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국산 '못난이 3형제', 그 틈을 비집는 중국 車 업체

조회수 2021. 4. 12. 0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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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맞은 못난이 3형제

2021년 들어 자동차 업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쌍용·한국GM 등 마이너 3사는 맥을 못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1위 민영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3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자동차 못난이 3형제의 심각한 부진

출처: 르노삼성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 라인에서 XM3를 만드는 모습.

자동차 생산·내수·수출 모두 상황이 좋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을 보면 지난해 2월 대비 자동차 생산은 37.9%, 내수는 24.2%, 수출은 35% 증가했다. 지난 1월에 이어 2월 생산·내수·수출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2개월 연속 생산·내수·수출 모두 증가한 건 2017년 8~9월 이후 처음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매가 회복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인기를 끈 것이 요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 3사는 '못난이 3형제'로 전락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1월 판매 1·2위는 현대차(4만7059대)와 기아(3만7045대)가 차지했고, 그 뒤를 벤츠(5918대)와 BMW(5717대)가 이었다. 쌍용차(5648대)·한국GM(5162대)·르노삼성(3534대)은 수입차 뒤로 밀려났다.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 3사는 최근 경영난 심화로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위태롭다는 사실에 소비자 불안까지 가중되면서 판매가 줄었다. 업계에선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르노삼성은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본사 프랑스 르노그룹이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 80억4600만유로(약 10조7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11년만에 적자 전환한 탓이다. 르노그룹은 2025년까지 1만50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출처: 쌍용자동차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

쌍용자동차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공장은 멈춘 상태다.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사장은 7일 사임을 표명했다.


두 회사보다 사정이 나은 한국GM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올 들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부평2공장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감산하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GM은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3000명을 감원했지만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국내 완성차 3사가 위기에 몰린 근본적인 이유는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3사의 본사에선 전기차 개발·생산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전기차 생산을 맡기지는 않고 있다. 수입을 통해서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시장을 이끌 먹거리 청사진에서 한국이 빠졌단 소리다.


◇한국 자동차 시장 넘보는 중국

출처: SK㈜
3월 18일 SK㈜와 지리자동차그룹이 '뉴모빌리티 펀드' 조성 온라인 기념식에서 SK㈜ 장동현(오른쪽) 사장과 지리자동차그룹 다니엘 리 CEO.
출처: 지리자동차
중국 지리오토 하오웨 SUV.

3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중국 지리차는 볼보 간판 뒤에 숨어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폴스타’라는 회사가 최근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중국 지리차의 브랜드다. 폴스타는 원래 볼보가 고성능차에 붙이던 이름이었다. 2017년 중국 지리차와 볼보가 합작해 전기차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지리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회사다. 2010년 볼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중국 지리차는 SK와도 손잡았다.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 SK㈜는 최근 지리차와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앞으로 치열해질 수소차·전기차 전쟁에서 아군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양사가 조성한 뉴모빌리티 펀드의 규모는 약 3억달러(약 3400억원). SK㈜와 지리자동차그룹이 핵심 출자자로 각각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출자했다. 두 회사는 뉴모빌리티 펀드를 통해 유망 기업들을 육성하고 글로벌 친환경, 디지털 모빌리티 사업의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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