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나이가 일흔둘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조회수 2020. 4. 2.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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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서른 여덟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박성국(72, 건축자재업)

자신의 가정을 가지기 전까지는 누나와 동생들을 위해 살았고, 자신의 가정이 생기고 난 후에는 가정을 위해 살았다. 말 그대로 온전한 사랑과 헌신.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아침 6시면 눈을 떠 가게에 나간다. 혼자 있을 때면 나이를 실감하면서도, 일할 때만큼은 아직도 젊다고 느낀다고 했다. 힘이 닿는 데까지는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다고. 

- 요즘 애들이 신는 컨버스를 신더라고요, 너무 멋있으세요. 어렸을 때 얘기 좀 해주세요.  

 

누나 한 명 있고, 남동생이랑 여동생이 있어요. 남동생은 대학에서 교수를 하는데, 대학원장까지 했어요. 여동생은 영어 교사.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부모와의 트러블이 잦았어요. 살아가는 데 고통을 많이 받았죠. 새엄마들이 집으로 들락거리고. 동생들 도시락 싸서 날랐어요. 나보다 동생들이 먼저였어요. 공부시키고, 학교 보내고. 그래서 늙어서 이렇게 멋을 부리려고 하네요.  

 

- 장사를 아주 오래 하셨어요, 지금도 하고 계시죠?  

 

+ 군대 다녀오고, 삼촌이 운영하던 가게를 이어받았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한자리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저 가게 문 여는 것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힘이 닿는 데 까지는 계속하고 싶어요. 자식에게 손 벌리고 싶진 않거든요. 그리고 일할 때면 나이를 잊어요. 내가 지금 일흔둘인데, 일할 땐 아직도 육십 대 같아. 아직 나 젊어.  

어려서도, 자라서도 그의 삶은 가족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백 점짜리 남편과 아버지가 아니라서 더 희생해야 한다고 했다. 딴 건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딸 모두 건강하게, 화목하기 만을 바란다고.  

#OFFTHERECORD

 

아내 : 신랑이~ 어젯밤부터 뭘 입냐, 무슨 잠바를 입을까, 옷장을 한참을 디비더라고, 오늘 멋 부린 거야.

딸 : 아빠 저런 신발은 언제 산거야. 누가 사준 거야. 엄마야? 깜짝 놀랐잖아.

#아빠에게  

 

오늘도 여전히 첫차를 타고 일터로 나가셨을 아버지.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사셨으니 자신을 위하는 게 어떤 건지도 모르시는구나 생각했어요. 한껏 멋을 내고 포즈를 취하며 행복해하시는 걸 보고 알았어요. 아버지도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살고 계시는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이제는 아들, 딸이 함께 할게요. 오래오래 함께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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