쇄 작전

조회수 2020. 9. 21.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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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무역 전쟁 불똥이 해저케이블로도 튀었다.


BBC 등 외신은 미국 정보기관이 중국이 미국의 데이터를 훔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태평양광케이블네트워크(PLCN: Pacific Light Cable Network)' 계획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통신 당국에 제출된 새로운 수정안에는 필리핀, 대만을 연결하는 것만 언급됐다. 애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홍콩을 연결하려던 계획에서 홍콩이 제외된 것이다. 이미 1만 2800km 길이의 케이블이 깔려있지만, 실제 운영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허가가 필요하다.

사진 출처: PLDC

태평양광케이블네트워크는 2016년 처음 발표한 해저 광케이블 사업으로 당시 미국과 홍콩을 직접 연결하는 최초의 해저 케이블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해저케이블은 초당 120테라바이트(TB)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데, 이는 홍콩과 LA에서 고화질(HD) 화상회의 8000만건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이다.


미국 테크기업들은 '태평양광데이터통신(PLDC: Pacific Light Data Communication)'을 통해 이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 중간에 PLDC에 참여하는 주요 기업의 소유권이 제3자로 넘어가고, 이 회사가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닥터펑그룹 소유인 것이 알려지면서 안보에 우려가 제기됐다.


닥터펑그룹은 민영기업이지만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와 협력하며 중국 정부 프로젝트에 긴밀히 참여하고 있다. 해당 기업의 홍콩 랜딩 스테이션은 해저 케이블을 국내 유선망과 연결하는 주요 시스템이다. 미국 법무부 등은 지난 6월 '중국 정보 및 보안 서비스와의 관계'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결국 애초에 제안된 계획이 철회됐고, 미국-대만, 미국-필리핀을 연결하는 시스템 일부에 대한 수정된 신청서가 제출됐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공식 채널을 통해 랜딩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함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 정부 차원에선 제기할 수 있는 우려이면서도 미국 테크기업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서리대학교의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앨런 우드워드 교수는 "홍콩을 케이블 네트워크에 포함시킨 것은 홍콩을 아시아 허브로 해서 미국 테크기업들이 더 많은 아시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그런데 홍콩을 제외함으로써 오히려 해당 지역에서 (중국 기업에 비해) 자국 내 기업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80개의 해저 케이블이 대륙 간 음성 및 데이터 트래픽의 99.5%를 전달하고 있다. 해외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나 해외로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해저에서 광섬유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해저 케이블은 위성 인터넷 통신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데이터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번 조치로 구글과 페이스북조차 '홍콩이 포함된' 케이블을 만들지 못한다면, 앞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새로운 케이블 시스템을 추진하려는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데이터가 중국 국영 통신회사인 차이나모바일이 제어하는 NCP 케이블을 통해 계속 흐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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