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진짜 생길지 모르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조회수 2021. 3. 30. 17: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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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쓰레기는 지구를 넘어 이제 우주에 쌓이고 있다.
출처: 사진: 넷플릭스, 픽사베이
영화 ‘승리호’(왼쪽)와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병든 지구를 떠나 우주에 사는 인류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태호(송중기)는 우주 쓰레기를 모아서 판 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영화의 제목이자 이들이 타는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이다.


이들이 모으는 우주 쓰레기는 과연 무엇일까. 


우주를 떠도는 모든 인공 물체를 말한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로켓 부스터(보조발사체)에서 나온 파편, 페인트 조각, 우주 비행사가 나사를 죄거나 풀다가 놓친 스패너다. 자연 발생한 운석 조각과는 구분된다.


우주 탐사선이나 인공위성도 쓰레기가 된다. 이들은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이 나면 보통 대기권으로 호출이 돼서 소각 처리가 된다. 하지만 방치된 위성이나 추적이 안 된 작은 파편은 우주에 남아 쓰레기가 된다.


우주 쓰레기가 우리에게 영향을 주긴 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큰 영향을 준다. 인공위성과 우주선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인공위성 궤도는 고도에 따라 나뉜다. 저궤도(250km~2000km) 중궤도(2000km~3만6000km) 정지궤도(3만6000km). 위성은 지표면에서부터 낮게 돌수록 지구와 거리가 가깝고 속도가 빠르다. 저궤도엔 위성과 쓰레기를 포함한 우주 잔해물의 약 70%가 모여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 “지구궤도상에 위성 파편 등 지름 1cm 이상의 우주 쓰레기 약 90만개가 시간당 4만km 속도로 공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 둘레가 약 4만km이므로 1시간 만에 지구 한 바퀴를 공전하는 셈이다.


우주 쓰레기의 역사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7년 구소련이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을 때부터다. 기술 발달로 우주 개척을 향한 인간의 꿈은 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만큼 우주 쓰레기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앞으로 쓰레기 문제는 더 불거질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교수는 VICE에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위성을 몇십 개씩 쏘아 올리는 등 세계 각국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일이 늘었다”며 “위험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도 연구원의 위성이 부딪칠 위험이 없는지 매일 관찰한다. 그는 “운영하는 위성이 우주 쓰레기와 며칠 내로 충돌할 것으로 보이면 위성을 다른 위치로 옮겨야 한다”며 “보통 이런 일은 1년에 2~3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우주 전문가들은 일찍이 우주 쓰레기가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도널드 케슬러 박사는 1978년 우주 쓰레기가 일정 수준 이상 늘면 쓰레기와 충돌해 부서진 위성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어 연쇄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케슬러 신드롬’이라고 불린다.


인류는 전보다 빈번히 우주에 진출하고자 한다. 우주에 접근하는 비용도 크게 줄었다. 소형 위성 제작 기술과 우주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민간 회사도 전보다 많이 늘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는 2000년 초반부터 민간우주회사를 설립해 우주 진출을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도 최근 2023년 달 여행에 함께 갈 지원자 8명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마에자와가 우주 여행 비용 전액 지불한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쓰레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우주 쓰레기 문제 역시 한 국가나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러 단체가 우주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유럽우주국(ESA)은 2025년까지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스위스 스타트업인 클리어스페이스와 계약했다. 이 회사는 청소 로봇을 개발해 위성 잔해를 지구 대기권에 가져와 처리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 아스트로스케일은 거대 자석의 자기장을 활용해 우주 쓰레기를 치운다. 러시아 기업 스타트로켓은 끈적한 거품을 거미줄처럼 내뿜어 우주 쓰레기를 달라붙게 하는 기술을 활용해 청소한다.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2년 뒤인 1959년에 유엔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UNCPUOS)가 설립됐다. 우주환경 보호를 위한 의제를 정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유엔 산하기관이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95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주를 모든 인류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국도 관련 기준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UNCPUOS 지침에 따라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권고안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권고안에는 국내 우주 개발 주체가 우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이 담겼다.


승리호는 앞으로 71년 후가 배경이다. 하지만 우주 청소부는 영화 속 배경보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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