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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면 더 재밌다, '마비노기' 신규 기능 '마기그래피' 체험기

조회수 2020. 8. 20.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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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

<마비노기>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콘텐츠를 꼽는다면,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분명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겠지만, 그중 절대 빠지지 않을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작곡'과 '악기연주'입니다. 유저가 직접 악보를 써 내려 가고, 그 악보를 게임 속에서 직접 연주할 수 있는 콘텐츠죠.


2004년, 대다수의 온라인 게임이 거대한 스케일과 유저 간 전쟁에 집중하고 있던 그 시기. <마비노기>가 게이머들 앞에 내놓은 것은 느긋하고 평화로운 판타지 라이프, 그리고 '작곡'이란 이름의 트렌드를 십여 년은 앞선 'UCC 제작 기능'이었습니다.


이 시도는 상당히 좋은 열매를 맺었죠. 게임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그래픽, 따뜻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비노기>란 게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기여를 했으니까요.​


그 후로도 <마비노기>는 다양한 방식의 UCC 제작 기능을 추가해왔습니다. 그림대화, 동물 캐릭터 AI 설정, 마비노벨, 인터렉션 메이커까지. <마비노기>가 현재까지 자유도 높은 게임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던 건 단순히 캐릭터 육성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이 아니었던 거죠. 유저 참여형 콘텐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주고 있었던 겁니다.


이번에 추가된 신규 재능 '마기그래피' 역시 이런 UCC 제작 기능의 계보를 잇는 콘텐츠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복잡하고 어려운 재능일 거란 인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진 마법진을 그려보는 능력이거든요.  

이 체험기는 테스트 서버에 공개된 내용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생각보다 쉬운, 기대보다 재밌는 

마기그래피를 위한 세세한 과정 소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번거로울 순 있어도 이해가 힘든 구조는 아니라서요. 여러 몬스터를 사냥하며 드롭 되는 가죽을 모으고, 던전을 탐험하며 각종 허브를 캐온 뒤 양피지와 깃털 펜을 만들어 제작하는 게 전부입니다. 가장 재밌는 건 마법진을 직접 디자인해보는 부분이죠.


마법진을 그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고, 오히려 쉽다면 쉬운 방식입니다. 준비된 도형을 원형 캔버스에 자유롭게 배치하고 편집하는 게 전부죠. 배치된 도형은 일종의 '획'처럼 구분되어 마법진 사용 시 순차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등장 순서는 우측 리스트에서 바꿀 수 있으며, 순서를 바꾸거나 링크를 거는 등의 편집도 가능합니다. 조별 과제... 아니, 파워포인트 사용에 능숙한 분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난도입니다.


미적 감각이나 디자인 센스에 자신이 없는 분들도 문제없습니다. 캔버스에 표시된 안내선을 따라 마음에 드는 도형을 서너 개 배치하고, 대칭 복사나 회전 복사를 몇 번 눌러주면 됩니다. 이 과정만으로도 꽤 그럴싸한 마법진이 만들어지거든요. 여기에 각종 특수 효과를 취향에 맞게 넣어주고 테두리에 원만 두르면 끝입니다. 

조별과제로 단련된 실력이면 꽤 그럴싸한 마법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땀 한 땀 수고를 들여 디자인과 연출을 할 수도 있고,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효과 범위를 표시할 원 하나만 덩그러니 놓는 것도 가능합니다. 정 귀찮으면 프리셋 디자인을 사용해도 되구요. 이렇게 만들어진 도안에서 마력을 추출해 형상화하면 드디어 하나의 ‘마기그래프’가 완성됩니다.


마기그래프의 효과 역시 마법진 디자인 과정만큼 흥미로웠습니다. 전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버프들은 물론, 참으로 ‘<마비노기>스러운’ 효과들도 많았거든요. 마법진에 오래 머물수록 근육이 증가하는 효과, 살이 빠지는 효과, 심지어 중2병 느낌의 사념파가 출력되는 효과까지.


개인적으론 사념파 효과가 옛날 ‘다크나이트의 갑옷 조각’을 모을 때를 연상시켜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출력된 사념파를 자신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더군요.

파티원에게도 중2의 속삭임을 들려주고 싶었는데...


만들어진 도안과 마기그래프는 거래도 가능합니다. 미리보기 기능을 사용하면 실제 마법진 이펙트가 나타나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죠. 디자인 센스에 자신 없더라도, 파워 포인트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다른 유저에게 멋진 마법진을 구해 사용해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만약 디자인에 자신 있으신 분들이라면, 공들여 만든 도안을 개인 상점에서 판매하거나 마법진 커미션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일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마기그래프 효과는 무작위로 부여되기에, 원하는 마법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도안을 사용해야 하거든요. 

완성된 도안이나 마기그래프는 다른 유저에게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 제 2의 악기연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사실 마기그래피를 체험하며 가장 인상깊게 본 건 마법진 디자인의 간편함이나 전투 성능적 측면은 아니었습니다. 직계 선배라 할 수 있는 악기연주 스킬과의 유사성이었죠.


작곡과 악기연주 스킬은 등장 이후 꽤 오랜 시간 유희적 용도로만 사용되어 왔습니다. 유저가 직접 제작한 악보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외엔 아무 특징이 없었거든요.


그러나 '음악이 전투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란 요망을 따라 다양한 버프 효과가 추가됐고, 전투적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도록 유희적 기능 역시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놀이적 기능만 가졌던 스킬이, 어느새 다양한 면모를 가지게 됐던거죠.


직접 체험해본 마기그래피 재능도 이 같은 가능성이 보이는 스킬이었습니다. 캠프파이어에서 나무열매를 나눠 먹듯, 마법진에 옹기종기 모여 단체 다이어트를 하거나, 각종 이펙트를 활용해 자신만의 연주 무대를 연출하는 등의 모습이 떠올랐죠. 전투와 유희를 아우르는, 개개인이 판단하는 가치에 따라 다양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스킬이라고요.


물론 기대는 기대일 뿐이기에, 실제 유저들이 이 기능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마기그래피’ 재능은 생각보단 쉽고, 기대보단 재밌는 콘텐츠란 점입니다. 자신이 디자인한 마법진에 대한 로망을 품어 보셨던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한 번쯤, 자신만의 마법진을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마법진+프리스타일 잼 집중 연출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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