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짜리 남편, 70점짜리 아빠입니다.
조회수 2020. 2. 14. 09:00 수정
더뉴그레이가 만난 스물 세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김해권 (57, 인쇄물 디자인)
불편한 분위기를 못 견뎌했다. 그는 수시로 농담을 던졌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바버샵에서 스타일링을 할 때도, 촬영이 끝나고 인터뷰를 할 때까지. 그는 계속 농담을 던졌다.
“남편으로는 오십쩜, 아버지로는 칠십쩜은 안 되겠나?”
부족하지, 늘 부족하지.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지. 유머 마이 던지고, 웃길라고 헛소리도 조금 하고, 한 번씩 서프라이즈도 하고, 꽃 중에 최고 예쁘다고 해주고, 감도 따주고.
애들한테 잔소리도 내는 안 해. 즈그들 알아서 잘해나가니까. 고맙지.
“하고 싶다고 표현도 만하지”
이게 늘~ 한 번씩은 내도 내에 대해, 내를 위해 변신을 해보는 게 필요하다 생각하지. 근데 와이프한테 표도 못 내요. 다른 남편들 보면 이상하게 비칠 때가 있더라고. 그래서 딸한테 정말 윽수로 고마워. 오십칠 평생 명동 첨와본다 카이.
'근데 여 사람들은 다 일 안 하고 뭐하니?'
첫 만남부터 헤어질 때까지 그의 유머에 우리는 까르륵하기 바빴다. 가족을 위해 살았으니, 이제는 본인을 위해 살겠다고 했다. 악기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하고 싶은 공부도 생겼다고 했다.
#아빠에게
청춘을 저희와 맞바꾼 아빠. 바쁘셨고, 바쁘시고, 바쁘실 거지만 조금씩 천천히 가요~ 오빠도 저도 앞가림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엄마랑 지금처럼 오순도순 살구요. 고집은 내려놓으시고, 엄마 말도 잘 들어주시고요. 앞으로도 더 잘할게요. 아빠 사랑합니다.
#남자는죽을떄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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