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전통주 하이볼 3종

조회수 2021. 4. 12. 11: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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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에디트 객원필자 김은아다.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술에도 제철이 있다. 겨울의 주인공이 얼어있는 장기까지 노곤노곤 녹여주는 40% 안팎의 고도주라면, 봄과 여름의 주인공은 ‘꿀떡꿀떡’ 넘어가는 술이다. 호로록 넘기는 사이 몸을 감싼 습하고 더운 공기까지 단숨에 얼려줄 것만 같은 차가운 술.


유독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올해, 깊숙이 넣어두었던 반팔을 꺼내듯 술장도 따뜻한 날을 맞을 준비를 할 때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살얼음 어린 라거를 마시면 한여름에는 어떻게 버틴담. 이 고민의 정답은 바로 하이볼. 고도주와 ‘꿀떡꿀떡’의 조합이 만들어낸, 동복과 하복 사이의 춘추복 같은 술이랄까.


흔히 하이볼 하면 산토리 위스키나 짐빔, 제임슨 위스키 정도를 떠올리지만 하이볼의 세계는 생각보다 넓다. 특히 전통주 중에는 하이볼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술이 많다.


정원 하이볼

봄베이 사파이어로 만든 진토닉이야말로 가장 대중적인 칵테일 중 하나 아닐까? 알코올 향을 싫어하는 친구와 바에 가도 무난하게 추천해 줄만 한 술이다. 특유의 화~한 약초 향이 은은하게 배여 청량함을 뿜뿜하니까. 이 봄베이 사파이어 진토닉을 좋아한다면 이번 봄에는 정원으로 만든 하이볼에 도전해 볼 만하다.


정원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술이다. 이 술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진(jin)인데, 정원을 만든 쓰리소사이어티스는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이기 때문. 이곳에서는 작년부터 위스키를 증류하고 있지만, 오랜 숙성기간이 필요한 위스키의 특성상 2023년 첫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서 정원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술이 되었다. 진에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는 몰트 스피릿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첫 한국산 싱글몰트 위스키가 궁금하다면 정원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정원은 ‘한국에서 탄생한 진’이라는 정체성을 향에서부터 드러낸다. 잔에 따르면 왠지 낯설지 않은 향이 코에 닿는다. 재료를 들여다보면 의문이 풀린다. 일반적으로 진을 만들 때 쓰는 재료들-주니퍼베리, 고수 씨앗, 계피, 카다멈, 시트러스 필과 함께 한국의 네 가지 식물을 첨가한 덕분이다. 바로 초피나무 열매, 애기 삼, 깻잎, 솔잎. 알고 보니 술 이름도 한국의 정원(garden)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마셔보면 독특한 풍미가 좀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한약방의 감초 서랍을 막 연 것 같기도 하고, ‘솔의 눈’을 술로 해석한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화~한 맛은 하이볼로 즐길 때 극대화된다.

긴 컵에 얼음을 와르르 쏟은 다음 샷을 넣고 탄산수나 단맛이 덜한 토닉워터, 그리고 레몬즙을 넣으면 정원 하이볼 완성. 시트러스 향과 만난 진은 여름날 아침 살짝 젖어 싱싱한 향을 풍기는 풀밭 같기도 하다. 한국적인 허브향 덕분에 절에서 여름 음료로 내와도 어색하지 않을 것만 같다.


  • 정원 진 700mL
  • 가격 6만 5,000원
  • 판매처 포켓CU 와인샵 또는 와인앤모어 등

문배주 하이볼

바다 건너온 술을 아무리 마셔봤자 초록병이 최고더라, 하는 술상 앞의 애국보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하이볼이다. 소주는 자신 없지만 토닉워터와 레몬만 있으면 용기가 솟아나는 자칭 ‘알쓰’들에게도. 화요토닉, 진로토닉과 흡사한 맛을 자랑하기 때문.


아마 문배주 입장에서는 앞에서 초록병 소주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섭섭할 일일지도 모른다. 문배주는 태조 왕건 때부터 전해 내려온, 무려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근본 있는(?) 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통성 덕분에 전통주로는 처음으로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서 두 번이나 정상회담 만찬주로 테이블에 오르기도 했다. 마신 적이 없는데 왠지 술이 눈에 익는다면 아마 이런 이유일 것. 여담이지만 나라와 주종을 막론하고 정상회담 만찬주, 취임 만찬주처럼 ‘대통령 픽’이라고 알려진 술은 정말 맛있다… 안심하고 선택하시길…

문배주는 배경을 차치하고서도 맛 자체로도 뛰어난 술이다. 은은하게 풍기는 배꽃향에 단정한 목 넘김, 잔잔한 여운까지, ‘약주’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할까. 하지만 25%, 40%로 도수가 다소 높은 편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기기에는 하이볼이 어울린다.


문배주 하이볼은 술과 토닉워터를 1:2 또는 1:2.5 정도의 낮은 비율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얼음과 물과 만나 풍부해지는 술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하이볼 역시 깔끔하고 단정한 맛을 자랑하지만 화요토닉, 진로토닉처럼 여러 안주에 매치하기에도 좋다. 특히 깔끔한 회, 매콤한 양념 요리 등 두루두루 한식과 잘 어울리는 술이다.


  • 문배주
  • 가격 1만 4,000원(25도 500mL), 2만 4,000원(40도 500mL)
  • 판매처 온라인 스토어

오매락 하이볼

산토리 하이볼을 좋아하는 하이볼 클래식파도 마음에 쏙 들어 할 것 같은 전통주 하이볼. 벌써 색감에서부터 느낌이 오지 않는지! 산토리 위스키가 슬쩍 단 향이 느껴진다면, 오매락은 꿀이 가득한 풍부한 과실 향이 가득하다. 이 술은 배와 구운 매실로 만든 증류주이기 때문.

그렇지만 맛은 은은한 향과는 다르게 드라이한 편이다. 적당히 단맛이 포함된 토닉워터 또는 사이다와 블렌딩하면 달콤한 매실과 배의 풍미가 입안에서 살아난다. 덕분에 별다른 안주 없이 한 잔만으로도 부족한 것이 없게 느껴진다. 한 병에 1만 원 안팎이라는 가격도 매력적이다. 전통주는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어 두 손 무겁게 들고 올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더더욱 매력적이다.


  • 배상면주가 오매락
  • 가격 3만 6,000원(25도 375mL, 3병입)
  • 판매처 온라인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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