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외국인이 들으면 깜놀할 한국 여행지 4

조회수 2020. 1. 30. 17:0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그런 곳이 있다. 외국인 친구들이 왔을 때, 무언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기 참 거시기(?)한 한국 여행지명. 미리 연습해 두시라. 언젠간 독자들이 설명할 날이 올 지 모르니.

러시아인들이 깜놀할 '소치'

있다. 러시아의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소치와 동명도시 소치. 그것도 한국에 있다. 러시아인들에겐 굳이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곳, 강원도 인제군의 소치다. 당연히 에피스드도 있다. 예전 동계올림픽이 소치로 결정된 직후. 잠깐 한눈판 틈에 소치마을 홈페이지(www.sochiri.com) 도메인이 감쪽같이 해외로 넘어가 버렸던 것. 결국 우여곡절 끝에 도메인을 되찾았고 지금도 쓰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그때 처음 러시아 소치의 존재를 알았다고 귀띔한다.

강원도 인제 망태산 허리춤의 고개를 넘자 움푹 파인 지형이 눈에 박힌다. 한눈에 봐도 솥단지 모양. 절로 '솥이다(소치다)'는 말이 나오는 곳이다. 정확하게는 소치마을. 한눈에 봐도 한갓지다. 마을 터라 해봐야 9만여 평.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갑둔리(소치리의 한자 이름) 계곡을 따라 35가구 70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곳이다.

소치마을 전경

이곳엔 없는 게 있다. 도둑. 마을 어귀에도 하얀 푯말이 서 있다. '2009년 강원도 선정 범죄 없는 마을.' 교통 사고도 없다. 차가 없어서다. 소치마을엔 버스가 하루 딱 두 번만 지난다. 아침 7시, 저녁 7시 한 번씩이다. 담배가게도, 구멍가게도 없다. 생필품, 장돌뱅이 트럭이 온다. 생선부터 과일까지 생필품을 싣고 지나는 장돌뱅이들이 일주일에 두세 번 지나는 게 전부.


케이블방송의 '삼촌 로망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은 뒤 부터는 체험마을로 먹고 산다. www.sochiri.com (내비게이션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남면 부평정자로 744)

PORNO?! NO!!..야동마을

흐음.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마을 이름이 야동이다. 그냥 의성어의 뜻을 존중해 'PORNO'라는 표현을 써 주기도 마땅치 않다. 왜냐. 이 마을, 원래 대장간 촌이어서 대장간 '야(冶)'에 고을 '동(洞)'을 써 공식 지명이 야동이니까. 충북 충주시의 야동마을. 마을 상가부터 초등학교까지 이 지명을 썼는데, 최근에는 초등학교 앞에 '야동'이라는 어감이 좀 야해(?) 최근 교명까지 바꿨다고 한다. 사실 교명 바꾸기나 마을이름 바꾸기, 쉽지 않다. 동네 주민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고 시군 의회가 조례를 개정해줘야 새 이름을 가질 수 있다. 아직까지 야동이라는 마을 이름은 그대로 쓰고 있는데, 언제 바뀔 지 모를 일이다.

충주시에는 실제 마을이름이 바뀐 곳도 있다. '넘버투'라는 '콩글리시'로 부를 수 있는 이류면이다. 충주시는 2012년 이류(利柳)면의 명칭이 대소원(大召院)면으로 바꾼다. '두 번째(이류·二流)'라는 좋지 않은 어감 때문에 변경이 이뤄진 사례다.

도대체 '거기'는 어디야?

선비의 고장이라 불리는 함양. 거기라는 곳이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THERE, THERE'정도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곳. 아, 함양의 거기 마을이다. 해발 500m 산꼭대기에 둥지를 튼 앙증맞은 마을인데 놀랍게도 마을 이름이 여기, 저기도 아닌 '거기(居起)'다. 사실 함양 하면 '양반'이다. 선비문화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 화림동 계곡을 따라 뻗은 정자 탐방로다. 말이 쉬워 탐방로지, 이거 만만치 않다. 


소치마을의 노가지 고개처럼 이곳 고개가 과거 숱한 영남 유생을 울렸다는 남덕유산 육십령이다. 높이 1507m나 되는 산길을 60리나 걸어야 하니, 상상이나 가시는지. 화림동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지명의 마을을 만난다. 그게 거기다. 마을 모양새는 꼭 소치다. 산꼭대기에 넓은 분지가 펼쳐지고, 그 분지를 따라 마을이 펼쳐진다. 잊을 뻔 했다. 이곳의 길 이름. 한술 더 뜬다. 거기길. 거기 마을에 있는 거기 길이다.


마을에는 50여 가구 100여 명이 산다. 역사, 마을만큼이나 소담하다. 계곡의 맑은 생수가 흐르는 마을이라고 원래 '화계촌(花溪村)'이라 불렸는데 1914년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거기(居起)'가 됐단다. 이참에 경고한다. '거기'서 만나자는 말 함부로 하지 마시라. 함양을 뜻할 수도 있으니깐.

그밖의 살벌한 이름의 지역들

'HEAD' 정도로 밖에 표현이 안되는 곳, '대가리'도 있다. 큰 '대(大)'에 더할 '가(加)'를 써 융성하라는 야심찬 뜻을 표방했는데, 그만 행정단위가 '리(里)'인 바람에 대가리로 전락(?)한 거다. 대가리 주민들은 아픔도 있다. 마을 주민들은 한번씩 "(대머리인 사람과)인사를 하면서 나는 '대가리'사람이라고 했더니, (상대방 대머리 아저씨가)상대방이 자기를 놀리는 줄 알고 싸우기도 했다"는 놀라운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영어로 'I will Kill You'정도로 번역을 해 줘야 느낌이 살 것 같은 증평군의 '죽이리(죽2리)'는 최근 원평리로 동네이름을 바꾸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행하는 꾸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