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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3명이 말하는 증상과 치료 과정

조회수 2020. 4. 3. 11: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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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중국, 스페인에서 코로나19를 겪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STR / AFP
중국 의료진이 3월 6일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기저질환이 없다면 가벼운 증상을 앓다가 회복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지난 2월 후베이성 우한시의 코로나19 사례 4만4672건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81%(3만6160건)가 경미한 증상 또는 중증 증상을 앓았다. 14%가 심각한 증상, 5%가 위태로운 증상을 보였다.

하지만 젊고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VICE는 최근 통계와 기사로 인해 이런 환자들이 가려져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병원에서 회복 중인 환자 3명을 찾아 코로나19의 증상이 어떤지 물어봤다. 환자들은 각각 스페인과 중국, 태국에 살고 있다. 두 명은 남성이고 한 명은 여성이다. 나이는 22세에서 37세 사이의 20~30대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이렇게 국적과 나이, 성별, 사는 환경이 모두 다르지만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인내와 공포의 시간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또 모두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릴 거라고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제이, 36

태국 방콕에 사는 싱가포르 남성 제이는 얼마 전 잠에서 깨어났을 때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고 느꼈다.

"온몸이 구석구석 아팠어요. 혹시 몰라서 자가격리를 했어요."

제이는 그날 일요일이어서 아무 데도 가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체온계를 사려고 한 차례 밖에 나갔다. 그 외에는 계속 침대에서 쉬면서 몸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렸다. "보통 제가 아플 때는 좀 쉬고 나면 괜찮아요. 그래서 온종일 쉬면서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렸죠. 그런데 다음 날 아침까지도 몸이 별로 안 좋아서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제이는 바로 집 주변에 있는 사설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결국 거기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후 방콕에서 환자들을 격리해 코로나19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아마도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였던 것 같아요. 밤새도록 잠을 잘 자지 못했어요. 열이랑 몸살 기운 때문에요. 정신이 정말 하나도 없었어요."

인터뷰한 세 사람은 모두 열이 났고 몸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야치, 37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사는 현지 여성 야치도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야치도 잠을 자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침과 두통을 견디며 회사에서 일했다. 열이 나서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 계속 일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라고 여겼다. 근처 호텔에 체크인한 뒤 잠이 들었고 다음 날인 지난 1월 22일 일어나니 몸이 더 안 좋았다.

"나을 줄 알고 오전 9시까지 기다리다가 결국 남편에게 말했어요. 남편이 정말 무서워하더라고요. 직장 동료가 마침 문자를 보냈어요.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요. 소셜미디어를 보니 '힘내요. 우한시'라는 메시지가 가득했어요. 막막한 심정이었어요. 남편은 중의원에서 전통 약을 지어왔어요. 그걸 먹으니까 배가 갑자기 아프더라고요."

남편은 야치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봤다. 하지만 당시 우한시의 의료 시설은 마비 상태였다. 입원이나 검사해줄 여건이 안 된다고 들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확인할 수 없었고 집에 돌아가서 잘 넘기라고 들었다고 한다.

며칠 뒤 야치의 체온은 38.5도를 맴돌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구토하기 시작했다.

"어떤 것도 먹을 수가 없었어요. 약 먹은 걸 다 토해냈어요. 토에 피가 섞여서 나왔어요. 남편이 굉장히 당황해하더니 유명한 의사와 병원을 수소문해본다고 했어요." 야치는 휴대폰으로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통증을 잊으려고 했다. 하지만 좀 지나자 출연자를 알아보지 못했고 하는 말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고 한다.

"30일에는 온종일 고열에 시달렸어요. 광저우의 유명 병원에서 중의약을 지어먹었어요. 하지만 구토 증상이 있었고 혈액도 섞여 나왔어요.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죠." 의사인 야치의 친구가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 목시플록사신를 복용하도록 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처방은 실험적이었지만 다행히 야치에게는 효과가 잘 들었다.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 건 11일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어요."

닐, 22

세 환자 모두 증상이 달랐다. 하지만 증상이 10일에서 14일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병상에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는 22세 광고홍보학과 남학생 닐을 인터뷰했다. 닐은 이탈리아 밀라노로 여행을 다녀온 뒤로 몸이 불편했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환자와 접촉한 것 같기도 하고 더러운 손으로 눈이나 입을 만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어요. 솔직히 저도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확실히 잘 모르겠어요."

닐은 곧바로 병원을 찾았고 격리됐다. 다음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때부터 친구나 가족을 만날 수 없었다. 닐도 제이, 야치와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제 경우에는 초반에 일반적인 증상을 겪었어요. 열과 두통, 가래 같은 증상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통과 관절통, 메스꺼움, 구토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흥미로운 건 닐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주로 겪은 기침이나 호흡 곤란을 거의 겪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환자들은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 증상을 많이 경험한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절대적으로 같은 증상을 겪는 건 아니다. 모든 환자가 반드시 기침이나 구토를 하지는 않는다. 지켜본 결과 나이가 많지 않으면 2주가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통계와 달리 닐은 코로나19로 극심한 통증을 오래 앓았다고 털어놨다.

닐은 "우리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정부가 조치를 취하고 권고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훈

야치는 코로나19가 자신에게는 "전혀 독감처럼 가볍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핸드폰에 유언도 남겨뒀다"고 했다.

닐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염성이 큰 만큼 스스로 신경 써야 해요. 호흡 문제가 생기면 즉각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요. 마스크와 보안경을 쓰고 자가격리해야 해요. 우린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어요."

제이는 호흡이 아직 힘들지만 희망적이라고 털어놨다. "저는 영웅이 아니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전염되는 걸 막기 위해 제가 겪은 일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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