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금융위기 이후 최저..그런데 오르는 2가지 이유
아파트 가격 상승의 미스테리
최근 아파트 시장이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가격은 계속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줄어들면 가격도 내려가는 게 일반적인데, 반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봤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 거래 가능성
우선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6880건으로, 한 달 사이 절반 넘게 급감했다. 7월(1만6002건)과 비교해 57% 감소한 것이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입자의 권리가 대폭 강화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샀다가 추후 세입자가 못나가겠다고 하면, 자칫 내 집에 내가 못들어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를 우려해 8월 들어 이른바 ‘전세 낀 매물’의 거래가 급감하면서 전체 아파트 매매도 크게 줄었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신고건수는 70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월말 추석이 끼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1000건을 밑돌 수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1163건)의 역대 최저 기록을 깰 수 있는 수준이다. 아파트 수요가 그만큼 얼어 붙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파트 수요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면 집값이 안정화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별로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이제 서울 강북권에도 15억원을 넘는 20평대 아파트가 즐비하다. 15억원을 넘으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강북 20평대 아파트를 사기 위해 내 돈 15억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이다.
집값 견조한 두 가지 이유
거래가 급감하는데 가격이 올라가는 기현상은 (1)전세대란과 (2)그치지 않는 30대의 매수 행렬, 2가지로 풀이된다. 정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입자의 권리가 대폭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은 전세 가격을 미리 크게 올려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수년 동안 집이 묶일 수 있는 것을 우려해 아예 가격을 크게 올려 세입자를 받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은 ‘전세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오르는 전셋값이 서울 집값을 견고하게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30대의 지속적인 시장 진입도 한몫 하고 있다. 8월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6.9%로 40%에 육박한다. 7월(33.4%) 30%를 넘어섰는데 8월 들어 40% 선까지 올라온 것이다. 기존 큰 손은 40대였다. 30대 비중은 기존 2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30대가 1위로 치고 올라오더니, 40대를 제치고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30대는 강남권보단 강서구(46.5%), 성북구(45.0%), 동작구(44.1%), 서대문구(43.3%), 동대문구(43.2%), 구로구(42.6%) 등에서 구매 비중이 높았다. 중하위 부동산 시장을 받쳐주면서 전체 가격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0대는 주로 실수요인데, 이들의 시장 수요가 계속되는 한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